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비대위대표, “준 환경영향평가와 준 공론화 수용해야”
인천의료원, “3주 이상 단식 장기 및 근육 손실…합병증 위험”
인천시의회, "시민청원을 통한 인천시공론회위 상정 검토 중"

인천 동구 수소연료전발전소 건립 반대를 위한 김종호(정의당 인천시당 사무처장) 주민대표의 단식이 28일째 접어들었다.

김 비대위 대표는 현재 서 있기조차 어려워 화장실을 가거나 잠시 산책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인천시 청사 로비 입구 앞에서 누워 지내고 있다. 얼굴은 무척 수척해졌고, 몸을 제대로 가누기 힘든 상황이다.

김 대표의 건강을 체크 하고 있는 인천의료원이 5주 차에 접어든 단식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인천연료전지(주)의 공사 중단과 인천시의 공론화를 통한 해결을 수용하기 전까지 김 대표는 단식을 중단할 수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어지러움과 눈에 통증을 느끼고 있고, 서 있기 힘들며 기력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김 대표의 단식 지속 의지가 워낙 강해 의료진도 그의 건강 체크만 하고 더이상 지속하면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대위 측에 얘기만 전할뿐이다.

인천의료원 관계자는 “단식이 4주 차에 접어들면 몸의 기력과 장기 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김 대표의 몸무게는 일단 10kg 이상 빠졌다. 일반적으로 3주 이상을 지속하면 내부 장기에 손상이 가기 시작한다. 축적된 내부 에너지를 소진하고, 근육마저 손실되기 시작해 나중에 합병증이 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관계자는 또 “거듭 얘기하지만 3주 이상 단식하면 건강과 생명이 굉장히 위험하다. 그런데 5주 차에 접어들었다. 금요일 체크 했을 때는 아직 혈압과 심전도 등에 무리한 변화는 없었다. 그런데 지금부터는 정말에 건강과 생명이 위험하다. 게다가 날까지 더워지기 시작했다”며 우려했다.

단식 28일차에 접어든 김종호 비대위 대표

의료진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김종호 대표의 단식 의지는 무척 강했다. 김 대표는 “최근 국내외에서 수소 폭발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그런데 동구에서는 주민들 아무도 모르게 밀실에서 수소연료발전소 허가가 났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자. 내 집 앞에 폭발사고 위험이 있는 수소연료발전소가 들어온다는 데 가만히 있으면 되겠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김 대표 지적대로 지난 5월 강릉에서 수소탱크 폭발로 사상자 8명이 발생했고 지난 1일에는 광양제철소에서 수소가스 폭발로 사상자 2명이 발생했으며, 10일에는 노르웨이에서 수소연료충전소가 폭발해 노르웨이 정부는 현대차에 수소연료자동차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김 대표는 비대위가 요구하는 3가지를 인천연료전지와 인천시가 수용하기 전까지 단식을 멈출 수 없다고 했다. 비대위 요구하는 3가지는 ▲공사 중단 ▲환경영향평가에 준하는 안전성ㆍ환경성 검증 수용 ▲인천시공론위원회에 준하는 공론화 방식의 해결 세가지다.

이 요구는 앞서 지난 11일 인천시와 동구, 동구비대위, 인천연료전지 간 4자 회담 때 시가 제안한 내용이기도 하다. 시는 공사 중단과 환경영향평가에 준하는 안전ㆍ환경 검증을 제안했다.

그러나 사업자인 인천연료전지(주)가 13일 열린 2차 4자회담 때 회담 시작부터 공사를 절대 중단할 수 없다고 밝혀 협상을 결렬되고 말았다.

그 뒤 시와 동구는 협상 재개를 위해 분주해졌고, 인천연료전지의 모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 또한 여론이 악화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를 강행하겠다던 인천연료전지는 여론 악화에 부담을 느껴 19일까지 동구비대위가 제시한 3가지 요구안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했으나, 동구비대위는 17일 오후 6시까지 발표할 것을 촉구했다.

김종호 동구비대위 대표는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했더라도 동구 주민동의 구했어야 하는데, 밀실에서 주민 아무도 모르게 추진하고 법과 제도가 미흡한 점을 이용해 안전성조차 검증하지 않았다. 그런데 사고는 계속 터지고 있다”며 “환경영향평가에 준하는 검증과 공론화를 통한 해결은 박남춘 시장이 얘기한 주민수용성을 실천하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말했다.

한편, 비대위 대표의 단식이 길어지고 건강이 위험하다는 소식에 인천시의회도 분주해졌다. 인천시의회는 조선희(정의당, 비례) 시의원과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제안한 시민청원 접수를 통한 공론화위원회 의제 상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용범(민주당, 계양3) 시의회 의장은 "시의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에 책임을 공감하고 있다. 지난 14일 본회의 때 조선희 의원이 제안한 '시의회 시민청원 접수를 통한 공론화위원회 의제 상정' 등을 포함해 시의회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 중"이라며 "빠른 시일 내 상임위원장을 포함한 의장단 회의를 열어 의회가 할 수 있는 일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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