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시가 굴포천 중하류구간에 일명 ‘부천운하’ 건설을 추진해 최근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된 굴포천 부평구간의 운명이 갈림길에 섰다는 보도다.

부천시는 경인운하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계양구 다남동 서울외곽순환도로 노오지JC에서부터 부평구와 부천시의 경계인 상동유수지까지 총 8㎞ 구간에 운하건설을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인운하의 시발점인 굴포천 방수로 시점부터 오정물류단지까지 약 5.3㎞구간을 폭 60~80m, 수심 6.3m로 파내고, 오정물류단지에서 영상문화단지 북측과 인접한 상동유수지까지 약 2.7㎞를 폭 40~60m, 수심 5m 이하로 파내 운하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지난 2월 6일 홍건표 부천시장과 함께 부천운하 건설 추진구간을 둘러보면서 “수상택시와 수상버스가 다니면 많은 관광객들이 상동영상문화단지를 찾아 식사도 하고 무형문화도 체험하면 좋을 것이다. 부천운하 건설을 경기도가 적극 지원하겠다. 수질도 좋고 깊이만 좀 더 파면 운하가 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굴포천이 부평구의 만월산 칠성약수터에서 발원해 계양구와 부천시를 거쳐 경기도 김포시 고촌면 태리에서 한강과 합류하는 총길이 17.8㎞의 하천이라는 데 있다. 인천시는 45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부평구청부터 부천시 경계까지 굴포천 중상류 6.6㎞구간의 밑바닥을 준설한 뒤, 풍납취수장으로부터 한강 물을 끌어와 부평구청 앞 굴포천에 흘려보내고 있다. 현재 굴포천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부천시 계획대로 굴포천 중하류구간에 물이 채워지고 유람선이 떠다니고 물류단지가 들어설 경우 그 여파는 고스란히 굴포천 부평구간으로 올 것이 예상된다. 어렵사리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된 굴포천이 난데없는 운하를 만나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굴포천은 홍수로 인한 범람 위험이 있어 오래 전에 방수로가 설치돼있다. 굴포천은 평상시에 한강으로 흐르는데, 홍수가 발생해 한강으로도 물이 못 빠져나갈 경우 굴포천 방수로를 통해 서해로 빠져나가게 돼 있는 것이다.

때문에 굴포천 방수로에 물이 채워져도 큰 무리는 없으나, 굴포천의 경우 물을 더 채워 넣었을 경우 범람 위험은 심각해지고 만다. 부천운하가 인재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와 부천시가 이를 외면하고 계속 부천운하를 추진한다면 ‘지역이기주의’라는 비난과 함께, 지역 간 갈등과 대립을 초래한 장본인이라는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아울러 지난 3월 13일 부천시가 ‘부천운하 건설 범시민 추진위원회’를 발족한 상황에서 인천시가 ‘금시초문’이라고 밝힌 것은 안타까움을 넘어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인천시는 빨리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에 적극 나서야한다. 그 대응은 부천운하 건설 계획 백지화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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