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용 인천경제청장, 퇴임식 취소 편지로 작별인사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지난 3일 사퇴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쿠웨이트 순방을 수행했던 김 전 청장은 편지로 “비행기 도착시간이 불확실해 직원들이 불편하지 않게 퇴임식을 취소하고 기내 편지로 갈음하고자 한다”고 3일 퇴임 소식을 전했다.

김 전 청장은 “이낙연 국무총리님을 모시고 쿠웨이트시티에서 한-쿠웨이트 비즈포럼을 마친 후, 셰이크 메샤알 쿠웨이트 투자청장과 MOU 협약을 끝냈다”며 “이로써 저는 제5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으로서 공식 일정을 모두 끝냈다”고 했다.

김 전 청장은 퇴임 편지에 경제청장으로서 경제자유구역의 난제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코노미스트 자매지 EIU가 2025년 성장잠재력이 가장 높은 도시 세계 2위로 인천을 지목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일할 기회를 주신 유정복 전 인천시장님과 박남춘 시장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 전 청장은 지난 1년 반 동안 얽히고설킨 경제자유구역의 난제들을 풀고 새로운 성장 기틀을 마련해 경제성장의 모멘텀을 만들어나가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김진용 인천경제청장

“청라에 성과 많아… 지시티는 소신과 원칙대로 처리”

김 전 청장은 우선 재임 기간 동안 가장 많은 민원이 발생한 청라국제도시를 거론했다. 그는 제3연륙교 타결을 손꼽으며 “2017년 9월 12일 저는 국토부 차관 집무실을 찾아가 ‘인천시가 손실보전금 전액을 부담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이로써 10여 년을 끌어왔던 제3연륙교 문제가 풀렸다. 물론 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시의 조정과 인천도시공사의 협조가 있었다”고 했다.

김 전 청장은 신세계 청라스타필드에 대해 “2017년 당시 신세계가 부천시에 복합쇼핑몰을 건립을 허가하려 하자, 부평구를 비롯한 인천시가 영세상인 보호를 이유로 반대하는 바람에 지자체 간 갈등이 증폭됐다”며 “이 상황에서 청라스타필드 허가는 소위 내로남불 격이라 매우 곤란한 상황으로 인식되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러한 와중에 “2017년 8월 16일 경제청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경제청 차장으로 발령장을 받았다. 발령장을 받자마자 영종청라본부장에게 ‘스타필드 즉시 허가 내줘라. 이후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지시했다”며 “청라는 부평상권으로부터 떨어져 있고 새로 개발된 도시라 상황이 다르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김 전 청장의 청라국제도시의 성과로 청라의료복합단지의 경제자유구역위원회 심의 통과, 하나금융타운 2단계 글로벌인재개발원 준공, 포스코건설의 참여를 통한 청라시티타워 건립 예정, 청라IHP에 현대무벡스와 첨단자동차 부품업체 AIT 유치, 중소기업 460개 입주가능한 에이스건설의 지식산업센터 유치 등을 꼽았다.

그는 또 5만7000평 규모의 M유통이 투자유치계획위원회를 통과했고 1만8000평 규모의 C유통이 2021년 개장할 예정이라 청라 발전과 고용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가장 많은 민원이 발생한 청라 G-City에 대해서는 “원칙과 소신을 지킨 경제청에 대한 찬사와 격려도 많았다”며 “만약 G-City를 원안대로 허가해줬다면, 집단민원을 넘어 청라주민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하고, 감사에서 처벌받는 사태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영종은 하늘로 세계로 비상하는 국제도시”

김 전 청장은 영종국제도시의 경우 항공정비(MRO)산업을 육성하고 복합레저도시로 만드는 일에 주력했으며,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무의도 일대에 쏠레어를 유치해 경제자유구역으로 재지정하는 데 성공했고, 파라다이스가 1단계 사업을 마무리했으며, 미단시티의 경우 시저스의 복합레저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인스파이어는 1조원을 더 투자해 총 2조8000억 원을 투자키로 했고 상반기 착공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 전 청장은 또 용유도 park52 부지를 국내 최고의 영화와 드라마 촬영장으로 만들고 관광테마파크를 만들어,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명소로 추진 중에 있다고 했다.

연세대 특혜 논란에 “비난할 게 아니라 세브란스병원 오게 하는 것”

김 전 청장은 송도에서 우선 게일사와 포스코건설사 간 분쟁 마무리, 아트센터인천 1단계 콘서트홀 기부채납과 2단계 오페라하우스 설계 착수, 한옥마을 내 엔타스식당 유지, 6ㆍ8공구 SLC의 기투입비 주장 포기, 워터프런트 1-1단계 착공, 11공구에 바이오단지 지정 등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김 전 청장은 특혜 논란을 야기한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사업협약 체결에 대해 “남들이 세브란스병원이 안 들어왔다고 연세대를 비난할 때 저는 경제청이 해야 할 일은 비난에 동참하는 것이 아니라, 세브란스를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며 “연세대 사이언스파크를 만들어 유능한 교수와 연구진이 송도에서 미래의 꿈을 펼쳐나갈 수 있게 해야한다”고 소회를 남겼다.

시와 입장 차이가 드러난 투마로우시티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래성장동력을 구축하기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고 했으며, “5G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시티 사업이 투마로우시티를 중심 거점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청장은 또 “아트센터 앞 호수에 세계 최고의 댄싱파운틴을 설치하고, 워터스크린과 첨단 조명시설, 사운드시스템을 넣어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앞 분수보다, 두바이 부르즈칼리파 분수보다 더 화려하고 멋진 분수를 만드는 사업을 구상했다”며 “아트센터와 그 주변을 워터프런트 사업과 연계해 세계적인 축제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청장은 경제청에 제기된 ‘특혜’와 ‘퍼주기’ 비판에 대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도 송도 대신 서울을 낫다고 평가하는 외국인 투자자 사례를 거로하며 “투자유치는 서울이라는 강력한 상대와 버겁게 싸워야 하며, 매력적이고 파격적인 투자조건과 비즈니스환경을 제공하는 외국도시와 싸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말도 안 통하는 도시, 약국과 병원 가기도 어려운 도시에서 산다는 것은 매우 불편하고 두렵기까지 한 일입니다. 거래와 협상에 있어서 역지사지 없이는 메아리 없는 외침에 불과하다”며 “맥락과 상황을 분리해 ‘특혜다, 퍼주기다’고 단정하는 것은 일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