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주 52시간제 실현·노동조건 개선 등 합의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가천대 길병원 노사가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로 8일 오후부터 9일 새벽까지 이어진 임금협상 단체교섭의 사후 조정에서 극적으로 합의해 파업 위기를 넘겼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가천대길병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가천대길병원지부(지부장 강수진)는 9일 오전 길병원 노사가 최대 쟁점인 적정 임금 인상을 합의하고 주 52시간제 실현을 위한 근무제와 간호인력 안정화 방안, 상시지속업무 기간제 만료에 따른 정규직 채용, 노동조건 개선 등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인금 인상은 올해 5.02%를 인상하고 근속장려수당 신설 등으로 합의했고, 주 52시간제는 시설팀부터 오는 11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합의 과정에서 끝까지 쟁점이 된 단체협약 불이행과 부당노동행위 관련 고소·고발·진정 건은 노조가 고소 등을 취하하기로 했다. 대신 병원측은 단체협약 불이행과 부당노동행위 관련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오는 11일로 예정된 강수진 지부장의 국회 국정감사 참고인 출석도 취소하기로 했다.

노조는 지난해 7월 노조 설립 후 병원측이 관리자를 동원해 조합원들에 대한 끊임없는 노조 탈퇴 공작을 벌인다고 지적했고 고소 등으로 이어졌다. 노조는 이 같은 부당노동행위가 병원측이 민주노조 설립을 좌절시킨 20여 전으로 회귀해 노조를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했고 노사 갈등이 계속됐다.

앞선 지난 6월 28일 노사는 상견례를 시작으로 8월 21일까지 총 8차례의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가 되지 않자, 노조가 8월 23일 지방노동위에 조정 신청을 했다. 이후 병원측은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며 9월 24일까지 조정 연장을 신청했고 노조가 받아들였지만 조정 만료일에 병원측이 평가급제인 일명 ‘밴드임금제’를 제시하면서 다시 파국을 맞았다.

노조는 병원측이 임금체계 개편 강행 시 10월 1일 전면 총파업을 예고했는데, 지방노동위의 중재로 9월 30일 사후 조정을 통한 원만한 해결에 합의했다. 향후 3차례 조정회의와 실무교섭을 진행한 뒤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14일 간의 파업으로 지역사회 의료 공백과 노사의 극한 대립을 보였던 길병원 노사가 파업 없이 합의함에 따라 향후 노사관계에 청신호가 켜지게 됐다”며 “고소 등을 취하했지만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책임을 철저하게 물어 노사관계를 정상화하는데 만전을 기할 것이고,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길병원이 노동 존중을 통한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으로 발전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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