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노하우 풍부한 우리 기업 진출에 좋은 기회
NSIC와 포스코 문제 해결 등 갈등 해소 성과
청라는 송도, 영종 지구보다 개발률 월등히 높아
송도에 세계 최고층 빌딩 들어서길 희망

[인천투데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 일정에 맞춰 우즈베키스탄 안그렌경제자유구역 위수탁 운영에 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우즈벡 정부는 안그렌을 비롯해 12개 지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고 경제개발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중에서 나망간(Namangan viloyati)과 부하라(Bukhara), 페르가나(Fergana), 타슈켄트(Tashkent) 등 주정부 4곳은 인천경제청과 협력의향서 또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안그렌’ 합의에 따라 재정 부분은 우즈벡에서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기획·개발·투자유치·운영 등 관련 권한은 인천경제청에서 맡게 되는 성과를 냈다. 인천경제청은 향후 안그렌 현지에 대표 사무소를 설치하고 구역 개발과 운영, 관리를 전담할 전문인력을 파견할 예정이다.

김진용 청장은 지난 24일 임기 1년 이상을 남기고 사퇴하기로 했다. <인천투데이>는 우즈벡 위수탁 과정과 그동안 인천경제청의 성과를 듣고 ‘고별’ 인터뷰를 겸하여 인천 송도에서 김 청장을 만났다. 퇴임을 앞두고 같는 인터뷰라 '맥'이 빠질법도 했지만, 시종일관 일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김진용 인천경제청장

 우즈벡 경제자유구역 위수탁 체결 과정은.

우즈벡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후 새로운 경제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인천경제자유구역을 모델로 삼고자 했다.

선택과정에서 다른 나라도 고려됐지만 특히 우리나라가 어려운 환경에서 짧은 시간 내에 경제 발전을 이루었던 것이 주 선택 이유로 보고 있다. 우리 모델을 우즈벡에도 적용하면 좋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또 우즈벡과 우리나라의 인구 규모와 역사적인 관계도 작용했다. 우즈벡 인구는 현재 3300만 명 정도다. 우리 민족인 고려인도 18만 명 정도가 우즈벡에 거주하고 있다. 고려인들은 국가 관직에도 진출해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역사적으로도 우리와 유대관계가 있다고 본다.

더불어 송도 포스코타워에는 우즈벡 무역대표부가 이미 들어섰고, 그동안 우즈벡 대사, 타슈켄트 주지사와 외국인 투자 등을 총괄하는 검찰총장과도 친밀 관계를 유지했다. 이러한 것들이 직간접적으로 이번 위수탁 체결 과정에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기업투자 등 향후 전망은.

우즈벡은 인천에서 비행기로 7시간 걸린다. 돌아올 때는 6시간이고 시차만 4시간 차이다. 그렇게 먼 나라를 고구려 사신들은 육로로 왕래했다. 사신도도 그 곳에서 발굴되기도 했다.

실크로드는 중국 텐산산맥을 넘어 우즈벡으로 이어진다. 우즈벡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도 중앙에 위치해 있는 심장과 같은 지역이다.

따라서 우즈벡과의 교류를 증진하고 긴밀한 협력을 통해 향후 중앙아시아로 경제적인 협력을 넓힐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다. 우즈벡을 발판으로 손쉬운 경제 교류를 갖게 될 것이고, 특히 경제적 영토를 넓히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기대효과는.

우즈벡은 우리나라의 600여 개 기업들이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인천 제조업 등 기업들의 판로 개척 관점에서 중앙아시아는 중요한 거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 대우의 김우중 전 회장시절에는 공장이 있었고, 현재까지 그 지역에서 가장 많은 차가 지엠 대우차다. 쉐보레. 즉, 자동차 부품 등을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는 등 도움이 되지 않겠나. 엔지니어링, 건설사 등도 진출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우즈벡은 도로 등 인프라가 사실 좋은 편은 아니다. 노면 상태도 좋지 않아서 향후 도로 정비등 토목사업과 주유소 사업 진출 등 다양한 사업 분야 진출을 노릴 수 있다.

또 중국을 거치는 철도를 이용한다면 항공 물류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물론 항공 물류도 좋다. 인천과 우즈벡 타슈켄트는 대한항공 등 하루에 한 편씩 비행기 운항을 한다. 교류가 활발해 지고 있다. 패르가나주도 인천 직항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

본격적인 우즈벡 사업 시점은 언제로 보는가.

올해 안에 추진하는 것으로 협약을 맺었다. 물론 후속 이행 협약도 있다.

인력 파견 등 구체적인 것은 협의를 해야겠지만, 초기에는 토목·도시계획·건축·투자유치 전문가 등 10~20명이 될 것으로 본다. 상황에 따라 현지인 고용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우즈벡에서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가 있을 텐데.

경제개발 관점에서 산업단지 조성을 특히 고려하고 있다. 제조업 분야가 아직은 취약해서 2차 산업과 더불어 첨단 제조업 등에 관심이 크다.

우즈벡은 1차 산업 중심이기 때문에 2차 산업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그런데 3차 산업으로 이어지는 순차 전환보다는 2차 산업을 기반으로 동시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테이터(Big Data) 등 첨단 정보통신 관련 분야도 시각이 확장돼 있다. 또 관광 산업에도 무척 관심을 갖고 있다.

산업단지 조성 관련해 도시공사 등 협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물론 충분히 가능하다. 기술과 노하우가 풍부한 우리나라의 좋은 기업들이 진출하고 특히 도시공사와의 협업을 통해 결과적으로 우즈벡 제조업 기반을 다지는 큰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본다.

인천경제청 그동안의 투자유치 성과가 미약하다.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와 포스코건설이 3년 넘게 엄청난 갈등이 있었다. 이를 해결했다는 것, 그리고 ‘아트센터 인천’ 2단계 사업 추진으로 들어갔다는 점과 워터프런트 조성공사 문제 해결 등에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6-8공구 개발과 관련해 송도랜드마크시티(SLC)에 헐값 매각, 특혜 의혹 등 참 말이 많았는데 이 또한 해결됐다는 점에서 성과라고 볼 수 있지 않겠나.

더불어 도시가 제대로 성장하려면 중요한 것이 교육이다. 학교 교육과 관련해 어느 정도 기반이 잘 잡혔냐도 중요한 관건이다. 연세대가 1단계에서 2단계 사업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잘 안되고 있었다.

지금은 세브란스병원을 유치하게 되고, 학교는 학부생 1학년만 다니는 상황이었는데 이제 대학원 과정까지 연계해 바이오산업과 첨단 ICT 분야 등을 연구할 수 있는 사이언스파크 조성에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11공구와 관련해 아파트 위주에서 다른 그림으로 바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바이오 메카로 송도를 조성하기 위한 계획 변경은 잘한 것 같다.

청라는.

청라는 다른 지구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송도와 영종에 비해 개발률이 가장 높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업무협력 체결, 인천하이테크파크(IHP), 현대무벡스, 첨단지식산업센터 등을 이끌었다.

특히 협약 체결 전이지만, 새벽배송으로 유명한 마켓컬리가 들어오기로 했다. C유통업체는 미국 본사 회장을 만나 유치를 확정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스타필드와 함께 차병원의료타운, 하나금융타운, 제3연륙교 최근에는 청라시티타워 등이 해결돼 의미가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국제업무단지다. 개발을 방해한다는 말은 터무니없는 얘기다. G시티는 원안대로라면 주변 집값이 떨어질 것이 우려되는 것이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전국적으로도 문제시 되고 있는데, 난개발이 되는 것 아닌가. 주거생활환경이 열악해 지고 현재 있는 것은 법적으로도 위반 소지가 있다.

청라 본연의 발전계획을 위한 방향은 두 가지라고 본다. 하나는 지금 당장 급하니까 3만4000평 부지를 주상복합 등 중심상업지구 용도를 추가해 주거시설이 들어오게 하고 그 수익금으로 개발비용을 충당하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남은 땅은 서두르지 말고 시간을 좀 갖자는 것이다.

지난해 G시티 문제로 한참 시끄러울 때인 8월경에는 앞서 언급한 유통업체 마켓컬리와 협상이 진행 중이었다. 업체가 들어오면 30개 유통업체가 함께 들어오는 것이다. 이를 공개할 수 없었던 사정이 있었다. 경제청 입장에서는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평가되길 바란다.

영종은.

영종지구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보면 된다. 항공우주산업과 레저복합단지 분야다. 레저복합단지 개발은 고용유발 효과가 매우 크다. 인스파이어 리조트를 예로 들면 고용 효과는 2만 명 이상이다. 현지를 중심으로 채용을 진행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인스파이어와 시저스, 파라다이스 등이고, 무의도의 경우에도 쏠레어 리조트가 진행 중이다.

항공우주산업의 핵심은 항공정비단지(MRO) 조성이다. 인천시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할 때다. 사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자체 계획에 의해서도 인천을 염두하고 있다. 자동차가 접근하기 좋은 곳에 정비업소가 있듯이 비행기가 모이는 곳에 정비단지가 있어야 한다. 당연한 것이고 그게 순리다.

물론 우리 기술 수준이 비교적 뒤떨어져 있고, 일부는 상당히 올라왔다고 하더라도 항공사인 보잉과 에어버스 등에 신뢰를 줘야한다. 그렇다면 신뢰가 높은 업체와 합작을 해서라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순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다.

송도와 관련해서 말하고 싶다.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송도의 이른바 화룡점정(畵龍點睛)은 6·8공구에 있는 35만평이다. 이 곳은 가장 특색있는 세계 최고층 빌딩이 지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세계 최고층 빌딩은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다. 건축물이 지닌 힘은 대단한 것이다.

미국은 세계 최고층 빌딩을 왜 안올리나? 이유는 ‘돈’이 안되기 때문인데, 사업성이 없다는 생각인 것이다. 고층 건물은 도심 한가운데 짓는다. 그러려면 넓은 부지를 비싼 땅값을 주고 확보해야 한다. 예를 들어 1조 원을 투입해서 건물을 올린다고 하면 그 금융비용이 어머어마하지 않겠나. 또 유지관리 비용은 얼마나 많이 들겠나?

그런데 송도는 이게 가능하다. 부지를 제공하고 경제청에서 최대한 협조할 것이다. 인천 관광산업 등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생각한다.

인터뷰 김갑봉 기자 / 정리 류병희 기자 / 사진촬영 이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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