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을 한권의 책과 함께

2009 ‘책을 만나다’ 프로그램
6월 25일 심부름 말 / 김수정 글ㆍ백보현 그림 / 상출판사
7월 30일 오징어와 검복 / 백석 동화시ㆍ오치근 그림 / 소년한길
8월 27일 즐거운 비 / 서세옥 화백 먹물 그림ㆍ김향수 글 / 한솔수북
9월 24일 대단한 방귀 / 윤지 글ㆍ그림 / 아지
10월 22일 어느 바닷가에 눈먼 어부와 강아지가 살았습니다 / 김수연 그림 / 보림
11월 26일 길로길로 가다가 / 인강 그림ㆍ전래동요 / 창비
12월 17일 집에 가는 길 / 심미아 글ㆍ그림 / 느림보

매달 한 권의 책으로 가족 모두가 하나 되는 특별한 시간. 작은 연주회와 가족의 책 낭독, 작가와 직접 만나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것은 부평기적의도서관(관장 최지혜)의 특별함이다.

지난 5월 28일 오후 6시 구산중학교 김지우(1년) 학생의 구성진 서도민요소리와 함께 기적의도서관의 ‘책을 만나다’가 시작됐다. 이어 조진우ㆍ조진서(굴포초) 어린이와 엄마가 각각 책속의 주인공이 돼 책을 낭독했다.

책 이름은 김정희 작가의 ‘장터나들이’. 70년대 옛 장터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그림책으로, 대형마트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신선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주인공 민지가 신기하고 재미난 장터구경을 하다가 할머니를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는 내용이다.

이날 특별한 시간에 함께 한 어린이는 30명 남짓. 대부분 가족과 함께 왔다. 책 낭독이 끝나고 기다리던 작가와 만남이 이어졌다. 다른 작가 초청회나 사인회와는 달리 기적의도서관의 작가와의 만남은 아이들이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말해 볼 수 있는 토론의 시간이라는 점이 특별하다. 토론은 30분정도 이어졌다.

“민지가 할머니를 장터에서 잃어버리고 다시 만난 장면이 아주 감동적이었어요. 여기에 나오는 여자 어린이가 머리가 짧은데, 왜 짧아요? 그리고 수채화 맞죠? 바퀴가 세 개인 차가 있는데요, 차 이름이 궁금해요? 1학년 때 부평시장에 가서 엄마를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은 적이 있었는데 생각이 났어요. 상인이 많은 것이 부평시장과 비슷하고 이곳에는 우시장이 없는데 볼 수 있어 좋아요”(구산초등학교 4학년 김수민)

“신발 파는 아주머니는 친절하신 것 같은데 다른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친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궁금해요”(산곡남초등학교 4학년 김혜인)

김정희 작가는 “생각이 이렇게 다양할 줄은 몰랐어요. 저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요. 우선 이 책을 만들게 된 모티브는 저희 딸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생각해낸 내용이에요. 여러분이 말 한대로 수채화이고 민지가 머리가 짧은 이유는 그 당시에는 엄마들이 일하느라 바빠서 시골 아이들은 대부분 단발머리로 머리를 잘랐던 게 기억에 나요. 그래서 머리가 짧고요…”라며, 아이들 하나하나의 질문을 메모지에 받아 적어서 성실하게 답변해줬다.

책을 낭독했던 진우ㆍ진서 엄마는 행사를 마치고 “아이들과 책을 읽으면서 같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참 많았다”며, “얼음장ㆍ닭장ㆍ우시장 장면이 나올 때마다 궁금한 게 많은지 아이들이 계속 물어보았다. 지방의 5일장도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최지혜 관장은 “지난해 1월 ‘책을 만나다’를 시작했다. 작가와의 만남이니 작가가 주인공이 아니라 어린이 이용자가 주인공이다. 이 시간을 통해 아이들의 제대로 된 토론문화를 만들고 싶었고 아이들이 발표하면서 자기 생각을 키워내다 보면 토론문화가 정착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작가들도 아이들 생각을 들을 수 있어 좋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적의도서관의 ‘책을 만나다’는 12월을 제외하고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에 진행한다. 열정적으로 글을 쓰는 작가 12명을 선정해놓고 그달의 책(표 참고)의 원화를 도서관에 전시한다. 사전공연과 가족 책 낭독은 미리 참가신청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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