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진행한 기자회견서 발언 나와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두 달 넘게 이어지는 인천의 수돗물 적수(붉은 물) 사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인천의 환경운동단체들이 연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서구의 수돗물을 마실 수 있다”는 발언이 나왔다.

1일 오전 인천시청 기자회견실에서 환경단체들이 수돗물 정상화를 위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가톨릭환경연대·인천녹색연합·인천환경운동연합 등 인천지역 환경운동단체들은 1일 오전 인천시청 기자회견실에서 ‘인천 수돗물 정상화를 위한 시민환경단체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단체들은 “붉은 물 사태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 대한 보상, 수사와 감사를 통한 책임자 처벌 못지 않게 수돗물 정상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며 “초동 대응이 미흡해 사태를 장기화 시켰고, 무너진 수돗물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시가 각종 계획을 발표했지만, 계획이 수립되는 과정이나 내용에서 우려되는 부분들이 있어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는 인재 였다는 원인 분석 결과에 따라 우선적으로 매뉴얼 정비, 인적 쇄신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관로 교체와 설비 개선은 꼼꼼한 점검과 논의·이해를 바탕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체들은 붉은 물 사태의 대안으로 스마트워터그리드 사업 등 토목사업이 거론되는 것과 상수도혁신위원회에 토목업자의 참여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단체들은 “상하수도, 공원녹지, 소각장과 하수처리장 등 환경 기초시설 정비가 경제살리기의 뒷전이어서는 안된다”며 “사태 해결이 공무원과 이해 관계자들의 밥그릇 나누기가 아니기를, 또 다른 토목공사의 출발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또한,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이 수돗물 정상화를 위한 제안을 말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길게 시간을 끌 문제가 아니며 지금까지 수돗물을 계속 먹고 있고, 도시에서 생활용수는 수돗물 아니면 대체할 방법이 없다. 서구에서 수돗물을 마시라면 마실 수 있다”는 발언이 나왔다.

장 정책위원장은 이어 “시가 현재 피해지역 가정에서 나오는 녹물이 붉은 수돗물 사태에 의한 녹물인지, 각 개별 가정에서 나오는 녹물인지 분명하게 판단을 해줘야 한다”며 “논란이 가중된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들의 기자회견 후 박남춘 인천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환경단체가 오늘 입장을 밝히는 과정에서 우선해서 서구지역 수돗물을 마실 수도 있다고 했다고 한다. 깨끗한 수돗물을 위해 모두의 지혜를 모아가는 과정에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준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소를 잃었다. 외양간을 고치려면 제대로 고쳤으면 좋겠다는 환경단체의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여 단수·수계전환 대응 매뉴얼 마련, 수돗물 기준 강화, 상수도 혁신위원회 확대와 투명성 강화, 상수도사업본부 쇄신 등을 모두 논의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꼼꼼히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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