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이 강도로 돌변한 사건에 이어, 경찰이 시민을 폭행해 숨지는 사건까지 일어났다. 막가는 경찰이 무서운 세상을 더욱 무섭게 한다.

23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 구초경찰서 소속 경찰관은 지난 21일 새벽 택시기사와 요금문제로 시비를 벌이다 택시기사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동료 경찰관들과 술을 마신 뒤 택시를 타고 안양 집으로 귀가하던 중 요금이 많이 나왔다며 택시기사와 싸웠고, 택시기사의 멱살을 잡고 시비를 벌이다 택시기사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내버려둔 채 달아났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택시기사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 직접적인 사망원인은 ‘지병에 의한 급성심근경색’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에는 인천 삼산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17일 새벽 성인오락실에 들어가 “단속 나왔다”며 환전상의 손목에 수갑을 채운 뒤 현금 260만원이 들어있는 손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긴급 체포된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가 된 경찰관은 ‘지난해부터 게임장에 출입하면서 90만원을 잃자 단속을 빙자해 게임장에 찾아 갔다가 피해자의 몸을 뒤지던 중 현금 뭉치를 발견하고 순간적으로 욕심이 생겨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지난 2월에는 서울 강남지역 일부 경찰관들이 수년 동안 성매매 업소와 유착관계를 맺어오면서 돈을 상납 받은 사실이 검찰수사에서 드러나 세상을 시끄럽게 했다.

경찰의 강력 범죄가 잇따르자 강희락 경찰청장은 “경찰과 비위 근절과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전방위적 쇄신대책을 강구하라”고 지방 경찰청장 등에게 지시했다.

하지만 이런 지시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이명박 정부는 경찰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늘려가야 할 판에 인권위원회 등 이를 감시할 조직이나 기관을 줄이려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경찰은 시국사건보다 민생치안을 소홀히 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경찰 비리를 막기 위해 감찰 기능을 강화하고, 자질이 미흡한 부적격자를 근무현장에서 배재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겠다’는 경찰청장의 방침만으로 경찰의 기강해이와 자정 능력 부족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빈곤층이 늘고 덩달아 절도·강도 등 범죄도 느는 추세다. 국민들은 불안하다. 잇따른 경찰의 범죄는 불안을 넘어 공포에 휩싸이게 한다. 일부 경찰관들에 의해 욕먹는 경찰이 되기 싫다면 스스로 정화능력을 갖추는 데 게으르지 말아야한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해야 할 경찰을 믿을 수 없는 사회는 상상하기조차 싫은 악몽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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