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금융 접근성 강화방안 토론회
‘사회 성과보상 사업’ 개념에 관심 집중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인천 사회적경제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그에 따른 사회적경제의 금융 접근성 강화를 모색하는 토론회가 26일 틈 문화창작지대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인천시와 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센터장 전경희)가 주최ㆍ주관한 이날 토론회엔 사회적경제 각 부문 전문가들이 참석했으며, 진대현 인하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했다.

‘사회적경제 금융 접근성 강화 방안 토론회’가 26일 틈 문화창작지대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토론 참가자들은 공익을 위해 사회적금융의 개념을 넓히고 지원을 확대해야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는 “사회적금융이라는 말이 나온 것은 금융이 본래의 공익적 목적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말하며 사회적금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이 대표는 국내 사회적금융의 문제점으로 낮은 투자금액과 단순한 투자형태를 꼽았다. 사회적 투자 인지도가 낮고 기대수익률이 낮아 민간자본 참여가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기업의 수익률이나 미래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투자상품을 개발해 사회적경제 분야의 낮은 투자매력도를 끌어올려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적금융 조성을 위해 초기 공적 자금이 선(先)손실을 감당하는 ‘인내 자본’ 역할을 해야 한다”며 “장기적 안목으로 정부가 초기에 사회적 투자를 주도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사회적 투자 세제 혜택 제공 ▲금융기관 사회적 목적 대출 비율 의무화 ▲사회적 금융기관 규모 확대 등으로 법과 제도를 정비할 것을 제안했다.

곽제훈 팬임팩트 코리아 대표는 이어진 발제에서 사회적금융 강화 방안으로 사회 성과연계 채권(SIB:Social Impact Bond)을 활용한 ‘사회 성과보상 사업(이하 SIB사업)’을 제안했다.

SIB사업은 정부 의뢰로 민간이 투자해 공공사업을 수행한 뒤, 성과 목표 달성 시 정부가 예산을 집행해 투자자에게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형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정부가 청년실업률을 5% 낮추기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면 이를 민간에 위탁해 성과에 따라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곽 대표 표현을 옮기면 ‘정부 역할이 비용 집행자에서 성과 구매자로 바뀌는 셈’이다.

곽 대표는 “기존 공공정책은 문제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이지만, SIB사업은 예방적 사업에 세금을 주로 사용하기에 중ㆍ장기적으로 예산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업 결과에 대한 위험이 자발적 투자자에게 분산되고 다양한 당사자들이 참여해 민관 협치가 실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모든 사업을 SIB로 진행할 수는 없다고 했다. 곽 대표는 “사업 추진 시 단순한 복지사업이나 자금만으로 해결 가능한 과제는 제외해야한다”라며 “계량적ㆍ객관적 성과지표가 존재하고 지역사회에 사업을 수행할 기관이 존재해야한다”고 했다. 이어서 “인천도 SIB사업을 이해한다면 추진할 역량이 충분하다”라고 덧붙였다.

26일, 틈 문화창작지대 다목적홀에서 '사회적경제 금융 접근성 강화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어진 토론에서 박상휘 인천시사회적경제연합회 공동대표는 “일반적으로 사회적금융이라 하면 사업에 금융을 지원받아 수익을 달성하면 사회에 환원하는 형태만을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방식도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SIB사업이 성과 위주로만 흘러가지 않게 장기적 관점으로 추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하운 인천시 경제특별보좌관은 “정부가 사회가치기금을 설립하고 민간자본 참여를 유도해 사회적금융 시장을 키워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사회적금융 활성화 방안’을 보면 사회적금융 지원 대상을 사회적기업ㆍ협동조합ㆍ자활기업ㆍ마을기업만으로 한정했는데, 이는 굉장히 협소한 인식이다. 추후에는 사회적금융도 주식이나 사채 발행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욱 인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다양한 조직 참여와 협력이 필요한 만큼 인천만의 사회적 목적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정부가 지난해 설립한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을 활용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민사회가 역량을 키우고 정부 기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기금 조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덕찬 사회적기업지속가능발전소 대표는 “SIB사업이 목표로 하는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설정하고 결과를 평가해야한다. 그렇지 못하면 ‘예산 나눠주기’식 지원 사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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