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이웃 상인들이 경쟁보다는 서로 협력해 탈출구를 찾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부평역사에 입점해 있는 일부 업체들이 공동마케팅협의회라는 것을 만들어 공동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성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공동으로 문화행사를 여는가하면 상대방 고객에게 할인해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영화관에선 협의회 소속 업체에서 구매한 고객들에게 관람료를 일부 할인해준다. 웨딩홀에선 비수기에 결혼식을 하면 김치냉장고를 선물로 주기로 하고 이 김치냉장고를 협의회 소속 전자상가에서 구입한다. 그 전자상가는 이 웨딩홀을 비롯해 협의회 소속 업체들의 광고를 자신들의 홍보물에 싣는다. 소속 업체들은 전자상가가 제작한 홍보 전단지의 자사 쿠폰을 오려온 구매 고객들에게 할인해준다.

이들은 마케팅뿐만 아니라 부평역상권 전체를 활성화하기 위한 논의도 한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대형유통자본이 밀려들어올수록 지역 상권은 더욱 위축되기 마련이라, 서로 지닌 강점을 살리고 공동의 이익을 위해 지원할 수 있는 것들은 자꾸 발굴해 윈윈(win-win)해야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들은 부평역 지하 대합실과 1층 로비에 공동 홍보물 게시대도 설치할 계획이고, 인접한 부평역 일대 지하상가와도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들보다 훨씬 이전부터 상생을 위해 서로 협력하며 자신들뿐 아니라 시민들의 환경을 개선해나가고 있는 상인들도 있다. 바로, 부평 문화의거리 상인들이다.

부평 문화의거리는 한마디로 상인공동체의 꿈이 현실이 되는 곳이다. 이곳 상인회는 지난해부터 정부와 인천시의 지원을 받아 최근 공간디자인개선 사업을 마쳤다. 중앙무대·분수대·노면·노점상 공간이 새롭게 단장했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쇼핑을 하고, 문화공연을 즐기고,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주변 상인들은 어느새 문화의거리를 부러워하고 있다.

오늘날 같은 변화는 이곳 상인회가 전국에서 최초로 상점가 상인과 노점 상인이 손을 잡고, 잡은 손을 놓지 않고 협력해오면서 가능했다. 노점상 공간이 멋지게 탈바꿈하면서 주변 상점가 상인들도 좋아하고 노점 상인들도 더욱 의욕이 생겨 신나게 장사한다. 입구가 탈바꿈하니 거리를 찾는 시민들도 당연히 늘었다.

이들이 문화의거리에만 갇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협력은 지역사회로 확대된다. 상가에 장애인 이동을 위한 경사로를 설치하고, 부평을 자전거도시로 만드는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상인들은 상권도 살아나고 살기 좋은 지역을 위해 자신들이 한몫하고 있다는 기쁨도 누린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서 지역 상권을 살리는 길이 협력에 있음을 이들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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