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공원 과학놀이터 관리 소홀

▲ 부평공원 어린이 놀이터에 있는 장식용 배 조형물. 계단이 없어 난간을 붙들고 매달려 올라가는 아이들.
지난주 모처럼 부평공원으로 가족소풍을 갔던 전정례(66ㆍ부평1동)씨는 어린 손자 손녀가 공원 놀이터에 있는 커다란 배 조형물을 보자마자 달려갔다가, 올라가지 못하고 서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배 조형물로 올라가는 계단이 모두 부셔져 있던 것. 배 조형물에 올라가기 위해 아이들은 계단의 난간을 붙잡고 기어 올라가거나 서로 손을 잡고 끌다가 떨어지기도 했다.

배 위에서 놀고 있던 큰 아이들은 “예전부터 계단이 망가져 있었어요. 우린 올 때마다 난간에 매달려서 올라왔는데요”라고 말했다.

배 위에 자전거 운동기구가 있는 것으로 보아, 배 조형물은 장식용 설치물이 아닌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임을 알 수 있다. 자전거 운동기구는 안장이 없어져 철제돌출부에 아이들이 다칠 위험도 도사리고 있었다.

이 시설은 지난해 10월, 인천문화재단이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추진해 만든 ‘보물선을 형상화한 과학놀이터’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직접 체험하며 기초과학 원리를 익힐 수 있도록 만든 과학놀이터가 오히려 아이들에게 위험을 주고 있는 것.

이에 대해 동부공원사업소 시설과 관계자는 20일 전화통화에서 “인천문화재단 측에서 시설안전점검을 받겠다는 약속을 어긴 채 설치만 해놓고 관리하지 않았다”며, “아이들이 손을 끼일 수 있는 염려도 있고 떨어져 다칠 위험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공원관리사업소에서 계단을 먼저 제거했는데, 아이들은 옆에 있는 가로등에 매달려서도 올라가더라. 뒤늦게 우리 쪽에서 안전점검을 의뢰한 상태다. 펜스를 치고 아이들을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했지만, 소장님이 우리 쪽에서 보완해서 아이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20일 전화통화에서 “인천문화재단에서는 공공미술 작품 공모에서 수상한 작가에게 지원금을 주는 역할까지만 했고, 작가는 부평공원에 보물선을 만들어서 설치하겠다는 내용을 동부공원관리사업소의 승인을 받고 재단에 응모한 것”이라며, “따라서 안전점검에 대한 문제는 작가와 동부공원관리사업소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작가는 동부공원관리사업소에 보물선을 기증(기부체납)하고 차후 관리는 동부공원관리사업소에서 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이런 문제로 올해 초에 공원관리소와 공문과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문제를 해결했는데, 왜 공원관리소 측에서 안전점검 책임이 재단 측에 있는 것처럼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4월 21일은 과학의 날이다. 어린이들이 놀이터에서 과학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설치한 시설이 관리 소홀과 방치로 ‘접근 금지’된 안타까운 상황이다.
▲ 부평공원 어린이 놀이터 모래 위에 우뚝 서 있는 배 모형의 장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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