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한 달… 부평공장에서 부평역까지 오체투지
법원 판결과 노동부 명령 소용없는 치외법권 ‘한국지엠’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한국지엠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의 고공농성이 한 달을 넘었다. 법원이 원청인 한국지엠이 직접 고용하라고 해도, 고용노동부가 직접 고용하라고 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은 25일 복직을 요구하며 '오체투지' 투쟁을 전개했다.

대한민국 정부가 한국지엠 정상화를 위해 8100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한국지엠은 과태료를 낼뿐 직접 고용할 뜻이 없다. 한국지엠은 대한민국 정부의 행정명령과 법원의 판결이 통하지 않는 치외법권이나 다름없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는 한국지엠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장 먼저 해고됐다.

2015년 군산공장 1교대 전환과정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8명이 해고됐고, 2017년 12월 부평공장에선 계약해지와 폐업 등으로 13명이 해고됐다. 2018년에도 재계약 과정에서 업체 폐업으로 24명이, 올해는 물류센터 폐쇄로 1명이 해고됐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 부평비정규직지회(지회장 황호인)는 해고자(부평공장 38명, 군산공장 8명) 전원 복직과 불법파견 철폐를 요구하며 지난 8월 25일 새벽 부평공장 정문 앞에 9미터 높이의 철탑을 쌓고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고공농성과 함께 단식은 23일 동안 진행됐다.

25일로 고공농성이 한 달을 넘겼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묵묵부답이다. 비정규직노동자의 투쟁은 처절하기만 하다. 한국지엠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은 살기 위해 25일 부평공장 앞 부평대로에 엎드렸다.

이들은 부평대로 부평역부터 한국지엠 부평공장까지 오체투지 투쟁을 이어갔다. 해고 노동자들은 무릎을 꿇고 두 팔꿈치를 땅에 댄 다음 엎드렸다가 일어나기를 수백 번 반복하며, 해고자 복직을 촉구했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은 25일 복직을 요구하며 '오체투지' 투쟁을 전개했다.

한국지엠은 부평2공장 물량 추가 확보에 따라 2교대제로 복원을 앞두고 있다. 필요인력은 700여 명으로 추산된다. 현장 복귀와 재배치를 기다리는 정규직 노동자가 630여 명이기에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 46명 복직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한국지엠은 자신들의 경영실패에서 비롯한 경영난을 이유로 노동자를 해고, 남은 노동자들의 임금까지 깎았다. 한국지엠노조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지엠이 팀장급 이상에겐 1인당 평균 1700만 원이 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비판했다.

한국지엠은 해고자 복직요구에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한국지엠은 창원공장 ‘불법 파견’으로 2013년에 유죄를 선고받았고, 2016년 ‘근로자 지위 확인’ 대법원 판결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한 바 있다.

그러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해고자들의 복직요구는 침묵하고 있다. 비정규직노조는 지난해 1월 한국지엠을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리고 고용노동부 인천북부고용노동지청과 창원지청은 지난해 한국지엠 부평ㆍ창원공장 내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총1662명이 불법 파견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검찰에 보냈다. 검찰이 보강조사를 지시해 고용노동부가 조사 중이다.

법원과 고용노동부는 직접고용을 명한 지 오래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과태료를 낼지언정 들은 척도 안 한다. 사실상 치외법권이나 다름없는 한국지엠, 검찰과 고용노동부의 대응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은 25일 복직을 요구하며 '오체투지' 투쟁을 전개했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은 25일 복직을 요구하며 '오체투지' 투쟁을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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