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엄중한데 시 공무원 사무실로 불러내 압박”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 계양구 방송통신시설 사업이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통합당 인천시당(안상수 위원장)이 이와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계양을) 국회의원의 ‘갑질’ 의혹을 제기했다.

OBS 경인TV 본사. <인천투데이 자료사진>

계양방송통신시설 사업은 사용허가 입찰이 계속 유찰됨에 따라 인천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사안이다. 이 시설은 2013년 시와 A업체 간 건설협약으로 지어졌다.

A건설이 옛 계양터미널 용지를 개발한 이익으로 방송통신시설을 지어 시에 기부채납하고, 방송통신사업자가 시설과 장비를 들여와 운영하는 것이 사업의 골자다.

A건설은 민선 5기 안상수 시장 시절 다양한 사업을 제안했지만, 특혜 시비로 반려된 바 있다. 송영길 의원이 민선 6기 시장 취임 후 A업체는 송 시장의 ‘방송국 인천 유치’ 공약을 토대로 특혜 논란 속에서도 터미널용지의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 허가를 받았다.

A업체는 협약에 따라 329억 원을 들여 연면적 1만5562㎡ 규모로 공개홀과 스튜디오를 포함한 방송통신시설을 지어 시에 기부했다.

시는 이 시설에 OBS(부천 소재)를 유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OBS는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시에 시설 초기투자비용 60억 원과 금융권 자금(100억 원) 대출 보증을 요청했다. 시는 특혜가 될 수 있다며 거부했다.

시가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올해 1월 14일까지 실시한 시설 사용허가 입찰에 OBS가 단독 참여했지만, 필수 제출서류인 공유재산 사용계획서를 내지 않아 유찰됐다.

이를 두고, OBS가 시설 초기투자비용 등에서 시와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고의로 유찰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유찰 이후 송영길 의원과 같은 당 소속 지방의원들은 계양방송통신시설을 방문해 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이를 두고 정치적 외압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기도 했는데, 이번엔 송 의원이 시 공무원들을 자신의 지역사무실로 불러내 ‘갑질’을 했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통합당 인천시당은 지난 23일 논평을 내고 “송 의원은 OBS 계양구 이전 공약과 관련해 시·구의원을 배석시킨 가운데 시 공무원들을 자신의 지역사무실로 호출했다”며 “호출 시기는 ‘코로나19’ 사태로 공무원들이 비상근무체계를 갖추고 일하는 시점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엄중한 시기에 국회의원과 전직 인천시장이라는 위계를 이용해 시 공무원들을 호출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가 4.15 총선의 민주당 인천선거대책위원장이란 점에서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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