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인천 키워드 3. 유정복 전 인천시장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87일 앞으로 다가왔다. 20일 기준 인천의 등록 예비후보는 86명이고, 역대 인천시장들 또한 정치적 명운을 걸고 21대 총선에서 이들과 경쟁할 예정이다.

<인천투데이>가 꼽은 21대 총선 세 번째 키워드는 전 인천시장이고, 그 중에서 유정복 전 시장이다. 선거에서 당선하면 정치적 입지를 탄탄히 다질 수 있지만, 낙선하면 그만큼 위상이 흔들릴 전망이다.

왼쪽부터 안상수, 송영길, 유정복 전 인천시장.

시장 낙선 후 국회로 돌아온 안상수ㆍ송영길, 유정복은?

역대 인천시장 중 현재 자유한국당 안상수(민선 3~4기) 전 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민선 5기) 전 시장이 현역 의원으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고, 여기다 유정복(민선 6기) 전 시장이 이번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민선 1·2기 시장을 지낸 고(故) 최기선 전 시장을 빼면 2002년 이후 인천시장을 지낸 전직 시장 3명 모두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안상수 전 시장과 송영길 전 시장은 지방선거에서 낙선 한 뒤, 지방선거 다음에 치러진 국회의원 재선거와 총선에서 당선돼 정계 복귀에 성공했다. 유정복 시장 또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만큼 이번 총선 결과가 주목된다.

재밌는 것은 이들이 모두 맞물리며 당선과 낙선을 했다는 점이다. 안상수 의원은 2010년 인천시장 선거에서 송영길 후보에게 패한 뒤, 2015년 4.29 서구ㆍ강화을 재선거에서 당선돼 정계에 복귀했고, 송영길 의원 2014년 인천시장 선거에서 유정복 시장에게 패한 뒤, 2016년 총선 때 계양을에서 당선됐다.

유정복 전 시장은 이번 21대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유정복 전 시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박남춘 시장에게 패했다. 이번 총선이 그의 정치인생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안상수 4선 도전… 당선 후 국회의장 도전

안상수 국회의원

우선 안상수 의원은 민선 3~4기(2002∼2010년) 인천시장 재직 시절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서구 루원시티, 검단신도시 등을 무리하게 확장하고, 월미은하레일 실패로 시 재정난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아 2010년 지방선거 때 고배를 마셨지만 2015년 재선거 때 정계 복귀에 성공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등에 대한 공격적인 재정투자가 시 재정난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민간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답게 안 시장의 추진력 덕분에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성장 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안 의원은 2016년 총선 때 한국당(당시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중구ㆍ동구ㆍ강화군ㆍ옹진군에 출마해 한국당 배준영 후보를 1.3% 차이로 누르고 3선에 성공했고, 이번에 4선에 도전한다. 안 의원은 4선 당선 후 국회의장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3선 당시 강화군의 지지율이 크게 작용했는데, 이번 총선에도 당내에서 국회 부대변인을 지낸 배준영(50)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과 일전을 치러야 한다.

중구ㆍ동구ㆍ강화군ㆍ옹진군 선거구의 경우 한국당 경선이 사실상 본선 경쟁 보다 치여할 전망이다. 민주당에선 조택상 지역위원장이, 바른미래당에선 김찬진 지역위원장이, 정의당에선 안재형 지역위원장이 출마할 예정이다.

안상수 의원은 1946년생으로 올해 74세이다. 당선되면 국회 내 인천을 대표하는 거목의 지위를 굳힐 수 있지만, 낙선 땐 한 시대를 상징하는 마무리가 될 전망이다.

험지 출마 요구받는 민주당 젊은 중진 송영길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송영길 의원 (사진제공ㆍ송영길 의원실)

민선 5기 인천시장을 지낸 송영길 의원은 2014년 패배 후 2016년 총선 계양을에서 4선에 성공하며 정치 재기에 성공했다.

송 의원은 1963년생이라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지만 인천 현역 의원 13명 가운데 최다선 의원이고, 4선 의원이라 민주당 내 중진의원에 해당해 줄기차게 '험지 출마 요구'를 받고 있다.

민주당은 새해 초 한국당 민경욱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연수을에 송 의원을 출마 후보군으로 두고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민주당 정일영 연수을지역위원장이 후보일 때와 큰 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의원은 당이 공식적으로 요청하면 험지 출마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본인의 텃밭인 계양구을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송 의원은 지난 12일 계양구에 소재한 인천교통연수원에서 '계양시대가 열립니다'라는 주제로 의정보고회를 여는 등 계양구을 출마를 공식화 했다.

송 의원 역시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당권과 대권 도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될 전망이다. 송 의원은 2018년 당대표 선거에서 30.73%를 기록하며 김진표 의원(26.39%)을 제치고 이해찬 의원(42.88%)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하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당권과 대권에 도전한다면서 험지 대신 쉬운 곳을 선택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유정복, 생물학적 고향 인천에 정치적으로 뿌리 내리나

유정복 전 인천시장.

마지막 주자는 유정복 전 시장이다. 유정복 시장은 2014년 지방선거 때 열세이던 선거를 뒤집고, 61만5077표를 얻어 송영길(59만 3555표) 후보를 2만 1522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하지만 유 전 시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박남춘 현 인천시장에 패한 뒤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가 지난해 7월 귀국해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유 전 시장의 고향은 인천이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고향은 경기도 김포다. 그는 김포에서 3선에 성공하며 이명박 정부 때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박근혜 정부 때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냈고, 인천에서 국회의원 경험은 없다.

2014년 인천에 뼈를 묻겠다며 인천발 KTX를 들고나와 인천시장에 당선됐다. 인천시장 당선으로 인천에 정치적 뿌리를 내리는 듯 했으나. 2018년 낙선 해 튼튼하게 내리지 못했다.

유정복 전 시장의 최대 난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핵심 인사라는 것이다. 2018년 지방선거 때 사실 이 프레임에 갇혀 낙선했다. 이번 총선 때 유 전 시장이 이를 넘어설 수 있는 프레임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유 전 시장 역시 당선된다면 정치 재기에 발편을 마련하게 된다. 아울러 유 전 시장이 당선되면 인천 보수진영에 유정복 사단을 구축하며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반면, 낙선할 경우 시장 낙선 후 국회의원 도전에 실패하는 첫 시장이 될 전망이다.

그래서 출마 선거구가 제일 관건이다. 유 전 시장은 출마하겠다는 뜻을 굳혔지만 지역구는 정하지 않았다. 인천 정가에선 남동구갑 선거구 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유정복 주변 사람들도 총선 날짜는 다가오는 데 유 전 시장이 지역구를 정하지 않아 답답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 전 시장이 유년시절을 보낸 중구ㆍ동구ㆍ강화군ㆍ옹진군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안상수 의원과 배준영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 간 한 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경선이 예상된다.

한편, 남동구갑에서는 국토교통부 차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이 현역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 전 시장의 미추홀갑 출마설도 있는데, 미추홀구갑은 혁은 같은 당 홍일표 의원이다. 홍 의원이 2심 결심공판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으면서 출마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미추홀구갑의 경우 민주당에선 허종식 전 정무부시장이, 한국당에선 신보라(비례) 의원이 바닥 민심을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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