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캠퍼스 투자할 수익용 토지, 수익날 수 있는 곳으로 변경 필요
“지역대학 육성위해 인천대도 협약 보완한 만큼 인하대도 해줘야”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시가 지난해 인천대와 지원협약을 마무리함에 따라 이제 인하대 송도캠퍼스만 남았다. 인하대는 송도캠퍼스를 사이언스파크로 조성할 계획인데, 지역대학 육성을 위해 인천시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 시와 인천대는 2013년 1월 17일 체결했던 ‘국립대학법인 인천대 지원에 관한 협약서’ 보완을 추진했다.

협약서에는 대학 운영비 등 총9076억 원 지원과 송도 11공구 33만㎡(10만평)를 조성원가로 제공, 인천전문대 옛 부지 22만㎡(6만7000평) 제공 등이 담겨있다.

시와 인천대는 협약서에 담긴 문구 중 모호한 부분을 수정하고 지원을 확실히 하기 위해 협약을 수정키로 했다. 조성원가로 제공키로 한 송도 땅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시는 발전기금 등 지역대학 육성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수정 보완한 주요 내용은 애초 33만㎡이던 송도 11공구 땅을 9만9173㎡(=3만평)만 시가 지원하는 대신, 조성원가 공급의 전제조건이던 인천대의 R&D(연구개발) 기관 유치 등의 여섯 가지 조건은 삭제함으로써 인천대의 부담을 줄였다.

시는 또한 대학발전기금을 올해부터 2027년까지 매해 150억~200억 원씩 총 2000억 원 지원키로 했으며, 인천대가 빌린 차입금 1500억 원을 전액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이제 인하대만 남았다. 하지만 인하대에 대한 인천시의 지원은 인색하다. 인하대는 당초 송도 5ㆍ7공구에 캠퍼스를 조성하려고 했으나 시의 산업 투자유치 계획에 밀려 11공구로 전환했고, 이 과정에서 엄청난 내홍을 겪어야 했다.

인하대 송도캠퍼스는 11공구로 변경했지만 여전히 찬밥 신세이다. 연세대와 비교하며 더욱 두드러진다. 시와 연세대는 2018년 3월 11-1공구에서 33만6600㎡(10만2000평)을 연세대에 제공하는 2단계 협약을 맺었다.

이중 수익용 토지 19만8000㎡(6만평)은 조성원가인 3.3㎡당 389만 원에, 교육연구용 토지 13만8600㎡(4만2000평)은 3분의 1도 안 되는 3.3㎡당 123만원에 각각 공급하기로 했다.

13만8600㎡의 조성원가는 약 1634억 원인데 연세대는 516억 원에 받기에 여기서만 무려 1100억 원 이상의 이득이 발생했다. 수익용 토지의 경우 송도국제도시의 아파트 3.3㎡당 분양가격 1300만~1400만 원을 고려하면 엄청난 개발이익이 예상된다.

토지 공급 가격도 특혜지만, 토지이용 계획은 더 큰 문제였다. 2단계에서 당초 협약 대비 수익용 토지 비율이 27%에서 59%로 올랐고, 교육연구용 토지는 63%에서 41%로 줄었다. 이 때문에 사업 목적이 교육연구시설 유치가 아니라 주거단지 조성으로 전도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인하대 송도캠퍼스 조감도.

“지역대학 육성위해 인천대도 협약 보완한 만큼 인하대도 해줘야”

하지만 인하대의 경우 전체 토지 중 교육연구 용지는 22만4793㎡(=6만8000평)이고, 수익용 용지가 4만9587㎡(1만5000평)이라, 수익용 비중은 18%에 불과해 연세대와 대조를 이룬다.

게다가 개발이익이 학교에 대한 투자로 이어질 수익용 용지마저도 수익을 낼 수 없는 곳에 있어 지역대학 홀대 논란을 가중하고 있으며, 지난해는 지식기반서비스용지에서 산업용지로 토지 목적이 변경되는 등 수익을 내기 어렵게 돼 홀대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인하대는 2021년까지 송도캠퍼스 땅값을 완납하고 송도캠퍼스를 사이언스파크로 조성할 계획이다.

인하대 송도캠퍼스는 약 22만4793㎡(6만8000평) 규모로, 산ㆍ학ㆍ연 융ㆍ복합 사이언스파크(연구 집적 단지)와 지원시설(대학 행정동)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이언스파크의 선두 주자는 뿌리산업과 연계한 스마트 공장과 제조혁신 전문대학원이다. 인하대는 올해 상반기 국내 최초로 제조혁신 전문대학원을 설립하고, 송도캠퍼스가 개교하면 사이언스파크에 입주시킬 예정이다.

여기다 인하대는 인천시, 인천국제공항공사, 생산기술연구원, NASA 등과 협력해 송도에 항공산업산학융합지구를 건설하고 있고, 지구가 들어서면 항공우주공학과와 기계공학과, 메카트로닉스공학과 등으로 구성한 항공우주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인천평화복지연대 이광호 사무처장은 “대학이 도시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연세대를 육성하는 것 못지 않게 인천대와 인하대를 같이 육성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 인천글로벌캠퍼스의 외국 대학도 국내 산학협력이 가능하게 길이 열렸는데, 인천의 대학을 고루고루 발전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인천대도 협약을 보완한 만큼, 인하대도 수정 보완을 통해 시가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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