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인천투데이] 성인 ADHD가 증가하는 경향이라고 한다. 병원을 찾아 ADHD 진단을 받고 약물을 복용하는 성인 ADHD 환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근래 들어 성인 ADHD가 늘어나는 이유는 불분명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보면, 현대사회에서 ADHD 증상을 보이는 성인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다. 성인 ADHD 진단을 하려면 12세 이전에 증상이 있던 것을 확인해야한다. 즉, ADHD 증상은 성장기에 나타나는 대뇌피질 성장 지연 현상이기에, 성인이 돼서 갑자기 나타날 수는 없다. 12세 이전에 ADHD 증상이 없었다면 성인이 돼서 산만한 증세를 보인다 하더라도 ADHD가 아닌 다른 원인을 찾아봐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성인 ADHD가 증가 경향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란다. 그 원인으로, 일선 의사들은 성인들의 업무가 과거에 비해 매우 복잡하고 어려워 발생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성인들의 업무가 단순해 집중력이 떨어져도 수행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복잡해져 산만하면 수행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타당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현대사회에서 업무가 복잡해진 반면 컴퓨터 기능은 매우 향상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복잡했던 업무가 단순화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면 성인 ADHD가 증가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이 문제를 여기서 다 파헤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먼저 몇 가지 중요한 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로 봐야할 점은, 성인 ADHD 진단 기준이 매우 모호하다는 것이다. 주로 집중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 수행능력이 떨어질 때 성인 ADHD를 진단한다. 그러나 업무 수행능력 저하를 만드는 원인은 굉장히 다양하다. 우울증이 될 수도 있고, 정신질환 또는 아스퍼거 증후군일 수도 있다. 이렇게 원인이 될 수 있는 질환이 다양한데도 업무 수행능력이 저하되면 ADHD 경향이 있는 것으로 진단한다. 그리고 ADHD 약 메칠페니데이트를 투약해 주의집중력이 좋아지는지 반응을 확인한다.

이러한 치료를 위한 진단체계는 문제가 있다. 메칠페니데이트는 ADHD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반응을 보인다. 미국의 대학가에선 시험 때만 되면 메칠페니데이트를 복용하는 학생이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공부 잘하는 약’으로 유통됐다고 하니, 일반인도 메칠페니데이트를 복용하면 업무 수행능력이 일시적으로 증가한다. 따라서 단순하게 업무 수행능력만을 기준으로 ADHD를 평가한다면 ADHD 진단이 남발된다. 현대사회에서 성인 ADHD가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메칠페니데이트 남용으로 추정된다.

두 번째로, 성인 ADHD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 질환에 ADHD라는 병명을 사용하는 것이 타당한지도 심각하게 재고해봐야 한다. ADHD는 대뇌피질 성장 지연 현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대략 2년 정도 성장 지연 현상을 보이지만, 청소년기가 지나면 뇌 성장에 따라 정상화돼 ADHD 증상도 사라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므로 ADHD는 성장에 따라 증상이 소실되거나 약화되는 것이 합법칙적인 질환이다. 대체로 청소년기가 지나면 환자 60% 이상에서 ADHD 증상이 소실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성장 과정에서 약화되거나 소실되는 것이 ADHD다.

그러나 성인이 돼도 ADHD 증상을 여전히 보인다는 것은 성장 지연 유형의 ADHD와는 다른 질환 유형인 것을 의미한다. ADHD 약을 복용해 증세가 완화된다고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약을 중지하면 이내 재발하기 때문이다. 성인 ADHD라는 진단을 받으면 무조건 약을 먹기보다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되짚어봐야 한다.

※ 김문주 원장은 소아 뇌신경질환 치료의 선구자로서 국제학술지 E-CAM에 난치성 소아 신경질환 치료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보건복지부의 뇌성마비 한방치료 연구에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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