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기관 “서면으로 해도 되는데 꼭 대면해야 하냐”
중기부 “직접 오면 짧은 시간 안에 빨리 해결 돼”

[인천투데이 김강현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10분짜리 면담을 위해 국내 각지에 흩어져 있는 60여개 기관을 대전으로 불러 모아 관계기관으로부터 ‘갑질’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중기부는 지난 5일 국내 각지에 흩어져 있는 60여개 기관에 ‘2019 중소기업제품 구매목표비율 조정 대면협의 참석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 내용은 “2019년도 중소기업제품 구매계획을 조정 협의서를 제출한 기관 중 전년도 구매실적보다 낮게 구매목표를 설정하거나 중기제품 30%, 기술개발제품 5% 미만으로 구매목표를 제출한 기관을 대면 검토로 조정협의 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에 해당하는 기관들은 8일 13:00~18:00시, 9일 10:00~18:00시 사이 대전시 청사로에 있는 한국산학연협회로 와서 10분 내외의 대면 협의를 진행하라고 통보했다.

이를 통보 받은 국내 60여개 기관은 단 10분의 대면협의를 위해 대전까지 오가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중기부가 전국 각 기관으로 보낸 공문 (독자제공)

60여개 기관 해당 소재지는 인천·경기·서울·강원·대구·광주·충청·전라 등 다양하고 대전까지 이동 시간이 많게는 몇 시간이 걸리는 곳도 있다. 먼 곳은 왕복소요시간을 계산하면 사실상 하루가 꼬박 걸리기도 한다.

중기부의 출석 요청에 응할 수밖에 없었던 한 기관 관계자는 “이메일이나 전화로도 충분히 해명할 수 있는 내용을 대전까지 가서 대면하는 게 말이 되느냐. 왔다 갔다 하면 결국 하루를 다 쓸 수밖에 없다. ‘갑질’중에서도 ‘상 갑질’”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중소기업을 대기업 갑질로부터 보호해야 할 중기벤처부가 오히려 갑질에 앞장서서 어이가 없다"고 불평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우리가 확인하는 기관이 800여개가 넘는데, 서류로 협의하기 위해 공문을 보내면 하루 종일 전화가 마비된다. 불편할 것은 알겠지만 여기 와서 대면협의를 하면 짧은 시간에 일이 잘 진행이 된다”고 해명했다.

이어 “대면협의가 10분 내외라고 해서 문제가 된다면 하루 종일 집중적으로 질문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음 주에 차관회의가 있고, 그 전에 결재와 회람 등 절차를 진행하려면 시간이 없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드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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