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두 차례 공모 실패해 자격조건 완화한 것”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시가 시립박물관 관장 임용 응시 자격조건을 완화해 후보자를 공모하자, 이 자격조건 완화가 박남춘 시장의 고등학교 친구를 관장으로 임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는 지난해 12월 시립박물관장을 공모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올해 1월 2일 다시 공모했지만 역시 적임자가 없어 ‘임용 후보자 추천 대상자 없음’으로 처리했다. 그러자 시는 최근 박물관장의 담당 업무 관련 분야와 응시 자격조건을 일부 수정해 다시 공모했다. 자격조건에서 민간경력 조항을 완화했다.

이전 민간경력 조항은 ‘관련 분야에서 2년 이상 근무ㆍ연구한 자로 법인 또는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의 지원을 받는 단체에서 임용 예정 직위에 상응하는 부서 단위 책임자 이상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인데, 여기다 ‘정규직 내지 상근직으로 근무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비상근 위원, 자원봉사, 프리랜서, 단체 활동 등 임용 예정 직무 분야에서 활동한 실적이 있는 경우 해당 기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경력에 포함 가능’이라는 조항을 추가했다.

또한, 관련 분야의 경우 박물관 운영, 전시ㆍ유물 관리와 교육에 ‘인천 역사ㆍ문화 홍보’ 분야를 추가했다.

그런데 이 자격조건 완화와 관련 분야 추가가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장 후보자로 A씨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파다한데, A씨는 박남춘 시장과 제물포고등학교 동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정설과 함께 ‘맞춤형 공모’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시는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시 문화재과 담당공무원은 “두 번이나 공모를 실시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했고, 박물관장 공석이 길어지고 있다. 임용 조건으로 적임자를 찾는 데 어려움이 크기 때문에 조건을 완화해 많은 사람이 응시할 수 있게 한 것이다”라며 맞춤형 공모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또, “자격조건 완화는 조건을 완화한 것이지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게 아니다”라며 “임용을 하고 안 하고는 시 인사위원회가 결정할 사항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는 오는 12~18일 응시원서를 접수하고, 23일 면접을 거쳐 24일 임용 후보자를 시 인사위원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시립박물관장 직위는 개방형 직위 4급(서기관)으로 일반인(일반임기제), 4급 공무원(관련 분야 1년 이상 근무) 또는 5급 공무원(관련 분야 3년 이상 근무)이 지원할 수 있다.

임용 기간이 2년으로 근무 실적이 우수할 경우 최장 5년까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개방형 직위 선발심사위원회가 후보자 2~3명을 추천하면 시 인사위원회가 최종합격자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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