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는 뇌가 저성장하는 질환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사회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를 받는 아동의 비율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로 부모의 잘못된 인식에 기인한다. 가장 잘못된 인식은, ADHD 성향을 질병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성격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가장 자주 듣는 말은 “아이가 조금 산만해요”이다. 이렇게 표현하는 부모들에게는 ‘약간 산만할 뿐인데 무엇 하러 치료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아이들의 산만한 행동은 학년이 올라가면서 점차 줄어들기는 한다. 잔소리에 혼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아이 스스로 조심하는 경향이 증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의 집중력은 정말 높아지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볼 수는 없다. 행동은 조금 조심스러워지지만, 주의력 결핍은 여전히 강하게 유지된다. 따라서 조용히 앉아있지만 집중하지 못하는 ‘조용한 ADHD’로 바뀌어가는 것이다. 산만한 상태는 단순히 성격문제가 아닌, 이후에 학습장애가 충분히 예견되는 상태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르게 표현하는 것은 ‘아이가 남자라서 저래요’이다. 이러한 표현으로 아이의 과잉행동을 합리화하는 경우가 많다. 정도 이상의 과잉행동을 해도 남자아이라면 양해된다는 생각이 깔려있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차 나아질 거라는 기대도 한다. 그러나 이는 착오다. 분명한 것은, ADHD 경향을 보이는 아이들의 뇌 성장 발육이 또래 아이들보다 대체로 2년 정도 늦는다는 것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초등학교 3학년이 1학년과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이 다섯 살 유치원 아이들과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즉, 남자아이라서 과잉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연령에 맞는 자기조절력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과잉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가정교육 문제를 이유 삼는 경우도 많다. “아이 버릇을 잘못 들였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ADHD가 부모의 교육이 잘못돼서 생기는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를 혼내고 엄하게 다스리면 고쳐질 것이라 기대한다. 물론 아이를 혼내면 과잉행동은 조금 줄어든다. 하지만 아이는 행동만 조심할 뿐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고, 다리를 덜덜 떨고, 연필을 정신없이 돌릴 것이다. 그러면서 머릿속은 하늘을 날아다니며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정신없을 것이다.

ADHD는 아이의 성격이나 부모의 훈육 문제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ADHD는 뇌신경 발달 이상이다. <그것은 뇌다>라는 책의 저자인 다니엘은 ‘SPECT’라는 촬영 장치를 이용해 뇌를 연구했는데, ADHD 아동들은 전전두엽 활동력이 두드러지게 감소된다고 한다. 김붕년 서울대병원 교수도 유사한 연구 내용을 발표한 적이 있다. ADHD 아동의 대뇌피질, 특히 전두엽 피질의 두께는 또래 아이들보다 얇다고 한다. 즉, 키가 작은 아이들이 있듯이 대뇌피질 두께가 얇아 대체적으로 2년 정도 느리다고 한다.

결국 ADHD 아동은 뇌 성장이 늦어지는 신경질환을 보인다는 것이다. 키가 자라지 않으면 큰 병인 듯 여기는데, ADHD는 뇌가 저성장하는 질환이다. 아이가 산만하다면 아이의 뇌는 저성장 상태인 것이다. 아이가 과잉행동을 한다면 아이의 뇌는 2년 정도 늦게 자라는 발달지연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이는 훈육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아이들의 뇌가 제때에 자기 연령에 맞게 자라게 해야 한다. 키가 자라듯이 뇌도 자라야 해결되는 것이다. 따라서 아동 ADHD는 본질상 의학적 개입이 필수적인 질환이다. 그것이 양방이든 한방이든 의학적 판단이 먼저 선행돼야한다.

※ 김문주 원장은 소아 뇌신경질환 치료의 선구자로서 국제학술지 E-CAM에 난치성 소아 신경질환 치료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보건복지부의 뇌성마비 한방치료 연구에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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