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은 ‘그리운 금강산’ 선물하고, 시민들은 ‘존경하는 마음’ 선물해

'그리운 금강산' 작곡가 최영섭 선생에게 장미 헌정.

제35회 ‘새얼 가곡과 아리아의 밤’이 지난해 12월 막을 내렸으나 또 다른 감동이 인천을 감싸고 있다. ‘가곡과 아리아의 밤’ 백미를 장식한 ‘그리운 금강산’의 작곡가 최영섭 선생에게 전한 ‘인천의 품격’이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새얼문화재단(이사장 지용택)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인천의 노래, 황해의 소리’를 주제로 제35회 ‘새얼 가곡과 아리아의 밤’을 열었다. 출연진 전원을 인천 출신이거나 인천에서 성장한 음악인들로 구성했다. 백미는 가곡 ‘그리운 금강산’이었다.

예술가들의 공연이 끝난 후 인천시립합창단과 인천연합합창단 단원들은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그리운 금강산’을 합창했다. 마지막은 출연자와 청중이 함께 ‘우리의 소원’ 합창으로 감동의 물결을 이뤘다.

공연을 마치고 지용택 이사장은 “최영섭 선생은 우리나라, 우리겨레, 우리 지역에 대한 높고 깊은 마음으로 고향 인천을 빛내고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을 세계 만방에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공헌했다”며 공로패를 증정했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최영섭 선생은 국민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는 주옥같은 작품을 작곡했다”며 “특히, 통일 염원을 담은 ‘그리운 금강산’을 작곡해 인천의 정체성을 널리 알리고 시민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한 뒤 공로패를 증정했다.

공로패보다 더 멋진 선물은 인천시민들이 보인 품격이었다. 공연을 보러온 시민들은 최영섭 선생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장미를 헌정했다. 일부 시민은 십시일반 모은 성금을 최영섭 선생에게 전했다.

이날 공연 전, 구순의 최영섭 선생의 건강이 최근 악화되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용택 이사장과 심정구 인천원로자문회의 의장을 비롯한 인사들이 후원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모금에는 최성규 순복음교회 목사, 김용복 수도사 주지스님, 홍영복 부평사랑회 회장, 김영기 삼목회 회장,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장, 이종관 (사)한국예총인천시연합회 회장, 이태훈 가천의대 길병원의료원장, 조상범 법무부 법사랑위원 인천지역연합회 회장, 박길상 인천투데이 대표이사, 이영재 경인일보 사장, 한창원 기호일보 사장 등이 참여했다.

인천의 각계각층 인사들이 인천 출신 원로 예술가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함이었는데, 일주일 만에 약 4800만 원이 모였다. 나중에 이를 알게 된 인사들은 ‘왜 알려주지 않았느냐’고 역정을 내기도 했다고 한다. 지용택 이사장은 “인천의 품격과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훌륭한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최영섭 선생은 일제강점기인 1929년 11월 강화군 사기리에서 태어났다. 창영초등학교 졸업 후 인천중학교 3학년 재학 시절 서울 경복중학교로 편입해 임동혁 선생 문하에서 음악을 배웠다. 경복중학교 6학년 때 작곡가로 데뷔했다. 한국전쟁 이후 인천여중과 인천여고 등에서 음악교사로 일했고, 인천여상과 남인천여중을 거쳐 인하대(당시 인하공대)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다.

최 선생은 평생에 걸쳐 400여 곡을 작곡했는데, 그중 85%가량을 인천에서 작곡했다. 작품의 75%는 인천의 바다를 배경으로 했다.

대표작 ‘그리운 금강산’은 1961년 8월 미추홀구 숭의동에 머물 때 작곡했다. 작곡 당시 해외 동포들에게 감동을 주려고 만들었는데, 1985년 이산가족 고향 방문과 남북 예술단 교환공연으로 알려지면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상징하는 곡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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