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인천투데이] 인천공항에서 아름답게 뻗은 인천대교를 시원하게 달리다 보면 인천이 첫인사를 하는 곳이 있다. 바로 송도 석산이다. 이 석산은 인천의 관광명소가 될 뻔했다. 한 때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촬영장으로 알려져 명소가 됐다. 그러나 지금은 폐쇄되고 말았다.

최근 연수구와 인천시는 흉물스럽게 방치된 이곳을 시민을 위한 힐링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했다. 유휴 토지에 도시농업체험장과 피크닉장, 명상길을 조성하고, 어린이 숲과 야외극장도 설치할 계획이란다. 많은 연수구민이 설명회에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 냈다고 하니,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와는 정반대로 가는 곳도 있다. 바로 영종도다. 영종도에는 석산이 많다. 공항신도시 옆에 있는 삼목1ㆍ2도가 석산이다. 삼목2도는 이미 절토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발파와 파쇄과정에서 돌가루 분진과 소음으로 인근 어민과 주민들이 고통을 받았다. 공사장 모래먼지속에는 결정형 규산이라는 1급 발암물질이 들어있다. 폐와 위장에 침투해 건강을 위협한다.

여기다 한 술 더 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부터 주민 동의 없이 남아 있는 삼도1도를 절토해 공항 건설자재로 쓰고 물류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2008년에도 물류단지 조성을 위해 이곳을 절토하려다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저항에 부딪힌 바 있다. 그 당시 주민들은 ‘삼목1도 역사생태공원 추진위원회’를 결성해 반대운동을 벌였다. 삼목도 인근에 법적 보호종인 원앙ㆍ황조롱이ㆍ말똥가리 등의 서식이 확인됐고, 시 지정 문화재인 신석기 주거지 유물이 보존되고 있어 생태ㆍ역사적 가치가 높다고 주장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삼목1도 구릉지 절토사업 과정에서 삼림 복구비 명목으로 원석 대금에서 112억4000만 원을 적립했다. 하지만 이 복구비를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그 당시 인천공항공사가 약속을 지켰다면 삼목1도는 지금처럼 쓸모없는 땅이 아니라 공항신도시 2만 주민들의 쉼터로 사랑받고 있을 것이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상황과 변한 것은 없다. 삼목1도는 공항신도시 주민들에게 여전히 이로운 존재다. 공항 소음으로부터 방음벽과 방풍림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상업적 목적으로 인해 이러한 산림이 사라져버릴 위기에 놓였다.

이번에도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주민들을 모아 공청회를 열었다. 참석한 주민들은 인천공항공사가 이야기하는 시험 발파는 절대 안 되고, 완벽한 절토 분진 해소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어떠한 공사도 용납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의 걱정과 반대 발언은 많은 공감과 지지를 받았다.

시민단체들도 주민들의 투쟁에 힘을 보탰다. 인천공항공사는 2단계 물류단지 조성 공사 때에는 환경영향평가를 별도로 받았다. 그러나 이번 3단계 물류단지 조성공사와 골재 채취 사업은 약식 절차로 가름했다. 환경영향평가는 사계절 환경영향을 조사해야하고 주민공청회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기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간다. 이를 회피하고자 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런데도 실시설계 허가 관청인 서울지방항공청은 제 식구 감싸기로 승인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이 잘못된 허가 과정을 하루 속히 바로 잡길 바란다. 아울러 인천공항공사는 삼목 석산을 역사생태공원으로 만들어 주민들의 품으로 돌려주길 바란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