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의 공적자금 투입과 구조조정 등의 회생절차를 거쳐 뉴GM이 8~9월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GM은 기존 GM 계열사 중 일부를 핵심 브랜드로 키워나가고 나머지는 청산할 방침이다.

현재 GM대우는 청산법인인 올드GM에 포함되지 않았을 뿐, 뉴GM에 공식적으로 포함된 것은 아니다. 뉴GM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유는 뉴GM에 GM대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GM은 향후 세계자동차산업과 시장을 전망하면서 상하이GM과 GM아시아태평양본부 산하 기술연구소 상하이 페이텍(PATAC)를 강화할 계획이지만, 현재 상하이GM의 생산능력과 페이텍의 연구개발능력은 GM대우에 못 미친다.

또한, GM대우가 필요한 GM 입장에서는 브랜드를 매각하더라도 신차 개발 등을 위해서는 유동성 지원이 절실하다. GM은 오펠과 허머를 매각하고 폰티악을 청산하는 등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해가고 있으며, 사브 매각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산업은행과 GM은 GM대우의 유동성 지원 문제를 넣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산업은행은 GM대우의 지분을 더 인수하길 희망하고 있으며, GM은 추가 지분과 상관없는 유동성 지원을 바란다.

이 협상은 상당히 중요하다. 세계자동차산업의 중심이 동북아시아로 이동하게 돼있는 상황에서 한국자동차산업의 앞날과 깊은 연관이 있어서다. 산업은행은 우선 추가 지분 인수로 경영권을 확보해야한다. 미국정부가 뉴GM에 지원하는 공적자금이 GM대우로 안 오는 게 당연한 것처럼, 한국정부가 GM대우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추가 지분을 인수하는 게 당연하다. 아울러 GM대우가 신차의 지적재산권(라이센스)과 수출브랜드를 확보해야한다.

자동차산업에서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차 개발이 필요하고, 그 소유권을 가져야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빈껍데기인 하청생산기지로 전락한다. 독자적인 생산능력을 갖춘 자동차회사로 GM대우가 성장하기 위해서 라이센스는 뉴GM 편입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공적자금 투입에 따른 구조조정이 불가피한데, 구조조정은 부실경영진을 문책하는 것에서 출발하되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중심에 둬야한다.

세계 자동차산업의 흐름이 친환경·소형·클린디젤로 변화하고, 그 중심이 동북아시아로 재편되는 것은 한국 자동차산업에 위기이자 기회다. GM대우의 중·소형차 기술력과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강화하고 쌍용차의 클린디젤 기술력을 강화하면 경쟁력이 생긴다는 의견을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한국자동차산업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GM대우 위기와 쌍용차 사태에 적극 개입해야한다. 특히 산업은행은 GM과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고 초국적 자본으로부터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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