해외유학생 21만명...2~3주가 ‘고비’
인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절실’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 재유입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국립인천공항 검역소에 마련된 격리시설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1일부터 ‘코로나19’ 인천 관련 확진자 7명이 모두 해외발 입국자이며, 인천은 공항?항만 등을 보유하고 있는 관문도시로 해외발 입국자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 '인천공항 출발 국제선' 승객 발열체크 장면

방역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유럽발 입국자에 대한 전수검사를 발표한 지난 22일 기준 유럽발 항공편 6편에서 1442명이 입국(23일 1203명)했고, 이 중 약 10분의 1인 152명(23일 101명)이 기침, 발열 등 유증상자로 분류돼 검역소에 마련된 격리시설에서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실시했다.

나머지 1290명은 공항 인근 무의도에 마련된 연수원 등 임시생활 시설로 이동해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유럽을 제외한 미주지역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지난 21일부터 미주지역 입국 확진자가 늘고 있어 이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24일 오전 6시 기준 미국 확진자는 4만2751명으로 하루 8000여명씩 증가하고 있다. 미국 내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며 유학생들과 교민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한국 귀국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도 유럽을 제외한 지역에 대한 입국자 전수조사를 검토하는 단계에 들어갔지만, 무턱대고 타 지역 입국자에 대한 전수검사를 실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북미발 입국자 규모가 유럽발 입국자 2배에 달하고, 현재 검역소 인력, 장비, 격리 시설 등은 유럽발 입국자를 감당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고등교육기관에 적을 둔 한국인 유학생은 21만3000여 명이다. 이중 유럽은 3만6000여명, 북미는 7만1000여명이다. 인천공항이 갖춘 검역소로는 이들을 감당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해외 유학생, 교민 ‘귀국 러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들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격리시설은 없다”라며 “앞으로 2~3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맞는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고민하고 있는 방안으로, 유증상자와 무증상자를 분류해 무증상자의 경우 국내 거주지가 있는 입국자는 국내 거주지에서 2주간 격리토록하며, 거주지 관할 보건소가 관리케 하는 것이다.

국내 거주지가 없는 무증상 입국자와 유증상자는 별도 마련된 격리시설에서 2주간 격리조치 한다.

해외발 ‘귀국 러시에’ 공항?항만 등을 보유하고 있는 관문도시 인천엔 감염병 전문병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조승연 인천의료원 원장은 “감염병 전문병원은 단순히 감염병 발생에 대응하는 기관을 넘어 감염병 발생시 지역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행정력 낭비 등을 고려하면, 관문도시 인천에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염병 전문병원이 생기면 평상시 감염병 대응 훈련 등으로, 감염병 발생시 불필요한 행정력 손실 등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선 인천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설치 사업이 제외됐다.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은 중부?영남권역에서 설립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