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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회적기업 탐방⑩ 자연과창의성(주)
천연염재 효능 활용해 인체에 이로운 의류 등 제작
자체 개발 인적역량검사로 청년창업가 경영컨설팅

[인천투데이 이서인 기자] 인천 연수구에 있는 자연과창의성(주)(대표 이현경)은 천연염색 제품을 제작하고 다양한 사람에게 천연염색을 교육하고 있다. 또, 개인과 조직의 인적 역량을 검사해 경영 컨설팅을 하고 있다. 2014년에 설립했으며, 현재 6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이현경 자연과창의성(주) 대표.

천연염색 원료 개발해 인간에 이로움을

자연과창의성은 천연염색 원단을 사용한 스카프와 의류 등을 제작해 판매하거나 대여하고 있다. 아토피를 방지하는 천연염색 원료를 사용한 제품도 있고, 땀을 흡수하고 냄새를 억제하는 기능성 스카프도 있다.

이현경 대표는 처음엔 대학원 시절 전공을 살려 한복 사업을 시도했으나 값싼 중국시장에 밀려 사업 아이템을 천연염색으로 변경했다. 천연염색으로 디자인뿐 아니라, 천연염재(=천연염색 재료)의 효능을 활용해 사람 몸에 더 이로운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 또, 사회적기업으로서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것은 물론 앞으로 발생할 사회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자연과창의성은 호흡기 질환이나 몸의 종기와 같은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마스크, 침구류, 매트리스 등을 개발할 계획을 인천시와 논의 중이다. 작년에는 천연염재를 이용해 노약자가 집에 누워있을 때 소변이 새지 않는 방수 매트리스와 균이 서식하지 않는 환자복을 개발했다.

또, 국내는 물론 베트남ㆍ프랑스 등 해외 패션쇼에 직접 제작한 한복을 협찬하며 전통 천연염색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다. 뉴욕 패션 공과대학(F.I.T)과 유럽 파리 대학교에서 천연염색 기술을 가르쳐달라는 제안이 오기도 했다. 하지만 대학에서 기술을 가르치면 한국 고유의 천연염색 노하우가 유출되기 때문에 고사했다.

자연과창의성(주)이 만든 천연염색 한복.

천연염색 교육으로 또 하나의 공동체 만들어

자연과창의성이 위치한 연수구 송도에는 외국인이 많이 살고 있다. 외국인 학교와 산업체 등에서 교육 의뢰가 들어와 자연과창의성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이현경 대표는 “우리 전통 천연염색을 외국인에게 교육하는데, 이들은 이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감ㆍ쪽ㆍ황련 등 천연염재가 ‘동의보감’에 어떤 효능으로 소개됐는지부터 시작해 염색 방법을 교육한다”고 설명했다.

자연과창의성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교육뿐만 아니라 포트럭파티(Pot-luck Party : 사람들이 음식을 한두 가지씩 갖고 와서 함께 즐기는 파티)를 변형한 갤러리파티도 진행한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전통 염색과 규방 공예를 배우면서 김밥과 같은 한국음식 등을 놓고 재즈를 들으며 하루를 함께 즐기는 행사다. 외국인들은 타지 생활에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는 데, 파티에 참여해 서로 문화를 공유하면서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한다”고 말했다.

이런 자유롭고 따듯한 분위기를 느낀 참가자들은 다음 번 파티에 지인들을 데리고 온다. 자연과창의성이 이런 행사를 진행하는 목적은, 공동체성이 결여된 사회에서 일회성 교육과 체험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관계를 계속 이어나가자는 것이다. 이 대표는 영업이익을 위해서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사회가치를 추구하니 매출이 따라온다고 했다.

이 대표는 “천연염색 수업을 듣고 떠나는 미국인들에게 항공기 안에서 감기 조심하라며 천연염색 스카프를 줬는데, 그 사람들이 눈물을 보이기도 하고 손수 뜨개질한 목도리를 저에게 주기도 했다”며 “그들이 귀국하면서 한국에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게 노력했다”고 말했다.

자연과창의성은 지역 학생과 학부모, 노인,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도 천연염색 체험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외국인들과 함께하는 천연염색 소개 행사.(사진제공ㆍ자연과창의성)

인간존엄성 지키기 위해 인적역량 개발해야

자연과창의성은 인적 역량 개발 사업도 중요하게 추진하고 있다. 개인의 창의역량과 자아실현역량 진단지와 조직역량 관리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인적역량이란 인성과 지식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 대표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산업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의 관계가 단절되고 인성역량이 약해지고 있다”며 “사람 간 관계 단절로 인해 인간의 정신세계는 피폐해지고 존엄성과 정체성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 등 사회적경제 조직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인적역량과 조직역량을 개발해야한다”고 한 뒤 “개인의 인적역량이 개발되면 기업가적 리더십과 문제해결능력이 향상된다. 특히, 기업 경영에서 단편적인 기술을 알려주기 보다는 문제해결과정을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연과창의성(주)이 개발한 개인 인적역량 진단 문항.

자연과창의성은 현재 청년창업가들의 인적역량을 진단하고 컨설팅하면서 기업이 잘 운영될 수 있게 돕고 있다. 해당 기업이 지속가능성을 갖고 발전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과 사업 아이템을 함께 고민한다.

이 대표는 27세에 혼자 소자본으로 창업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래서 청년들의 창업 초기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편이다. 자연과창의성의 컨설팅으로 다수 청년창업가가 효과를 본 뒤 전 직원을 데리고 역량 진단 검사를 받기도 했다.

자연과창의성이 현재까지 조직역량을 진단해준 기업은 1000곳이 넘는다. 조직 진단과 더불어 조직 구성원들이 더불어 성장할 수 있게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훈련시킨다. 이 과정을 거친 대부분의 사람은 인적역량에서 부정적 요소가 감소하고 긍정적 요소가 크게 늘어났다.

이밖에도 자연과창의성은 지난해 연수구 거주 경력단절여성들을 대상으로 창의ㆍ인성 교사, 창의 체험 교사 양성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이 대표는 “모든 사람은 행복해야하며, 타고난 자기 삶의 가치를 실현해 자아실현을 이뤄야한다”며 “이게 자연과창의성이 사람과 조직의 역량 개발을 계속해나가고자 하는 목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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