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노조 간부 ‘베테랑 승무원’ 우한 전세기 탑승 자원
확진자 감염 2003년 사스사태보다 증가 속도 빨라... 초비상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정부가 내일 중국 우한 교민 후송을 위해 대한항공 전세기를 보낼 예정인 가운데, 대한한공노동조합이 국민들에게 조용한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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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 정부는 전세 4편을 우한시로 보내 교민들을 한국으로 후송키로 했는데, 전세기편 탑승에 대한항공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정부는 30일과 31일 각각 두 편씩 보내 우한에 소재한 한국 교민 700여명을 긴급 수송할 예정인데, 이 대한항공 특별 전세기 승무원은 대한한공노동조합 간부와 대의원 등 베테랑 직원들이 자원해 편성키로 했다.

대한항공 노조는 초국가적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직접 나서기로 했다. 정부의 전세기 파견을 결정을 앞두고 승무원이 탑승을 꺼릴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됐으나, 대한항공노조는 솔선수범으로 답했다.

대한항공노조는 전세기에 탑승할 승무원들을 지원자들과 노동조합 간부들로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결정에 따라 노조 간부 중 베테랑 승무원 10여명 이상이 전세기 근무자로 자원키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잠복기가 14일 안팎이라 전세기 탑승한 승무원들은 운항 이후 보건당국이 별도로 격리하는 데 동의해야 한다. 대한항공 노동자들은 자신의 건강위협에도 불구하고 교민 보호를 위해 탑승을 자원한 셈이다.

대한항공노조는 노조의 이번 전세기 탑승 결정이 대한항공 전 직원들에게 힘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노사의 신뢰관계도 이번 결정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한공 조원태 회장은 2017년 사장 취임 후 노조와 스킨십을 확대하며 소통을 강화했고, 취임 후 첫 파업 위기를 대화로 해결했다.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 때 대한항공노조가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면, 2015년 메르스사태 때는 한진그룹 계열사인 인하대병원이 국민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메르스사태 당시 최전선 병원은 국가지정 음압병동 인천의료원이었다. 그러나 인천의료원 만으로는 치료와 격리 수용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때 인하대병원이 민간병원 중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소화했다.

일부 병원이 메르스 감염 환자 또는 의심 환자를 거부할 때 인하대병원은 “우리는 국가적 의료 위기상황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중심병원으로서 역할을 피하지 않을 것이며, 지역사회 봉사와 대학병원으로서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시민들을 안정시켰다.

이어서 “우리는 의료인으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역과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참 된 의료인들이 우리 병원에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할 것입니다”라고 병원 의료진과 노동자를 격려하면서 메르스 사태에 의연하게 대처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수 외국어 안내문(왼쪽 영문, 오른쪽 중문)(자료제공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확진자 감염 2003년 사스사태보다 증가 속도 빨라

한편, 중국 보건 당국이 방역에 총력 대응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는 좀처럼 가라앉질 않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29일 0시 기준으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중국 내 31개 성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 확진자는 5974명, 사망자는 132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전보다 확진자는 1459명, 사망자는 26명 늘어났다.

확진자의 경우는 2003년 사스사태 때보다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사태가 심상치 않다. 사스사태 당시 중국에서 확진자 5327명이 발생하고 349명이 사망했다.

특히, 처음 발생한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에서만 하루 만에 확진자가 840명, 사망자가 25명이 늘었다. 후베이성 확진자는 3554명, 사망자는 125명이고, 이가운데 우한시 사망자만 105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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