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평화포럼, 남북 ‘해조류평화수역’ 조성 제안 나와
서해5도 마합도 우뭇가사리 군락지, 네이처 잡지 소개
“북한, 수산업 집중 육성 중… 협력 제안해야”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인천 연안의 장점을 살려 서해5도와 옹진반도를 아우르는 남북 해조류평화수역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지난 8일 인천 송도 쉐라톤 호텔에서 ‘서해평화포럼-아시아경제공동체포럼 국제회의’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 확립 전망: 한반도 평화체제와 인천의 평화도시 구축’을 주제로 논의를 벌였다.

이날 포럼에서 ‘서해 해조류 자원 조성 및 이용’을 주제로 발표를 맡은 김장균 인천대 교수는 “인천의 서해5도와 황해남도의 몽금포리·마합도·소강리·창린도 등을 엮어 해조류평화수역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 인천 송도 쉐라톤 호텔에서 ‘서해평화포럼-아시아경제공동체포럼 국제회의’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 확립 전망: 한반도 평화체제와 인천의 평화도시 구축’을 주제로 논의를 벌였다.

김 교수는 먼저 인천 연안의 해조류 서식환경에 주목했다. 그는 “서해는 남해·동해와 달리 매우 큰 조석 차(인천 8m, 제주 2m, 동해안 0.3m 내외)가 있다. 그만큼 인천 주요 섬에는 해조류 80여 종이 서식하고 있다”며 “해조류를 활용해 다양한 소재물질을 개발하고, 인천 섬들에서 바이오매스(=생물연료)를 대량 양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백령도 부근은 한여름에도 수온이 12~16˚C인 냉수대로서 다시마 등의 냉수성 해조류 서식에 적합하다. 국내 유일하게 2년산 다시마를 생산하는 곳이며 우수한 다시마 종묘 공급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이어 “국내 해조류는 대부분 남해안에서 생산한다. 따라서 경쟁에 어려움은 있지만, 인천만이 생산할 수 있는 해조류 자원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뭇가사리 최대 생산국인 모로코가 지난해 자원보호 차원에서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여 가격이 급등하는 추세이다. 근데 네이처 잡지에 옹진반도 부근 마합도가 우뭇가사리 군락지로 소개됐다”며 “이런 것들을 활용한 남북 교류사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우선 “남북 공동 해양생태계 조사를 진행하고, 자원 개발이나 생태계 복원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호제 독일 튀빙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해양수산 기술과 경제개발구와 관련해 발표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에 마지막 친필 비준 문건이 평양시민들에게 겨울철 물고기를 공급하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김정은 위원장은 수산해양 분야 육성에 집중했다. 2013년에는 조선인민군 수산부문 열성자 대회를 열고, 2014년엔 신년사로 물고기 대풍을 격려하고 수산사업소를 신설하는 등 수산분야를 직접 챙겼다.

강 교수는 특히 황해도 ‘강령국제녹색시범구’를 주목했다. 해삼·전복·조개류·다시마·꽃게·광어 등 수산자원이 풍부하며 양식사업에 유리한 환경을 갖춘 곳이기 때문이다. 강령국제녹색시범구는 북한이 현재 원료중심의 수출인 농수산물을 가공수출로 전환하기 위해 개발하는 곳이다. 입주하는 기업에는 세금 우대조치도 있다.

강 교수는 “현재 지지부진한 남북대화가 다시 시작될 때, 과학기술과 연계한 수산협력을 제안하면 북한도 솔깃할 것”이라며 “수산업 장려는 김정일 위원장의 마지막 유훈인 만큼 북한도 협력제안을 거절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장태헌 서해5도어업인연합회 회장, 김주형 군산대 교수,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장금석 인천시 남북협력특보가 참가했다. 진행은 신규철 서해5도 평화수역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이 맡았다.

장태헌 회장은 “북한 수산물이 대북제재에 포함돼있어 안타깝다. 정부나 시가 남북교류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며 “다음에는 남북공동어로구역에서 조업한 생산물들을 국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유통센터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주형 교수는 “북한의 생물자원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 이 부분을 먼저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후변화로 바닷물 기온이 올라 해조류 양식기간이 짧아지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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