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동 일부 다른 장소에 복원 … 나머지 2개 동은 보존 가능성도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인천 부평구가 일제 강제징용 흔적이 남아 보존 가치가 높은 미쓰비시(삼릉·三菱) 줄사택을 일부 철거 후 다른 장소에 복원할 계획이다.

부평구 부평2동 미쓰비시 줄사택. (인천투데이 자료사진)

부평구는 공영주차장 건립을 위해 부평2동 소재 미쓰비시 줄사택 4개 동을 2020년 철거하고 일부를 복원하기 위한 기록화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줄사택은 일본 육군이 관리한 부평의 군수공장인 미쓰비시제강 인천제작소에 강제동원된 노동자들이 머물던 합숙소다. 미쓰비시는 전범기업으로 유명하다. 국내에 얼마되지 않은 일본의 강제징용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라 보존 가치가 높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쓰비시 줄사택은 총 9개 동이 있었으나, 주민 공동이용시설과 부평2동 행정복지센터를 짓기 위해 지난해 12월과 올해 7월 두 차례에 걸쳐 3개 동을 구가 철거했다.

나머지 4개 동은 내년 철거 시 해체 과정과 건축 부재 등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역사 고증 작업을 벌인 후 복원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복원은 다른 장소에 진행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이나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다.

줄사택 철거 과정에서 나온 지붕 기와와 목구조 건축자재 등은 부평역사박물관에 전시한다. 보존 가치가 높은 만큼 나머지 2개 동은 보존할 가능성도 있다.

구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복원을 한다는 큰 틀의 계획은 잡혔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나머지 2개 동은 보존을 포함한 여러 활용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쓰비시 줄사택은 최근 한국내셔널트러스트와 한국환경회의 등이 주최한 ‘17회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에서 지켜야할 자연유산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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