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핫플] 부평공원에는 가을의 평화가 내려앉았다.
[인천핫플] 부평공원에는 가을의 평화가 내려앉았다.
  • 류병희 기자
  • 승인 2019.09.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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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조병창’ 역할, 강제동원의 슬픈 역사 있는 곳
9월 27일 부평공원에서 ‘애스컴 블루스 페스티벌’ 개최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부평공원에는 가을이 내려앉았다. 공원을 들어서면 선선한 바람이 반긴다. 부평 도심에서 걸어갈 수 있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녹지공간으로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부평공원
부평공원

공원에 들어서면 시민들이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공원 외곽에는 둘레길이 조성돼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오가면서 길이 만들어진 것처럼 자연스러운 굴곡과 경사를 이루고 있다.

공원 내에는 산책을 즐기다가 앉을 수 있는 벤치들도 넉넉히 배치돼있다. 나무와 나무 사이로 쉴 수 있는 공간이 많고, 음수대도 곳곳에 있다. 경인전철이 지나가는 공원 남쪽 벽에는 메타세쿼이아 숲도 있고, 주변의 소나무와 은행나무 등과 어울려 나무그늘을 풍부하게 제공하고 있다.

부평공원은 도시 비둘기들의 생활터전 역할도 있다. 삼삼오오 다니는 비둘기 떼가 공원 나무들 사이사이 녹지에서 먹이활동을 벌인다. 비둘기가 유해동물로 인식되는 경향도 있는데, ‘평화의 상징’ 비둘기는 억울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부평공원의 비둘기는 그저 평화롭게 수풀 사이를 다닌다.

부평공원
부평공원

늦여름도 지나고 10월이 다가온다. 하지만 공원에는 아직 늦게 깨어난 매미들이 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들은 가을에 찾아오는 귀뚜라미와 풀벌레 소리와 함께 합창을 하듯 부평공원을 더욱 한가롭게 만든다.

무엇보다 부평공원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중심 광장에 있는 ‘인천 평화의 소녀상’과 ‘인천 일제강점기 징용노동자상’이다. 평화의 소녀상과 징용노동자상은 지난 2016·2017년 각각 건립됐다.

부평공원 '인천 평화의 소녀상'과 '인천 일제강점기 징용노동자상'
부평공원 '인천 평화의 소녀상'과 '인천 일제강점기 징용노동자상'

징용노동자상의 작품명은 ‘해방의 예감’이다. 일제강점기 부평에 있던 ‘조병창’을 중심으로 징용과 인권유린, 노동착취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명예와 인권을 회복하고자 세운 동상이다.

부평공원과 이 일대는 과거 일제강점기에 전쟁 물자를 공급하기 위해 군수품을 만들던 미쓰비시 공장이 있던 곳이다. 일제는 1938년 ‘국가총동원법’을 제정하고 국가권력을 이용해 연간 800만 명에 달하는 조선인들을 강제로 동원했다. 남녀노소 구별은 없었다.

부평공원
부평공원

부평공원은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일제가 그 광기를 보여준 곳이고, 한민족에게는 치욕과 고통이 현재까지도 기억되는 장소다.

과거의 흔적은 많이 사라졌지만, 경인전철 남쪽에는 아직도 미쓰비시 줄사택이 잔존하고 있다. 미쓰비시는 삼릉(三菱)이라는 지명으로 현재도 사용하고 있는데, 일제 수탈의 아픔이 현재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한편, 부평은 해방 후 군사요충지로서 역할을 이어간다. 미군정이 점령군의 형태로 들어오고, 일제가 물러난 곳에 미군부대가 들어오면서 그대로 보급창으로 사용했다.

부평공원
부평공원

미군기지 주둔부대는 7개로 전해지는데 애스컴(ASCOM) ‘시티’(city)라는 말은 그 때 나온 말로 하나의 군부대 도시를 뜻하는 거대한 규모였다. 현재 지칭되는 캠프마켓은 미군기지 주둔부대 중 하나이고, 부평에는 보충대와 통신·병기·수송·공병 부대뿐만 아니라 비행장, 병원, 형무소도 있었다.

미군기지 내외에는 40여 개의 클럽이 있었는데, 이를 중심으로 국내 음악인들이 부평으로 몰려들었고, 무대에 서기 위해 경쟁이 치열했다. 인천이 한국의 대중음악 산실이라고 하는 말은 이를 근거로 한다. 당시 미디어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최신 유행하는 음악은 이 곳을 통해 전파됐고, 이를 바탕으로 음악적 역량을 키우고 후학들에게 이어졌으며, 방송·공연 등 다양한 음악활동으로 한국 대중음악에 큰 영향을 끼쳤다.

부평공원에서는 오는 27일 ‘제1회 애스컴 블루스 페스티벌’이 열린다. 신촌블루스, 김목경밴드, 정유천블루스밴드 등이 무대에 올라 음악으로 가을 도심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

이들은 해방 이후 애스컴 시티를 중심으로 부평 신촌과 삼릉에서 활동한 대중음악인들의 애환을 당시 미군 클럽에서 연주하던 곡들로 표현한다.

인천이 한국 대중음악의 뿌리임을 널리 알리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 전 오후 1시부터 부평대중음악둘레길을 돌아보는 시간도 갖는다.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고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공연 홈페이지(http://www.ascomcity.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정유천블루스밴드.
정유천블루스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