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링링’으로 정자ㆍ산불감시초소 파손돼
강화군, “정자 용도변경, 초소 내년 초 복구”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강화군 교동도 화개산 정상에 있는 정자와 산불 감시초소가 파손된 채 두 달 넘게 방치돼있어 등산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태풍 링링으로 지붕이 모두 파손된 화개산 정상 정자. 

화개산 정자는 산 정상에서 등산객들이 햇빛이나 비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북한 접경 지역과 강화군 섬 대부분을 조망할 수 있어 등산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하지만 9월 초 태풍 ‘링링’에 의해 파손된 후 현재까지 정자 지붕은 복구되지 않고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있다.

화개산을 찾은 한 등산객은 “지붕이 사라진 자리에 커다란 못들이 드러나 있고, 정자 현판은 떨어진 채 방치돼있다.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인데, 흉물스럽다. 복구가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화군은 파손된 정자 기둥을 절반 정도 잘라내 지붕이 없는 벤치 형태로 만들 계획이다. 11월 22일에 작업할 예정이다. 강화군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정자 지붕만 다시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정자를 새로 만들어야하는 상황이다”라며 “내년도 예산에 반영되면 다시 세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태풍 링링으로 파손된 화개산 정상 산불 감시초소.
산불 감시초소 옆. 정자에서 떨어져 나온 기와들을 치우지 않고 모아 놨다.

정자 옆에는 산불 감시초소가 있는데 이 또한 부서진 채 방치돼있다. 정자 지붕 기와가 태풍에 날리면서 감시초소를 훼손했다. 감시초소 옆에는 정자에서 떨어져 나온 기왓장들을 모아 놨다.

평소 감시원 한 명이 상주하며 산불을 감시하는데, 감시초소에 오르는 계단이 파손돼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산불 발생 위험도가 증가하는 겨울철에 접어든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강화군 산림공원과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안에 감시초소 복구비용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태풍 링링으로 봉천산(강화군 양사면)과 화개산 산불 감시초소가 훼손됐다. 올해는 피해가 더 심한 봉천산 초소를 예산 1000만 원을 들여 먼저 복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1월 중으로 예산 500만 원을 투입해 화개산 산불 감시초소도 복구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산불 감시초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겨울의 절반 이상을 보내야하는 형편이다.

한편, 강화군은 13개 읍ㆍ면에 산불 감시초소 총 9개(화개산ㆍ봉천산ㆍ남산ㆍ정족산ㆍ해명산ㆍ덕정산ㆍ고려산ㆍ금동산ㆍ마니산)를 운영하고 있다. 산불 조심 기간에 인력 57명을 투입해 산불을 감시하며, 산불 전문 진화대원 21명을 상주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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