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봉암기념사업회, 25일 죽산 서거 60주기 심포지엄 개최
서울대 함규진 교수, 박찬대 국회의원 등 6명 토론 참여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사)죽산조봉암선생기념사업회는 25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죽산 서거 60주기를 기념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은 죽산에 대한 우리 사회의 오해를 풀고 그의 사상과 정치 노선을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과 송영길·박찬대 국회의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심포지엄은 ‘조봉암의 정치노선과 영미의 진보주의’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좌장은 주대환 기념사업회 부회장이 맡았다.

죽산 조봉암 서거 60주기 기념 심포지엄

발제는 서울대 함규진 교수가 진행하고, 토론에는 상지대 오유석 교수,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국회의원, 정의당 정석준 정의정책연구소 부소장, 중앙대 나연준 박사과정 연구자, 락밴드 ‘전범선과 양반들’ 전범선 리더가 참여했다.

함규진 교수는 발제에서 “죽산 정치사상은 사회민주주의라기보다는 신생자유주의에 가깝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과거 이념 정쟁 속에서 ‘빨갱이’로 몰려 비명에 가야했다는 것은 한국정치가 민주주의와 시민의식을 어떻게 길러왔는지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죽산은 어려운 시대적 상황에서도 스스로 자유와 공화의 이념을 키워내려 한 인동초(忍冬草)”라고 논했다.

오유석 교수는 “운동가도 아니고 혁명가도 아닌 ‘정치인’으로 죽음을 선택한 죽산 선생은 토지개혁 실시와 평화통일론 주창 등 거시·역사적으로 한국 사회에 비전을 제시한 진정한 민주적 대중정치인”이라고 말했다.

박찬대 의원은 “죽산 선생의 정치적 생환을 바라고 있으며, 나아가 인천에서 죽을 때까지 평화통일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염원이 인천시민들에게 전파될 것을 기대한다”면서, “죽산 뿐만 아니라 여러 이유로 서훈이 취소된 항일 독립운동가가 많은데, 평화와 번영의 시대에 발맞춰 가기 위해 이들에 대한 발굴과 추서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장석준 부소장은 실천가로서 죽산을 평가하면서, “제헌헌법에서 그는 ‘정치적 민주주의’만이 아닌, 무려 ‘경제적 민주주의’를 역설하며 어떤 특권층도 없고 주권자인 국민의 이익을 균등하게 보장하는 나라를 꿈꿨다. 이것은 현재 우리에게 되살아나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나연준 연구자는 “죽산은 실용주의의 철저한 근대인”이라며 “그의 진보정치는 실용주의의 결과물임에도 불구하고 공산주의자로 낙인찍어 결국 법살 당했다”고 지적했다.

전범선 토론자는 조지 오웰과 죽산 선생을 비교하면서 “공산주의자였던 죽산은 해방 직후 전향하고 제3의 길을 걸었다”며, “죽산 사상의 평화통일론은 일부에 지나지 않고 ‘진보’라는 관점은 ‘자유주의’냐 ‘사회주의’냐를 떠나 세계·비교사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는 기념사업회와 서울 망우리 공원 묘지의 죽산 조봉암 선생 묘역을 재정비하고 주변 경관 개선 사업을 추진한다.

새얼문화재단은 올해 죽산 조봉암 선생을 기리는 '석상'을 건립할 예정이다.  2011년부터 시작한 사업은 현재 5400여 명이 참여해 기금 7억5000여 만원이 모금됐다.    

정치권에서는 송영길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2011년 반려된 독립유공 서훈을 재추서하기 위해 힘을 보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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