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無로 노릇노릇 구워내는 쫄깃함이 일품

무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여름. 허기가 져도 먹고 싶은 것 없는, 한마디로 입맛 떨어지는 계절이다.
무덥고 습한 여름에 빼앗긴 원기를 회복하고 단백질과 칼슘을 제대로 보충해 주려면 고기요리가 제격이다. 그렇다고 평소대로 삼겹살이나 등심, 갈비를 먹자니 그다지 구미가 당기진 않을 때, 졸깃졸깃 씹는 맛과 노릇노릇 고소한 맛이 어우러진 곱창의 세계로 떠나보는 것도 좋을 듯.
십정동 481번지, 동암 남부역과 간석오거리 사이에 있는 ‘돌구이’는 특별한 곱창맛을 맛볼 수 있는 곱창전문점이다. SBS ‘돈이 보인다’에 출연, 제대로 된 곱창요리 비법을 전수 받은 유영순(48) 사장과 그의 아들 이명재(26)씨가 주방을 책임지고 있다.
곱창이면 곱창이지 뭐가 특별하냐고 하겠지만, 이들 모자가 만드는 곱창요리에는 여느 곱창요리에는 다 있는 것 3가지가 없다.
첫째는 냄새. ‘돌구이’ 출입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놀라게 되는 것은 곱창집이면 당연하게 여겼던 곱창 특유의 역한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최첨단 사양의 후드가 곱창 굽는 연기를 빨아들여 밖으로 빼내고 있기도 하지만, 돌구이 곱창에는 냄새가 없다.
일부러 매일 서울 개봉동까지 먼 걸음을 해서 사 가지고 오는 황소 곱창은 그 신선도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더구나 ‘짚’을 먹여 키운, 특별한 황소인지라 곱창에서 냄새가 나지 않는다. 특별히 비위가 약하지 않더라도 곱창은 냄새 때문에 섣불리 시도하기 어려운 요리이건만, ‘돌구이’의 곱창은 깨끗하게 짚만 먹여 키운 황소의 신선한 내장 생물을 직접 가져오는 수고스러움으로 냄새 없는 곱창구이를 만들어냈다.
둘째는 그것(?). ‘돌구이’ 곱창의 재료는 앞서 말했듯 황소의 내장. 새끼를 낳지 않은 한우 암소 고기가 고기맛이 최고로 좋다는 것은 웬만한 고기 전문가라면 다 아는 사실이지만 새끼를 낳지 않은 암소 고기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 그래서 ‘돌구이’ 곱창에서는 차선책으로 거세한 한우 수소의 내장만을 골라 재료로 사용한다.
그래서일까? 앞뒤로 노릇노릇 구워진 곱창을 입안에 넣었을 때 이 사이에서 쫄깃쫄깃 씹히는 맛을 느꼈다 싶으면 입안 가득 퍼지는 곱의 고소함과 함께 쫄깃한 육질마저 혀끝에서 살살 녹아 나도 모르게 꿀꺽, 삼키게 된다.
셋째는 석쇠. 곱창의 재료인 소의 창자가 워낙에 지방 덩어리 속에 있던 것이라 곱창은 자체 내에 기름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양념구이가 아닌 생물구이집에서는 숯불 위에 석쇠를 올려 기름을 빼는 구이방식을 이용한다. 그러나 ‘돌구이’ 곱창은 이름 그대로 돌판에서 곱창을 굽는다. 굽다보면 기름이 나와 돌판 아래쪽에 고이게 되는데 홀을 담당하는 도우미들이 마른 식빵으로 그렇게 나온 기름을 제거해 준다.
“곱창이 워낙 질긴 육질인데, 기름기까지 아예 제거해 버리면 퍽퍽해서 제 맛을 찾기 어렵죠. 번거롭더라도 약간의 기름기에서 구워진 곱창은 연한 맛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거든요” 겨우 20대 중반을 갓 넘겼을 뿐인데 이젠 곱창전문가가 다 됐다는 이명재씨의 설명이다. 적정온도를 꾸준히 유지해주는 돌판과 곱창 자체에서 나오는 기름이야말로 ‘돌구이’ 곱창의 맛의 비결이란 얘기.
3가지가 없어 더욱 맛있는 ‘돌구이’ 곱창. 앞뒤로 노릇노릇 구워진 곱창 한 점 기름소금에 찍어 사장님 손맛으로 만든 양념이 더해진 야채 듬뿍 얹어 먹으면 무더운 여름 집 나간 입맛 찾아오는 것은 시간문제다. 쫄깃한 곱창이 혀끝에서 살살 녹을 때쯤엔 도망간 입맛이 제자리에 와 있을 테니 말이다.

돌곱창 423-6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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