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환 박사, ‘청년 김구가 만난 인천, 사람들’ 출간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올해는 3ㆍ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자 백범 서거 70주년이다. 명문미디어아트팩은 백범 서거 70주년을 기념해 ‘청년 김구가 만난 인천, 사람들'(저자 이희환)을 출간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청년 이름은 김창수다. 김창수는 황해도에서 국모의 원수를 갚는다며 일본군 장교를 죽이고 인천으로 이송돼 인천 감리서에서 복역했다. 복역 중 인천항 건설 노역에 동원되기도 했다. 인천감리서를 탈출해 이름을 김구로 바꾸고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이희환 박사

이희환 박사는 청년 김구가 겪었던 인천, 백범 김구가 만났던 인천 사람들을 새롭게 조명했다. 그리고 청년 김창수에게 김구라는 이름을 지어준 민족운동가 백초 유완무 선생의 생애를 복원했다.

이 책은 무엇보다 일본인들에 의해 강제 개항되고 일본세력의 득세한 식민도시로만 알려져 왔던 인천의 근대사를, 백범 김구의 행적과 그가 만난 인천 사람들을 통해 새롭게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이희환 박사는 3부에 배치한 ‘서예가 검여 유희강의 생애와 예술’을 계기로 백범과 인천의 연관성을 추적하기 시작했는데, 유완무는 <백범일지>에 신비한 인물로 그려진 인물이다. 유완무 선생의 생애를 복원한 ‘백초 유완무의 생애와 민족운동’이 2부에 배치됐다.

이희환 박사는 백범 김구와 인천의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지난해 공동저서로 출간한 바 있는 ‘백범의 길, 조국의 산하를 걷다’를 이번에 확대해 ‘청년 김창수와 역사의 심장지대 인천’이라는 부제로 제1부에 수록했다

이 책의 핵심은 1부이다. 청년 김창수가 1896년 황해도 치하포에서 국모(=명성황후)의 원수를 갚겠다며 쓰치다라는 일본인을 죽인 후, 인천감리서에 복역하던 청년 김구의 행적을 정밀하게 추적했다. 이 박사는 <백범일지>에 기록되지 않은 역사와 인물을 복원했다.

백범은 훗날 <백범일지>를 기록하면서 인천감리서의 체험을 자세히 기록하면서, 그때 자신과 어머니 곽낙원 여사를 도왔던 인천사람들을 기록해뒀다.

백범이 두 차례에 걸쳐 인천감리서 감옥에 있던 시기는 청년 김창수가 위정척사사상에서 벗어나 근대적인 독립과 자강 사상을 갖게 하는 사상전환의 시기로, 백범 김구로 거듭나는 시기였다.

이 책은 청년 김구가 체험했던 19세기 말 개항장 인천을 자세히 복원하는 한편, 그의 사상적 전환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는지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이희환 박사 지음 '청년 김구가 만난 인천, 사람들' 책 표지.

청년 김구가 만난 인천 사람들은 무수히 많았다. 김창수에게 신서적을 전해준 감리서의 간수부터 김창수가 글을 가르쳐준 죄수들을 비롯해, 김창수의 재판에 참석했던 숱한 인천 사람들의 응원 속에 청년 김창수는 백범 김구로 거듭날 수 있었다.

특히 김창수의 구명을 위해 애쓴 강화 출신의 김주경과, 감리서를 폭파해 김구를 구출하려 했던 지사 유완무의 도움이 컸다.

이 책은 <백범일지>에만 신비롭게 기록된 김주경과 유완무라는 인물의 실체와 생애를 복원했다. 아울러 해방 후 이들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의미심장은 역사의 심장지대”라며 인천을 찾았던 백범의 행적까지 기록했다.

이 박사는 또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인천이 어떻게 연결돼 있었는지를 만오 홍진 선생의 행적을 중심으로 기술했고, 강화 화도면 장화리의 일명 ‘버드러지마을’에 살았던 주윤창의 행적도 새롭게 조명했다. 만오 홍진은 훗날 국내외 임시정부(상해임시정부, 한성임시정부, 노령임시정부) 통합의 기초가 되는 한성임시정부 수립의 주역이다.

2부 ‘백초 유완무의 생애와 민족운동’은 잘 알려지지 않은 서구 시천동 출신의 민족운동가를 새롭게 조명한 글이다. 국가보훈처가 이희환 박사의 연구 논문을 토대로 2010년 유완무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지만, 독립유공가 포상을 받아야 할 직계가족은 끝내 찾을 수 없었다.

3부는 백범과 인천의 관련성 추적에 단서를 제공한, 서예가 검여 유희강 선생의 생애를 조명했다.

저자 이희환 박사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오늘날까지도, 이름 없는 영혼으로 한반도의 구천을 떠도는 민족운동가들이 많다”며 “이 책이 인천의 민족운동 연구가 좀 더 활발하게 진행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소설가 이원규 선생은 추천사로 “문헌 자료 탐색에 많은 힘을 기울인 흔적이 생생하다”며 “백범 탈출로 지도 복원, 이름만 알려졌던 백범 후원자 주윤창 선생과 강익하 선생의 자취 등 인천 현장 연구가 그렇다. 책의 태반이 새로 발굴된 것들로, 글의 리얼리티를 담보하있다. 이 책을 자랑스럽게 천거한다”고 밝혔다.

한편, 저자 이희환 박사는 1966년 충남 서산에서 출생해 줄곧 인천에서 성장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후 인하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근대문학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박사는 인천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 한편, 시민운동에 참여해 활동했다. 현재 계간 <황해문화> 편집위원, 경인교대 기전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제물포구락부 관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인천문화를 찾아서’, ‘이방인의 눈에 비친 제물포–인천개항사를 통해본 식민근대’, ‘문학으로 인천을 읽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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