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곳에서만 교체 작업해 문제”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인천지역 택시비 기본요금이 지난 9일 인상된 가운데, 미터기를 교체하는 데 12시간 넘게 걸려 개인택시 기사들이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 10일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있는 체육고등학교 앞에서 인상된 요금이 적용된 택시미터기를 교체하려는 개인택시 수천대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지난 10일 미터기를 교체하기 위해 인천 개인택시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택시기사들에 따르면, 미터기 교체를 위해 대기해야하는 시간만 12시간 이상이다. 대기행렬이 10㎞를 넘었다. 전날 자정에 온 기사는 낮 12시가 돼서야 미터기를 교체할 수 있었다.

12시간 만에 교체한 개인택시 기사 A(73)씨는 “전에 요금이 올랐을 때는 미터기 교체 업체 4곳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교체해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업체 네 개가 이렇게 한 곳에 모여서 하니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택시 운행을 쉬는 날 교체하러 왔는데, 쉬지도 못하고 이게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이달 23일까지만 교체해도 되고 승객들한테 바뀐 요금이 적용된 표를 보여준 뒤 설명하면 된다고 하는데, 승객과 승강이만 벌어진다. 분통 터지는 일이지만 기다려 교체하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인천지역 택시 기본요금이 지난 9일 오전 4시를 기해 2㎞ 당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인상됐다. 기본요금 이후 거리와 시간 당 요금도 소폭 인상됐다. 미터기를 교체해야하는 택시는 1만4000여 대다.

개인택시는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구조인데, 승객들과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려는 기사들이 쉬는 날 미터기를 교체하기 위해 몰린 것이다. 인천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이 같은 상황이 예상돼 인천시에 우려를 제기했으나, 시가 미터기 교체업체의 의견만 받아들여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주민들은 장시간 줄을 선 택시들과 버려진 쓰레기로 불편을 겪자 시에 미터기 교체 작업장을 다른 곳으로 옮겨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시와 개인택시조합은 법인택시 미터기를 교체하는 곳에서도 개인택시 미터기 교체가 가능하다고 안내해 일부 분산되긴 했지만, 미터기 교체로 인한 기사들의 장시간 대기는 11일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어 여러 곳으로 나눠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기사들에게 23일까지만 하면 된다고 안내했으나, 승객들과 승강이 문제로 기다려서라도 교체하겠다는 의견들이 대부분이었다. 내일(12일) 새벽까지는 작업이 모두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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