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섬네트워크, “현장조사 불충분하고 근거자료 부족”

인천골재협회, “규정대로 조사...해수청 보완까지 반영

해사채취 현장(사진제공 황해섬네트워크)

선갑도 해역 바다모래 채취를 위한 해역이용영향평가가 부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황해섬네트워크는 19일 성명을 내고 “현장조사가 불충분하고 근거자료도 부족한 부실 평가”라며 반려를 촉구했다.

옹진군과 한국골재협회 인천지회는 선갑도 해역 해사 채취를 위해 오는 20일과 23일 자월면과 덕적면에서 각각 주민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사단법인 황해섬네트워크(이사장 최중기)는 인하대학교 해양학과 전문가들과 함께 ‘옹진군 선갑지적 바다모래 채취 해역이용영향평가서 초안’을 검토한 뒤, 영향평가서를 반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청회에 앞서 지난해 말 10개 광구에서 5년간 총 5000만㎥를 채취하는 계획으로 해역이용협의가 진행됐다. 협의 과정에서 3년간 7개 광구에서 1785만㎥를 채취하는 것으로 채취예정지가 결정됐다.

그러나 황해섬네트워크는 해사 채취 인근지역이 해양보호구역이라 모래채취에 따른 영향평가 꼼꼼한 현장조사를 토대로 진행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실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황해섬네트워크는 “해양생태계 보호지역의 경우 해사 채취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 또한 풀등(=바다 모래언덕)의 생물조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생태적 가치 평가와 생태 영향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또 해사 채취에 따른 수심 변화가 야기할 환경변화에 대한 검토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해사 채취에 따라 해수 흐름이 바뀌고, 파도의 파고와 주기 또한 변하기 마련이며, 이에 따라 바다 지형도 변하는 데 이 같은 환경변화 요소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했다.

황해섬네트워크는 “지난 20여년에 걸쳐 해사 채취가 대이작도 해양생태계 보존지역의 침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속적인 경고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향평가서는 선갑지적 해사 채취가 대이작도 해양생태계 보존지역 침식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해섬네트워크는 골재협회가 영향평가를 위해 인용한 관측 자료도 부실하다고 했다. 일례로 파랑의 경우 여름철 최대 파고가 0.8m에 달하지 않지만 겨울철에는 2 ~ 3 m, 푹풍 시에는 5 ~ 6m의 파고가 발생하는데 영향평가서는 여름철 파고로만 평가해 영향이 과소평가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식물 플랑크톤의 출현종 조사의 경우도 네트로 채집해 종조성을 분석하고, 정량 채집한 시료에 출현한 종을 합산해 산출하는 게 기본인데, 영향평가서는 네트채집 없이 정량시료만 채집해 전체 출현 종수가 과소평가됐다고 했다.

또한 어란과 치자어 조사 분야는 해사 층에 산란하는 첨성란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했고, 해사 채취 인근 지역에는 해초류 거머리말과 새우말 등 보호 해양생물이 다수 분포하고 있으나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영향 정도를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황해섬네트워크는 아울러 해사 채취 시 부유물 증가로 인한 햇빛 차단이 해조류나 잘피 등 1차 생산자의 광합성을 저해하게 되는 우려가 있음에도, 대이작도 주변 해양보호구역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거머리말, 새우말 등 해조류의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다루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해사 채취를 줄이기 위해 순환 골재를 사용할 수 있는 대안이 있는데도, 영향평가서에는 순환 골재 사용의 타당성은 결여 되고, 해사의 우수성만 제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황해섬네크워크는 이 같은 의견을 토대로 “이번 해역이용영향평가서는 불충분한 현장조사와 부족한 근거자료를 기초로 부실하게 작성됐다. 이런 해역이용영향평가서(초안)는 반려하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인천수협과 인천닺자망협회, 소래어촌계 등은 19일 오전 옹진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해사 채취를 반대했다. 이들은 해사 채취가 인천 연안 어장을 파괴할 것이라며, 옹진군이 허가를 내줘서는 안 된다고 반대했다.

인천골재협회, “규정대로 조사했다…반대를 위한 반대”

인천골재협회는 법적인 규정과 의무사항을 준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영향평가서의 경우 인천해양수산청과 15차례에 걸쳐 협의해 작성했으며, 인천해수청이 3차례에 걸쳐 보완을 지시한 사항을 이행했다고 했다.

인천골재협회는 “6개월 간 지형조사를 했는데 미동이 없다. 선갑지적 변화의 경우 모래파 이동이 1년에 7~8미터 밖에 안된다. 다른 곳 50m 보다 현저하게 적다. 풀등에 영향이 미친다고 하는데 조사결과 모래파는 북동쪽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풀등에 영향이 없다”고 반박했다,

인천골재협회는 또 “시민단체는 예측 조사이지만 협회는 실측 조사한 자료다. 풀등의 표고까지 다 조사했다. 풀등의 경우 지금 상태로 놔둬도 빠지고 있다”고 한 뒤, 황해섬네트워크가 파랑을 기준이 여름철만 적용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겨울이나 태풍이 올 때는 채취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부 해초류 조사 미실시에 대해선 “선갑도를 중심으로 12개 방향 지선의 지형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생물상을 다 조사했다. 해양환경관리법이 명시한 작성지침에 따라 조사를 했다.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일부 해초류의 변화는 연구이지, 작성지침의 조사대상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인천골재협회는 또 “당초 계획했던 10개 광구 중 북측 3개 광구 날렸고, 채취량 또한 연간 1000만㎥(5년간 5000만㎥)에서 600만㎥(3년간 1785만㎥)로 줄였다. 문제가 된다고 해서 줄였더니 다른 문제를 가지고 왔다.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인천골재협회 골재순환 미반영에 대해선 “건설폐기물을 부숴 만든 모래는 건설폐기물 재활용 촉진법상 30%이상 사용 못하게 돼 있다. 해사를 넣어야 순환 모래를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지금은 2년 동안 해사 채취가 금지돼 불량 골재가 횡행하고 있다”며 “골재업계는 고사 직전이고, 건설 후속 공정은 차질을 빚고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그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