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예술 지원사업 선정… 11월 신포동 떼아뜨르 소극장

연극 '사법살인 59 : 죽산 조봉암' 포스터

죽산 조봉암 선생의 생애를 그린 연극이 오는 11월 무대에 오른다. 인천문화재단은 죽산의 삶을 다룬 연극 ‘사법살인 59 : 죽산 조봉암’을 신진예술가 발굴 기획 지원 사업 중 하나로 선정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연극 ‘사법살인 59 : 죽산 조봉암’은 인천 출신의 대표적 진보 정치인 조봉암 선생의 생애를 다룬다. 제목에서 ‘59’는 그가 ‘사법살인’을 당한 1959년과 올해 서거 59주기를 뜻한다.

죽산은 1899년 인천 강화도에서 태어났다. 1919년 3.1운동에 참여했고, 조선공산당을 결성하는 데 기여했다. 이 일로 1933년 체포돼 신의주에서 7년을 복역했다.

해방 후 죽산은 조선공산당을 나와 1948년 제헌 국회의원(인천을구, 현재 부평ㆍ계양ㆍ서구 일대)과 2대 의원(1950년)에 당선돼 초대 농림부 장관과 2대 국회 부의장을 지냈다.

죽산은 초대 농림부장관 재직 시 ‘유상몰수 유상분배’ 원칙의 토지개혁을 이끌었다. 지주에겐 현금 대신 정부 채권을 줬다. 지주가 이 채권으로 토지를 살 땐 시중 가격의 30%만 인정했고, 적산 매입 시엔 액면 그대로 인정해 산업화의 토대가 됐다.

죽산은 이승만 독재정권에 맞서 1952년 2대 대통령선거와 1956년 3대 대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특히, 죽산은 3대 대선 때 반공 이데올로기에 맞서 ‘평화통일과 사회민주주의’를 내걸고 출마해 30% 넘는 득표율(216만표)을 기록했다. 그렇게 죽산은 이승만의 최대 정치적 라이벌로 등장했고, 공교롭게도 그게 1959년 사법살인의 발단이 됐다.

이승만 정권은 ‘북한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이른바 진보당사건을 조작했고, 죽산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1959년 7월 31일 11시에 서대문형무소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래서 매해 이날 11시에 서울 망우리 묘역에서 추모제가 열린다. 대법원은 2011년 재심을 수용해 무죄를 선고, 명예회복이 이뤄졌다. 그러나 독립운동과 건국훈장 추서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연극 ‘사법살인 59 : 죽산 조봉암’ 제작을 맡은 극단 어니스트씨어터(Honest Theater)는 “연극을 통해 진보당 사건을 파헤치고 알리는 데만 그치지 않고, 죽산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사법살인을 현재 관점에서 재조명했다”고 밝혔다.

오광욱 어니스트씨어터 대표는 “연극을 준비하면서 죽산을 처음 알게 됐다. 사람들에게 죽산을, 이승만 정권의 사법살인을 알라고 강권하기보단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사법부의 재판거래 등 사법농단은 지금도 심각하다. 목숨만 앗아가는 게 사법살인이 아니다. 현대에도 억울한 일이 숱하게 벌어지고 있다. 법이 삶을 지켜주지 못할 때, 부당함과 마주할 때 우리는 59년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연극은 오는 11월 24일 오후 7시 30분과 25일 오후 4시에 인천 중구 신포동 떼아뜨르 다락 소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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