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사실관계 확인 후 진료비 지원”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피부질환과 위장염 환자가 137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시는 24일 기준 서구, 중구 영종도, 강화군에서 적수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피부질환 환자가 103명, 위장염 환자가 34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구가 가장 많다. 서구 피부질환자는 98명, 위장염 환자는 33명이다. 영종도에서는 피부질환 5명, 위장염 1명이 발생했다. 이들은 모두 담당 의사나 간호사 등으로부터 적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시는 각 지역 보건소에서 지역 의료기관 182곳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환자 발생 여부를 점검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정현민 환경부 ‘인천 수돗물 안심지원단’ 단장이 24일 인천시청 기자회견실에서 1차 수돗물 수질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들이 적수 사태에 따른 피해 보상을 당장 받는 데는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보상을 받으려면 적수로 인해 발병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야하는데, 발병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이를 구분하는 게 쉽지 않다.

앞서 시는 의사소견서 등으로 적수로 인해 발병했다는 사실관계가 입증되면, 진료비를 지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의사가 ‘객관적으로 적수에 의한 것’이라는 소견서를 써줘야 보상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피해 주민들은 지난 24일 시가 개최한 ‘수돗물 정상화 민관 대책위원회’에서 각 지역 거점 병원을 지정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줄 것을 요청했다.

시 관계자는 “적수에 의한 발병임을 확인한 뒤 진료비를 지원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적수로 인해 발병했다는 객관적 진단이 어려운 환자를 지원 대상에 포함할지는 추후 논의해 결정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인천에서는 지난달 30일부터 발생한 적수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서구와 영종, 강화 지역에 적수가 공급돼 가구 약 1만개와 학교 150여 개가 피해를 보고 있다. 인천 수돗물 안심지원단은 1차 수질 검사 결과를 공개하며 “기준치 이내지만 착색은 계속되고 있다”며 “아직 음용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30일 서구 공촌정수장에 물을 공급하는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이 전기 점검으로 가동이 중지되자, 인근 수산정수장과 남동정수장 수돗물을 대체 공급하기 위한 수계 전환 과정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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