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현기 계양산골프장저지및시민자연공원추진 인천시민위원회 사무처장

계양산에 골프장을 건설하려는 롯데건설이 이제 인천시민을 상대로 명분 없는 자존심대결을 하려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한강유역환경청이 지난 4월 인천시에 계양산 골프장 건설계획 보완을 요청하자 롯데건설은 골프장 계획을 15홀(목상동 9홀+다남동 6홀)로 수정·보완해 최근 한강유역환경청의 조건부동의를 받아냈다.

롯데건설이 이번에 제출한 수정안은 전체 부지 면적 71만 7000㎡(24만 8400㎡감소)에 15홀 짜리 골프장 시설(형질변경구역 22만 2879㎡)을 배치하는 안이다. 지난 2월 한강유역환경청에 제출했던 사전환경성검토서의 비교(안) 중 하나를 일부 수정한 것이다.

이 비교(안)은 롯데건설이 ‘동 코스 부분에 6홀을 배치할 경우 골프코스의 협소로 시설배치가 곤란해 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되며, 정상적인 골프장 운영이 곤란해 세수입과 고용창출 등 지역발전 효과가 매우 감소한다’고 했던 안이다. 또한 롯데건설은 골프코스 면적이 협소해 이용이 불편하고 경쟁력이 약화돼 투자비 대비 사업리스크가 발생할 것이라며, 18홀(9홀+9홀)을 승인해 줄 것을 구걸하다시피 한 바 있다.

그랬던 롯데건설이 경영성도, 경제성도 없고 환경피해는 막대한 골프장을 15홀이라도 짓겠단다. 이는 롯데건설이 인천시민들과 자존심 대결을 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이라 국방부의 입장에 계양산의 운명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계양산 롯데골프장 예정부지 중 상당량이 군사시설보호구역(사격장 안전거리)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방부의 판단은 아직도 나오지 않았다. 이미 17사단 측은 ‘계양산 골프장 저지 및 시민자연공원추진 인천시민위원회’의 질의에 대한 답변(4월 28일자 공문)을 통해 계양산 골프장에 대해 두 차례 부동의 의견을 인천시에 통보한 바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그러면, 문제는 인천시이며, 안상수 시장이다. 전례로 볼 때 군 당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동의하지 않은 사업 부지를 제척하면 될 일이다.

인천시가 계양산 롯데골프장 추진과정에서 롯데건설에 과도하게 특혜를 베풀어 왔음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17사단의 공문을 통해 인천시가 17사단의 부동의 입장을 설득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된 바 있다. 이토록 인천시가 롯데건설 토목사업부를 자처하면서까지 군 당국을 설득하려는 이유가 뭐겠는가? 인천시와 롯데그룹 간에 특별한 커넥션이 있지 않고서는 이럴 이유가 없다는 의혹을 인천시가 자초하고 있다.

인천시는 당장 계양산 골프장 관련 행정절차를 중단하고, 계양산 시민자연공원 조성을 위한 행정절차에 착수해야한다. 그 길만이 그동안의 잘못을 씻는 길이다.

또한 롯데건설은 지금이라도 어떤 명분도 찾을 수 없는 자존심대결을 멈춰야한다. 국방부는 계양산 골프장에 대해 부동의 원칙을 지켜 서울시와 이명박 정부의 설득에 공군활주로를 3도 틀어 제2롯데월드를 허가했던 전철을 다시 밟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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