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설명회서 인천항만공사와 부두운영사들 평행선 달려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항 새 국제여객터미널 부두 운영회사(TOC: Terminal Operation Company) 선정을 앞두고 인천항만공사와 TOC 업계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이하 공사)가 새 국제여객터미널 TOC 선정을 위해 16일 진행한 입찰 설명회에서 공사와 TOC 업계는 서로 다른 의견 차만 확인했다.

공정율 94%를 보이고 있는 새 인천항국제여객터미널 전경.(자료사진)

공사는 15일 준공한 새 국제여객터미널을 올 12월에 공식 개장할 예정이다. 개장에 앞서 TOC를 선정하기 위해 설명회를 개최한 것이고, 다음달 3일 신청자를 접수할 예정이다.

새 국제여객터미널을 개장하면 연안부두 옆 제1여객터미널은 국내여객터미널로만 사용하고, 내항 제2여객터미널은 일부 시민 개방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 기존 제1ㆍ2여객터미널의 국제여객터미널 기능이 새 국제여객터미널로 통합ㆍ이전된다.

TOC는 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하는 카페리 선박의 화물 처리와 지원시설 유지ㆍ관리 등의 업무를 맡는다. 새 국제여객터미널 부두(22만5991㎡) 임대 기간은 30년이며, 임대료는 1차년도 40억 원에서 시작해 5차년도 51억8000만 원까지 오를 예정이다.

기존 제1ㆍ2여객터미널 TOC(영진, 선광, 우련, 동방)는 국제여객터미널 기능 통합ㆍ이전을 앞두고 3년 넘게 공사와 협의했는데, 임대료 상승은 이해할 수 있어도 공사가 부담해야 할 몫도 민간에 부담시켰다며 반발하고 있다.

TOC 업계는 “공사가 공고한 TOC의 역할에 ‘CY(컨테이너 야드) 전용사용권’이라고 돼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무사항을 살펴보면 카페리 부두 하역 범위를 초월하고 있어 상충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사는 “선정된 TOC가 CY 사용료와 게이트의 이용료를 사용자에게 징수할 수 있고 하역 업무도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 경우 TOC가 결국 CY 사용료와 게이트 이용료를 하역업체에서 징수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이는 또 하역업체의 임차료 상승으로 이어지며, 이는 결국 부두를 유지ㆍ관리해야하는 TOC가 시설물 유지관리비용도 지급해야 상황이 된다고 TOC 업계는 반발했다.

TOC 업계는 또, 공사가 의무사항으로 제시한 ‘2019년 12월 개장 시 하역작업 개시 의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걱정했다. 특히, 입국검사장(CIQ)의 경우 법적 요건을 반드시 갖춰야하는 어려움이 있는데 TOC에 개장 시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하지만 공사는 “6월 초 우선 협상 대상자가 선정되면 바로 공사를 진행해 11월이면 완료할 수 있고 늦어도 12월 개장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며 선정사와 협의하겠다고 했다.

반면 TOC 업계는 “상부시설에 운영동과 주차장, CFS(컨테이너 화물 창고), 냉동시설 등을 설계하는 데 2개월, 지방자치단체 건설 허가에 2.5개월 소요되며 그 뒤 실시계획 승인을 항만청에 신청하는 프로세스다”라며 “최소 공사 허가 기간만 5개월 이상 예상돼 착공은 11월에나 가능한데, 올 12월에 맞추라는 것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TOC 업계는 공사가 항만 보안까지 업계에 넘긴 것은 심각한 처사라고 했다. 공사가 공고한 입찰자료를 보면, TOC는 부두를 운영하기 위해 상부시설물을 투자하고 부두 전체 관리와 항만 보안을 유지해야한다.

TOC 업계 관계자는 “언론 보도에 의하면 연간 유지관리비용만 40억 원 이상이다. 이를 하역업체들한테서 받으라는 것인지, 아니면 누구한테 청구해 수익을 내라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특히 항만 보안은 공기업 영역인데 이것까지 넘긴 것은 심각한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사는 앞서 얘기한 대로 “TOC의 수익은 CY 사용료와 게이트 이용료로 충당하면 된다”고 했고, “CY 사용료와 게이트 이용료는 당사자 간 거래이므로 공사는 관여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TOC 업계는 이구동성으로 “TOC가 부두 임차료에 유지관리비용, 보안비용까지 지불해야한다면 결국 하역업체 등에 엄청난 비용을 청구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기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TOC 업계 관계자는 “3년 6개월에 걸쳐 공사와 새 국제여객터미널 개장을 대비해 이전 협상을 했다. 결국 공사가 TOC들의 모든 운영 노하우를 이용한 것밖에 없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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