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희윤 인천교통공사 사장
시민 이용ㆍ직원 업무 환경 ‘안전’ 최우선
“철도 중심으로 인천 버스 노선 조정해야”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정희윤 신임 인천교통공사 사장이 8월 26일 취임했다. 인천교통공사는 10월 8일 월미바다열차 개통을 앞두고 있다. 월미바다열차는 얼마 전까지 월미은하레일로 불렸다. 인천시와 교통공사는 월미은하레일에 세금 1000억 원을 투입하고도 안전성 미흡으로 운항하지 못해 그동안 많은 질타를 받았다.

박남춘 시장은 신임 정 사장에게 월미바다열차를 잘 운영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시장은 안전성 강화 조치를 거쳐 최종 개통 일을 발표하는 데에 직접 나설 정도로 월미바다열차 개통에 관심을 쏟았다.

월미바다열차 개통이 임박한 가운데 정희윤 사장을 공사 사무실에서 만나 월미바다열차 운행을 비롯한 인천교통공사 현안과 인천 교통정책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희윤 인천교통공사 사장(사진촬영 인천교통공사)

시민ㆍ직원 안전 최우선 ··· 노동이사제 내년 도입

먼저 취임 이후 한 달가량을 어떻게 보냈는지 물었다.

“한 달 됐는데 몇 달 지난 것 같다. 취임하자마자 월미바다열차 운행을 점검하고, 공사 구성원들과 대화하거나 업무현장을 가보는 등, 정신없이 보냈다. 업무는 서울 다녀오기(=서울교통공사 상임감사로 활동) 전에 (인천교통공사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익숙한 편이다.”

인천교통공사는 직원 2400여 명이 근무하는 대규모 조직이다. 인천도시철도 1ㆍ2호선 운영과 시내버스, 청라 BRT(간선급행버스), 장애인 콜택시 등을 관리하고 있다. 정 사장은 취임사에도 밝혔듯이 시민 교통 이용과 공사 직원 근무 환경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조직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인천교통공사 직원 대부분은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도시철도나 육상교통 현장 유지ㆍ보수와 서비스 분야 등에서 시민들과 밀접하게 관계 맺고 있다. 시민과 직원 모두 안전을 최고 주안점으로 삼아 조직과 업무를 보강하고자 한다. 시민과 직원 모두 안전한 환경에서 서비스를 받고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이어 정 사장은 “그동안 노사관계가 긴장 속에 있었다”며 노동이사제 도입과 정보 공개 등 투명한 경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 정책과 박남춘 시장의 정책이 다르지 않고, 따라서 교통공사도 그게 맞춰 신뢰를 쌓겠다고 했다.

“노사 관계가 아주 악화된 것은 아닌데, 그동안 긴장과 상호 불신이 없지 않았다. 취임사에서도 밝혔지만, 노동존중시대를 열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인사와 입찰 정보 등을 제외하고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따라서 경영을 투명하게 하고 상호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앞으로 조례 개정으로 노동이사제도를 도입해 운영할 것이고, 노조 지도부와도 회사 현안을 의논하고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겠다. 연내에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게 노력하겠다.”

월미바다열차는 10월 8일 오후 4시 월미공원역에서 영업신고식을 치르고 첫 차를 운행한다.

도시철도 중심으로 육상교통 노선 조정해야

도시철도는 버스 등 육상교통보다 친환경적 교통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철도는 미세먼지 감축 등으로 도시환경을 개선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정 사장은 시민들의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고 재정 면에서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도시철도가 교통정책의 중심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교통정책은 시에서 관할한다. 교통공사는 정책 기능이 없다. 하지만, 원도심과 신도시가 균형발전하고 시민들이 교통을 이용하는 데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도시철도가 교통정책의 중심이 돼야 한다.”

정 사장은 유럽 특히, 프랑스 파리를 선진 사례로 설명했다. 파리는 파리교통공사 한 곳에서 도시교통을 관할한다고 했다.

“유럽의 경우 교통시스템을 한 회사가 통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 파리교통공사는 지하철ㆍ버스ㆍ트램, 하물며 자전거까지도 관할한다. 버스와 지하철 노선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특히 철도망을 기본으로 버스와 트램이 지선처럼 보조하는 수단으로 움직인다.”

정 사장은 인천은 철도와 육상교통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교통체계 재편 필요성을 언급했다.

“인천 교통은 철도와 육상교통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돼있지 않다. 인천에는 경인전철과 공항철도, 인천도시철도, 수인선, 서울7호선이 엮여 있다. 또, 앞으로 서울 2호선과 5호선 연장 계획도 있다. 철도망을 기본으로 버스 등 육상교통을 재편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일본도 파리처럼 철도를 기본으로 육상교통이 유기적으로 연계돼있다고 한 뒤, “우리는 광역버스 등도 있는데, 버스를 중심으로 대중교통 정책이 펼쳐져 있다. 인천2호선은 서구와 남동구를 오가고, 인천 외 수도권 시민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 인천2호선 하루 수송인원인 16만 명이다. 버스 노선 몇 개는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교통정책을 언급하며 버스 준공영제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효율적 교통시스템을 위해서 도시철도를 중심으로 버스 노선을 조정해야한다고 했다.

“버스가 준공영제로 운영되는데, 고객이 많이 타는지 이용 불편은 없는지 등, 효율적 운영은 둘째 문제로 밀려난 느낌이다. 사실 버스 운송회사는 그런 부분을 신경 쓰지 않는다. 부족한 부분은 시에서 보전해주기 때문이다. 합리적으로 조정하면 좋겠다.”

월미바다열차에서 본 인천 내항 8부두 상상플랫폼 건물.

“월미도 야간경관조명 설치해야 ··· 관광 활성화 기대”

인천교통공사는 바다열차 하루 이용객을 1700명, 손익분기점을 2023년으로 보고 있다. 요금은 8000원인데, 연말까지 할인을 계획하고 있다. 바다열차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관광 요소들을 발굴해 배치하는 게 필요하다.

“월미바다열차는 안전하게 재정비했고 운행에도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직원들이 매뉴얼대로 운영하면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는 재방문율을 높이는 것인데, 월미도에 야간경관조명을 설치하면 매력 요소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월미바다열차는 관광열차다. 저녁 이후엔 주변 경관이 잘 보이지 않는다. 최근 시가 밝힌 원도심 디자인 정책과 맞물려 월미도에 야간경관조명을 설치하면 좋겠다는 게 정 사장의 생각이다.

“월미바다열차는 관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다 많은 사람이 월미도를 찾게 해 열차를 타고 아름다운 월미도의 전경을 보게 하고 싶다. 월미도에는 2024년에 국립해양박물관이 개관하고, 내년에는 내항 8부두에 상상플랫폼이 개장한다.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이 월미도를 찾을 것으로 본다. 사람들이 열차를 탈 수 있게 매력적인 요소를 연구하고 보완하겠다.”

시는 바다열차 탑승객이 인천과 월미도를 잘 이해할 수 있게 금~일요일과 공휴일에 바다열차에 문화해설사를 배치하기로 했다.

“8일로 예정한 개통식을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 차원에서 취소했다. 대신 영업신고식을 한다. 박 시장과 이용범 시의회 의장, 그리고 주민들이 함께한다. 오후 4시 영업신고식을 거쳐 월미공원역에서 바다열차 첫 차가 출발한다.”

정희윤 인천교통공사 사장(사진촬영 인천교통공사)

“인천은 내 고향 ··· 시민에게 사랑받는 공사 만들겠다”

정 사장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인천교통공사 상임감사를 맡은 뒤 서울교통공사 상임감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사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에게 인천은 어떤 곳일까.

“인천은 내 고향이다. 태어나 자라고 성장한 곳이다. 최근 서울에 몇 년 다녀왔는데, 인천으로 오면서 좀 색다른 경험을 했다. 명절 때 고향을 찾아 멀리 다른 지역에 가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그런 경험을 해본 적이 없다. 고향이 인천이고 인천을 떠나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로 가서 일하다가 인천으로 다시 왔는데, ‘고향 가는 느낌이 이런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인천은 마음이 편하고 내 집 같은 느낌이다.”

정 사장은 인터뷰 말미에 “교통공사가 담당하는 일은 시민들의 발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도시철도와 시내버스 일부, BRTㆍGRT(유도고속차량)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안전을 무엇보다 최우선 목표로 할 것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노사협력으로 시민들에게 보다 사랑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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