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거수기 전락 비판’ 거세질 듯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붉은 수돗물’ 사태가 한 달 가까이 이어져 피해 주민들 원성이 매우 높은 가운데, 인천시가 박남춘 시장 취임 1주년 홍보를 위해 예산 4억 원을 추가 편성한 것이 뒤늦게 드러나 시민들 비판이 이어졌는데도 시의회가 예산안을 그대로 가결했다.

28일 열린 인천시의회 본회의에서 이용범 의장이 박남춘 인천시장 취임 1주년 홍보비 4억 원이 포함된 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시의회는 28일 제255회 임시회 5차 본회의를 열어 ‘2019년도 인천시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ㆍ세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수정 가결했다. 가결한 예산안에는 시 대변인실이 제출한 ‘박 시장 취임 1주년과 기획 보도 강화’ 사업비 4억 원이 포함돼있다.

지난 4일 열린 시의회 제255회 임시회 1차 기획행정위원회에서 김은경 시 대변인은 예산 증액과 관련해 “대변인실 예산은 언론사 창간 기념, 신년과 취임 1주년, 배너광고, 기획보도, 언론사 행사 일부 지원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취임 1주년 성과를 신문 지면에 광고 형식으로 대대적으로 내보내고 신문과 방송으로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한 예산 증액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손민호 의원(민주, 계양1)은 “‘시가 잘했다’ 이런 것만 홍보하는 기획은 시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해 안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노태손 의원(민주, 부평2)은 “본예산을 편성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취임 1주년 시책 홍보를 주된 증액 사유로 지금 올린 것은 계획성이 너무 없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의회 기획행정위는 대변인실 추경 안을 원안 가결했다. 이어서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와 관련한 아무런 의견도 내지 않고 원안 통과시켰으며, 본회의도 마찬가지였다.

8대 시의원 37명 중 34명이 박 시장과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7월 출범할 때부터 시의회가 시정부의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붉은 수돗물로 한 달 가까이 고통을 받고 있는 피해지역 주민들은 ‘박 시장 취임 1주년 홍보비 4억 원 추가 편성’ 소식을 접하고 “그 돈으로 서구 주민들한테 생수 한 병이라도 더 사서 보내야하는 것 아닌가” “주민들은 피부병에 장염으로 전시상황이나 마찬가지인데 도대체 뭘 홍보한다는 건가” “제 정신이 아니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의회가 취임 1주년 홍보비 4억 원을 가결함에 따라 시의회가 시정부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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