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내년 2월 28일자로 농산물시장 폐쇄 공고
내년 8월, 25년만에 구월동→남촌동으로 이전

[인천투데이 최종일 기자] 인천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이 1994년 1월 개장한 이래 25년 만에 자리를 뜬다.

인천시는 내년 2월 28일자로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을 폐쇄하는 공고를 이달 27일 냈다. 구월동시대의 종료를 공식으로 알린 셈이다.

새 농산물센터는 남동구 남촌동 177-1번지 일원 17만3188㎡다. 이곳은 건설이 한창이고, 내년 8월 완공될 예정이다. 명칭도 남촌농산물도매시장(가칭)으로 정했다. 현재 92%의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다.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상인 대부분 그대로 남촌농산물도매시장으로 옮긴다.

구월농산물도매시장에는 현재 중도매인 316명이 정식등록돼 판매를 하고 있다. 현재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은 채소ㆍ야채만 취급한다. ‘채소동’과 ‘과일동’으로 건물이 구분되어있다. 각 동에서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대부분 품목이 거래된다. 

구월농산물도매시장에 손님들이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은 물품을 남·미추·연수구 지역 주민들이 주로 이용해왔다. 가게를 운영해 대량으로 품목을 구매하는 사람, 집에서 소비하고자 하는 사람등 이유는 제각각이다.

이곳에서는 전국각지에서 생산된 제품을 시중 마트보다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 있다. 이용자는 구매 시 소량판매부터 대량판매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상인들은 남촌동으로 이전을 반기기도하지만 우려도 내비쳤다. 한 상인은 찬성하는 이유에 남촌동 부지의 쾌적한 환경을 꼽았다. 구월동 내 상인들은 내부에 먼지가 많이 날려 마스크를 낀 채 장사를 하는 이들이 많다.

한 상인은 “구월동은 흙먼지가 날린다. 건강문제로 그만두는 상인들도 많다. 남촌동은 먼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냉장고와 같은 시설도 구비돼 편리해질 것이라고 기대감도 내비쳤다. 

남촌동 부지 현장에 건설이 진행중이다.

그런데 지금 구월농산물도매시장에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상인은 부지 이전을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다. 시장 내 명당으로는 입구와 가까운 곳이 꼽힌다. 다른 위치보다 매출이 잘 나오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른 상인들보다 장사가 잘 된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한편 시장 내 전체 매출 하락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금 구월농산물도매시장 근처에는 길병원, 롯데백화점 등 상권이 발달해 있다. 그만큼 많은 손님들이 찾아온다.

그런데 새로 이전하는 남촌농산물도매시장 주변은 상권이 형성되지 않았다. 근처에는 도로변뿐이고, 도림고등학교 외에는 이렇다할 건물도 없다. 또 다른 상인은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은 관리비도 더 나올 텐데, 매출이 하락하면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반면 구월농산물도매시장 한 상인은 “남촌동 이전은 소수의 상인을 제외하곤 대다수가 찬성한다”고 말했다. 남촌동으로 이전은 단지 장소만 바뀌는 게 아닌 나름대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또 “남촌동에서는 한자리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결국 더 많은 손님이 찾아올 거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남촌농산물도매시장 건어물, 생선, 정육 등 다양한 품목을 다루는 50개 점포가 들어올 예정이다.

단지 판매하는 품목의 종류만 늘어나는 게 아니다. 남촌동에는 구월동 10배가 넘는 주차장이 들어선다. 차량 28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크기다.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내 주차장은 비좁은 상태다. 주차장이 협소해서 주차문제로 손님들 간, 상인들 간에 고성을 지르는 경우도 다반사다. 큰 골칫거리가 해결되는 셈이다.

남촌동 이전은 건강한 상권을 만드는 데도 기여하게 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이 주변 상권을 해친다는 민원이 지속해서 제기돼왔다. 인근 신기시장·모래내시장 상권이 많이 붕괴했다. 상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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