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주민총궐기 500여명 참가 공사장까지 가두 행진
서흥초 교감, "나는 학생 660명 책임지는 사람"
동구주민비대위 “주민들 끝까지 함께 해달라”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인천 동구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백지화를 위한 7차 주민총궐기대회가 26일 오후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열렸다.

총궐기대회에 참가한 동구 주민 500여 명은 주민수용성 없는 일방적인 발전소 건립 중단을 촉구했다.

이번 총궐기대회는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사업자인 (주)인천연료전지가 중단했던 공사를 강행한 15일 이후 열린 첫 총궐기 집회이다. 동구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공사재개에 맞서 공사현장에서 항의농성을 진행 중이다.

인천 동구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백지화를 위한 7차 주민총궐기대회가 26일 오후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열렸다.

조정심 비대위 공동대표는 내년 열리는 국회의원 선거(총선)에서 표로 정치인들을 심판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주민들을 배신하는 사람이 아니라 싸울 사람을 뽑아야 한다. 동구에서 이런 비극이 일어나고 이렇게 바닥에 앉아 외치는 일이 없게 총선에서 제대로 된 사람을 뽑자”고 말했다.

최덕진 서흥초등학교 교감은 이날 집회에 참여해 수소발전소를 비판했다. 서흥초교는 발전소 예정부지 반경 약 700m 안에 있다. 그는 “저는 학생 660명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수소발전소 건설 소식을 듣고 답답한 마음에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6월 어린 학생들을 총궐기에 참여시켰다고 비판하고 발전소 반대를 님비현상으로 보는 사람도 있어 힘들었다”며 “송도에서 동구 송림동으로 발전소 부지가 변경된 것만 봐도 진행 과정에 문제가 있는 셈이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6월 인천시청 앞에서 열린 주민총궐기대회에는 서흥초교 학생들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수소연료전지발전소 문제를 공부한 뒤 수업의 일환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순택 비대위 공동대표는 “공사재개 뒤, 비대위 공동대표들은 법적인 처벌을 감수하고 공사장 앞에 농성장을 치고 공사를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강 건너 불구경이다. 지금이라도 동구 정치인들이 수소발전소 문제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호 비대위 공동대표가 동구 수소연료전지발전소 반대 7차 주민총궐기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있다.

김종호 비대위 공동대표는 “인천연료전지는 비대위가 공사를 방해할 때마다 하루에 1억 원 씩 업무방해로 손해배상 청구를 한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며 “발전소 공사는 합법이고 이를 막는 주민들의 저항은 불법이 되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개탄했다.

이어 “우리가 싸우지 않았으면 동구는 무엇이 들어와도 반대하나 없는 동네가 됐을 것이며, 발전소는 이미 지어졌을 것이다. 주민 여러분이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비대위는 지난 21일부터 공사장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매일 아침 공사 관계자들의 공사장 진입을 막고 있다. 이에 허인환 동구청장은 인천시·동구청·비대위·인천연료전지가 모이는 4자 협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총궐기 마무리 후, 참가자 일부는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인천연료전지 앞까지 행진하고 항의했다.

한편, 비대위는 4자 협의에서 인천연료전지에 발전소 공사를 중단하고 주민과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아울러 협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주민들에게 모두 공개하고 결정을 묻는 주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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