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공존 위해 생활폐기물 줄이기 등 실천 옮겨야”
“자연과 공존 위해 생활폐기물 줄이기 등 실천 옮겨야”
  • 류병희 기자
  • 승인 2020.02.13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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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 라도경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장
지난해 야생동물 구조건수 두 배 늘어나
지속적인 환경보호 인식증진활동 반드시 필요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인간이 살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자연에 서식하는 동물들의 공간이 줄어들고 있다. 도시 발달에 따라 신도시가 조성되고, 특히 송도와 청라에는 높은 빌딩이 우후죽순(雨後竹筍) 생겨났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야생동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은 줄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자연환경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야생동물은 생물 다양성 측면에서 보호되어야 할 것들이 있고, 저어새 등 멸종위기에 빠진 동물은 환경지표를 따질 때 중요한 개체다. 이들이 살지 못하는 환경에서는 인간도 결국 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인천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의 개체 수는 명확하게 밝혀진 자료는 없다. 이들은 행정구역을 넘나들기 때문에 대략 어떤 종류가 서식하고 있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인천시는 보호종, 멸종위기종의 종류와 보전·보호지역 지정 등을 밝히는 정도다. 일부 생태교란종이나 유해종의 경우를 제외하고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노력은 소극적이다.

도시 발달과 다양한 야생동물의 공존은 가능할까? 인천은 국내 광역시도 중에서도 가장 늦은 2018년에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를 세웠다. 센터는 무슨 일을 할까.

라도경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장
라도경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장

지난해 야생동물 구조활동 두 배 이상 늘어나

2월 초 인천보건환경연구원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라도경 센터장을 만났다. 센터는 갯벌을 매립해 세워진 송도국제도시 솔찬공원 내에 위치해 있다.

“센터는 2017년 추진돼 2018년 3월에 개관했다. 국내 다른 지방정부보다 늦은 편인데, 시에서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고, 예산과 부지 문제로 검토를 하고 있다가 늦게나마 개관됐다. 경제청 무상임대 형태로 지난해에는 리모델링도 거쳤다.”

센터에서 근무하는 수의사는 총 3명이다. 원래 인원은 4명이어야 하는데, 충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센터는 무슨 일을 할까.

“센터에서 주로 하는 일은 동물구조와 치료, 사육, 재활 등이다. 야생동물 구조 현황과 인식증진 활동을 위해 ‘인천광역시 야생동물 발자국’이란 책자도 발행한다. 그 외 생태교육도 진행 중이다.”

센터 업무는 매뉴얼이 있다. 우선 032-858-9704(구출용사)로 구조접수가 되면, 구조활동에 나가고 센터로 옮겨와 진단검사를 한다. 이후 수술과 약물 투여 등 처방이 내려지고 회복할 수 있게 선별해 입원을 시키고 먹이를 주면서 재활훈련을 실시한다. 이후 자연복귀가 가능한 개체일 경우 일정을 정해 구조된 장소 인근에서 풀어준다.

“2019년 기준으로 센터로 구조 접수된 건수는 445건이다. 이 중에서 절반을 자연에 복귀시켰다. 2018년에 비해 업무량이 두 배가 늘었다. 2018년에는 구조접수와 자연복귀가 각각 229건, 103건이다. 올해는 지켜봐야 하는데 센터 활동 초창기라 일정정도 건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구조현황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구조현황

조류 구조 대다수, 유리창에 부딪히고 새끼들은 버려져

센터에서 발행한 자료에 의하면, 구조접수를 중심으로 포유류는 70여 건이고 가장 많은 것은 조류다. 전체 445건 중 370건이 조류 구조활동이다. 조류는 하늘을 나는데 구조활동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조류가 80% 이상 차지하고 있다. 이유는 건물의 유리창에 충돌하거나 추락해서 그렇고, 어미새가 천적에게 먹히거나 사고를 당해 새끼들이 미아가 되거나 먹이활동이 여의치 않아 기아에 빠지기 때문이다. 구조활동이 많은 지역은 연수구다.”

높은 건물이 늘어선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 빌딩 유리창을 충돌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조류 중에서도 30% 이상이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다. 천연기념물에 속하는 황조롱이가 가장 많은 비율로 센터를 찾고, 그 다음으로 소쩍새·솔부엉이·원앙 순이다. 멸종위기종은 저어새가 가장 많고, 해오라기와 새매, 수리부엉이도 있다.

“새들은 빌딩 유리창에 부딪히는 이유는 유리가 투명해 주변의 나무 등이 반사되면서 장애물로 인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리창에 도트무늬를 넣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건물 외벽 유리에 도트 무늬를 넣기는 쉽지 않다.”

라도경 센터장은
라도경 센터장은 "조류는 건물 유리창을 장애물로 인식하지 못해 충돌 사고가 많기 대문에 유리창에 도트무늬를 넣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구조대원과 수의사가 구조된 참새를 치료하고 있다.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구조대원과 수의사가 구조된 참새를 치료하고 있다.

생활폐기물 줄이기 등 환경보호 인식증진활동 지속되야

인천은 해양·항만도시다. 해양 생물에 대한 보호 조치도 충분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 라 센터장은 저어새의 경우 낚시 도구에 걸려 구조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안타까운 일 중에는 조류들이 사람들이 버려놓은 낚시 바늘에 입이 걸려 구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낚시객들이 버려놓은 바늘에 미끼가 남아 있으면 먹이로 인식한다. 또, 낚시줄에 걸려서 생사를 오가는 경우도 있다.”

라 센터장은 야생동물 서식환경이 점점 악화된다고 말했다. 해양쓰레기가 줄어들 여지가 보이지 않고, 이 모든 것은 사람들의 무책임에서 오는 것이라고 했다.

“갯벌은 줄어들고 매립과 개발로 인해 서식지는 없어질 것이다.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면에서 초중고등학교 때부터 자연환경 보호와 관려난 인식증진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센터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태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라 센터장은 관심있는 학교와 학생들이 단체로 센터를 찾아 교육을 받은 후 인식 개선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센터를 찾아 교육과 체험활동을 한다. 평소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찾는데, 교육 전과 후가 많이 다르다. 다친 동물들을 보고 신기해 하면서도, 왜 다쳤는지 자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평소에도 생활폐기물을 버리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스스로 환경보호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한다.”

센터에는 구조된 야생동물을 자연복귀시킬 때까지 센터에 보호하며 재활치료를 한다.
센터에는 구조된 야생동물을 자연복귀시킬 때까지 센터에 보호하며 재활치료를 한다.

인력 충원과 정규직화로 전문성 확보해야

라 센터장은 지난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구조활동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3월까지 동절기에는 비수기이지만, 기온이 올라가는 봄이 되면 새벽부터 눈코 뜰 새가 없다고 했다.

“구조팀은 접수를 받고 2인 1조 또는 3인 1조로 나간다. 구조와 치료 위주로 업무를 진행하고, 구조활동이 갈수록 많아지다 보니 재활을 위한 계류장이 부족한 편이다. 센터 인력 충원과 부지 증원도 고려해야 한다.”

라 센터장은 특히 구조와 치료 보조 활동가는 기간제 노동자라고 말했다. 1년 이상을 못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다고 했다.

“구조와 치료에 도움을 주시는 노동자들이 있다. 사실 수의사도 충원해야겠지만, 일 하던 분들이 자주 바뀌면서 숙련도와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전문화 될 필요가 있다. 사명감과 책임감이 없다면 이 일을 할 수 없다. 정규직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물을 사랑하고 보호하고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할 사람들은 없다. 또, 생활폐기물을 줄이고, 특히 플라스틱 제품과 같은 일회용품 줄이기로 자연과 공존하는 사람들의 삶이 지속가능할 것으로 봤다.

“센터에 오는 동물들은 자연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상상할 수 없이 더 많은 생물들이 인간이 만들어 놓은 환경에 죽어가고 있다. 자연환경과 공존할 수 있는 인류의 삶을 어느 때보다 고민해야 할 시기다”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야외 계류장에 너구리 한무리가 자연복귀를 기다리며 지내고있다.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야외 계류장에 너구리 한무리가 자연복귀를 기다리며 지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