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사건을 대하는 인천시교육청의 안일한 태도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심지어 기본과 예의도 없다는 비판도 받는다.

지난 7월부터 넉 달 사이 인천에선 중학생 4명이 자살하거나 추락사했다. 성폭력과 댓글폭력, 집단폭력 때문이다. 가해자가 모두 학생이기에 학교폭력으로 분류한다. 사망한 두 학생의 부모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개최 과정이나 가해학생 처분 수위를 문제 삼기도 했다. 아울러 문제 제기에 대한 지역교육지원청의 답변이 해당 학교의 입장만 대변했다고 분통을 터뜨리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교육청 학교폭력 전담 장학사들은 자리에 없다. 두 명 모두 일부 학교 학교폭력 담당 교사들과 5박 7일 일정으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시교육청은 ‘고민을 많이 했지만, 오래 전에 계획한 일이고 북유럽의 학교폭력 예방 우수사례를 빨리 배워와야겠다는 생각에 가기로 결정’했단다. 하지만 이들의 해외연수 계획서를 보면, 연수프로그램이 구체적이지 않고, 일정의 절반은 관광지 방문이다. 방문할 교육기관은 두 곳뿐이고, 노르웨이 게일로에서는 학생과 시민 인터뷰로 학교폭력 인식을 조사하겠다는데, 연수 목적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연수를 가지 않거나 미룰 경우 발생하는 문제는 여행사와 계약 건뿐이었다. 이 연수가 학교폭력 담당 교사들을 격려하는 취지도 있을 텐데, 그건 나중에 기회를 주면 된다.

이 해외연수 건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엔 학교폭력 근절 유공자 표창 대상자 추천이 말썽을 일으켰다. 위 ‘댓글폭력’ 가해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의 학교폭력 담당 교사가 유공자 표창 대상자로 추천됐다. 시교육청이 대상자들을 검증하겠다며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의견을 받고 있지만, 해당 교사를 추천한 학교나 아무런 제지 없이 대상자 명단에 포함해 공개한 시교육청이나, 한심해 보인다. ‘댓글폭력’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은 어떠하겠는가.

비난과 비판의 화살은 교육감에게 쏠리기 마련이다. 문제의 해외연수를 떠나기 전인 11월 22일, 도성훈 교육감은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폭력 예방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특별대책의 내용을 떠나, 이 기자회견은 ‘뒤늦은 대응에다 진심도 느낄 수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다른 학교 또래학생들의 집단폭행으로 인한 추락사가 발생한 지 10일 만이었고, 교육감을 비롯해 시교육청 관계자 누구도 장례식장을 방문하지 않은 상태였다.

도 교육감은 이 기자회견에서 “우리 아이들이 학교폭력과 소외 속에 살지 않게 마음과 힘을 다할 것을 다시 다짐한다”고 말했다. 그 다짐을 진정성이 묻어나는 실천으로 보이길, 시교육청이 기본과 예의를 갖추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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