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우리사회의 민낯과 우리가 바라는 새로운 한반도
[시론] 우리사회의 민낯과 우리가 바라는 새로운 한반도
  • 인천투데이
  • 승인 2018.10.1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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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석 사회연구소 ‘가능한 미래’ 연구위원
장금석 사회연구소 가능한 미래 연구위원
장금석 사회연구소 가능한 미래 연구위원

촛불이 온 나라를 뒤덮었을 때, 그 반대편에는 태극기, 성조기와 함께 이스라엘기가 등장했다. 많은 이들이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태극기는 국가주의를 상징한다. 이들에게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와 일체화된 존재다. 태극기 옆에는 성조기가 펄럭였다. 성조기는 반공주의의 상징이다. 여기까지는 옳지는 않아도 이해는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불복하는 운동의 핵심에 개신교 일부 그룹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 식민지 시절 진보진영에 섰던 개신교는 이승만과 박정희 정권을 거치며 반공주의와 결합해 교세를 확장했다. 종교라는 신념에 반공이라는 이념을 결합한 것이다.

그 후 반공과 국가주의는 절대화된 종교권력과 기득권을 보장하는 만능의 비책이 됐다. 이스라엘기의 디자인은 시온주의(Zionism)기에서 유래했다. 시온주의란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운동이다. 이들은 국가주의와 반공주의를 기둥으로 삼는 대한민국, 즉 자신들의 기득권이 지켜지는 개신교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한반도는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거대한 물살을 타고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 거대한 변화의 파고가 일다보니 우리 사회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8월 23일 유엔군사령부는 북한 철도 구간의 상태를 점검하려던 남한 정부의 계획에 ‘사전 통보 시한’을 어겼다는 이유로 불허 조처했다. 관행에 비춰볼 때 미국의 간섭이 ‘주권 침해’ 수준에 이르렀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됐다. 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평양선언 군사 분야 합의 발표를 전해 들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격분해 강경화 외교부장관에게 전화해 힐난했다’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는 이를 부인했지만, 강경화 장관은 지난 10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남북군사합의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했느냐’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질문에 “예, 맞습니다”고 답했다.

이번엔 트럼프까지 나섰다. 트럼프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해제 검토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They do nothing without our approval)”고 단언했단다. 강경화 장관의 5.24 제재 해제 검토 발언에 대한 반응이다. 망언에 가까운 막말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우리 국민에게 있다. 이것이 우리 헌법정신이다. 분단과 전쟁은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진행됐지만, 한반도 평화와 통일은 우리가 결정할 몫이다. 누구로부터 힐난을 받고, 누구의 승인이 필요한 과업이 아니다. 더구나 남북 평양선언은 동력을 잃어가던 북미 대화와 정상회담의 불씨를 살려냈다.

또, 5.24조치는 유엔의 대북제재와 무관한 우리 정부의 독자적 조치였다. 그럼에도 ‘힐난’과 ‘격분’ 그리고 ‘승인(approval)’이라는 보도가 이어지는 것은 우리가 처한 현주소가 아닐 수 없다.

미래의 한반도는 지금과 달라야한다. 반공이 아닌 화해와 협력이, 국가주의가 아닌 공화주의가 새 사회의 기둥 축이어야 한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의 일부가 아직도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을 가로막고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국익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정신 차려야한다.

※이 글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