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계양구가 매입 안하면 뉴스테이 사업 추진” 입장
김종득 시의원 “주민 정서 고려 안한 계획 철회해야”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인천 최초로 설립된 계양구 반려견 놀이터가 인천시의 뉴스테이 사업 계획으로 1년도 안돼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계양구는 지난해 5월 계양경기장 인근 약 13만 2000㎡(4만 평) 규모의 토지에 유채꽃밭인 ‘계양꽃마루’를 조성하고, 이 안에 반려견들이 목줄 없이 뛰어놀 수 있는 ‘반려견 쉼터’를 2310㎡(700평) 규모로 조성했다.

구는 어려운 예산 규모에서도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원과 반려견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쉼터를 조성한다는 취지로 1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반려견 쉼터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계양경기장 인근 반려견 쉼터를 찾은 보호자가 반려견과 함께 놀이시설을 이용하고 있다.(인천투데이 자료사진)

반려견 쉼터에는 안전펜스가 설치됐고 대형견과 중ㆍ소형견 공간을 분리했으며, 터널 등 반려견 놀이기구와 함께 보호자가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도 비치했다.

유채꽃밭과 반려견 쉼터는 계양구 뿐 아니라 부평·서구 주민, 경기도 부천과 김포 주민 등 연간 22만명이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반려견이 마음껏 뛰어놀 장소가 마땅치 않았던 반려견 보호자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는 공간이었다.

그런데, 인천시가 조성 1년도 안돼 계양경기장 인근 해당 토지를 포함한 선학·남동경기장 등 아시안게임 경기장 인근 시유지를 인천도시공사에 넘겨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구는 뉴스테이 계획 철회를 시에 요구했지만, 시는 구가 올해 말까지 토지를 사지 않으면 인천도시공사에 현물로 출자해 뉴스테이 개발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는 179억 원이지만, 감정평가액이 4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열린 인천시의회 본회의에서 김종득 의원(민주당, 계양2)은 5분 발언을 통해 “계양 테크노밸리 등 3개의 신도시가 발표되면서 정부는 안정적인 부동산 정책을 추진 중에 있으나, 시는 자산 부족과 경영 악화가 지속되는 도시공사만을 위해 단순 재정 충당을 하려는 근시안적이고 편협한 발상의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시의 뉴스테이 계획을 비판했다.

이어 “재정이 열악한 계양구를 희생시키고 시와 구의 갈등만 증폭시키는 결과만 초래하고 있다”며 “토지를 어디서 소유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역의 균형 발전을 위해 공원 등 여가시설을 조성해 지역주민의 복지 향상을 이루는 것이 시장과 시 공무원 본연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계양지역은 계양산이 있지만 송도·청라와 달리 가족 모두가 쉽게 방문하는 공간은 부족해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며 “지역주민의 정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뉴스테이 건설 계획은 철회하고, 계양 테크노밸리 배후 녹지공간으로 꽃마루와 반려견 쉼터 같은 공간을 확대 조성하는 등 주민을 위한 시설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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