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6일, 부평아트센터서 본선 경연

오는 10월 6일 오후 4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열릴 제4회 인천평화창작가요제 본선에 진출한 10개 팀을 소개한다. 각 팀의 구성원과 참가 곡, 음악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1. 월드뮤직그룹 단지

보컬과 가야금을 맡고 있는 한세나씨는 팀 이름인 ‘단지’가 그릇을 뜻하는 우리말이라며 ‘목소리로 세상의 모든 것을 담고 싶은 소망’을 이름에 담았다고 했다.

제1회 인천평화창작가요제 참가자인 한웅희씨의 제안으로 팀을 이뤘다는 한세나씨와 팡 후이링씨는 한웅희씨가 교수로 제직하고 있는 대학교 학생이다.

한세나씨는 “내가 생각하는 평화란 자유다. 자유가 없었더라면 중국인인 팡 후이링과 국경을 넘어 팀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단지’의 참가 곡 제목은 ‘춘연화’다. 제주 4.3사건을 주제로 했다. 한세나씨는 “춘연화는 겨울에 펴서 봄을 보지 못하고 져버리는 동백꽃이다. 4.3사건 희생자들을 비유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4.3사건 희생자들과 제주도민의 한을 표현했다. 4.3사건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세나씨는 또, “가요제에 참가해 다른 팀들의 노래를 듣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우리가 주제로 하고 있는 4.3사건 이외에 많은 사건들을 알아서 좋다. 이번 가요제를 계기로 음악적으로 많이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2. ASUM(어썸)

서울 홍대와 신촌 일대에서 활동하는 ‘어썸’은 남성 5인조 밴드다.

드럼을 맡고 있는 정재욱씨는 “고등학교 동창인 친구들이 모여 밴드를 만들었다. 원래 취미로 음악을 하다가 군대 갔다 와서 마음을 모아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고 팀을 소개했다.

어썸 멤버는 보컬 김기민, 베이스 김정호, 기타 안성규, 기타 이승호, 팀 대표이자 드럼 정재욱씨다. 지난해 3회 인천평화창작가요제 수상 팀 ‘포크스푼’의 소개로 이번 가요제에 참가했다.

참가 곡은 ‘인색(人色)’이다.

정씨는 “평화가 무엇일까 생각하다 ‘국가 차원의 전쟁에 반대되는 개념이라기보다는 친구나 가족 등 내 주변 사람과 어울리며 사는 게 평화가 아닐까?’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곡에는 개성 등 개인 고유의 색들이 차별이나 편견 없이 한 데 어우러지자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한편으로 곡 제목에 ‘인색하다’는 표현의 뜻을 이중적으로 담아 사회에 만연한 이기주의를 비판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가요제에 참가한 소감을 묻자, 정씨는 “평화의 의미를 더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다른 팀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3. 쓰리랑패밀리

“‘랑’을 돌림자로 아이들 이름을 지었다. 아이가 셋이라 쓰리랑 패밀리라 이름 지었다” 기타를 맡고 있는 김영준씨의 팀 이름 소개다.

전국을 무대로 활동하는 부부 뮤지션 김영준씨와 이현영씨는 이번 평화창작가요제가 아이들과 함께 참가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새로 팀을 꾸려 나왔다.

‘쓰리랑패밀리’ 멤버는 5명이다. 이현영ㆍ김이랑ㆍ김사랑이 보컬을, 김하랑이 보컬과 코러스를, 김영준이 기타와 코러스를 맡았다.

김영준씨는 “인천으로 이사 온 지 2년 정도 됐다. 지인의 소개로 이 가요제를 알았다”며 “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영씨는 “서로 손잡고 평화가 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곡이다. 아이들과 함께해서 행복하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곡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본선에서는 어린이합창단, 밴드와 함께 무대에 오를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평화를 어떤 의미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김영준씨는 “가정이 평화로워야 모두 평화로워진다. 세계는 가정으로 이뤄져있다. 각각의 가정이 평화로워질 때 세상에 평화가 온다고 믿는다”라고 답했다.

4. 우주의 아이돌 정예지

이번 가요제 참가 계기를 묻자, 정예지씨는 “인현동 화재 참사 추모제에 참가했다. 그때 추모제 관계자가 ‘이 가요제에 참가해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마침 만든 노래가 가요제 주제에 어울린다고 생각해 참가했다”고 답했다.

“가요제에서 평화를 노래하는 밴드를 많이 만나 좋다”고 덧붙인 정씨는 인천 부평구에 있는 라이브클럽 락캠프(ROCKCAMP)의 공연기획실장을 겸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라이브클럽을 운영해 밴드들과 자주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음악을 하게 됐다.

정씨는 “참가 곡 ‘인현동 1999’는 인현동 화재 참사를 기리기 위한 노래다. 추모제에 참가할 때 어떤 노래를 부를까 고민하다가 이 사건을 자세히 알아보았다. 그러다 문득 유가족 등, 이 사건으로 상처를 받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다고 생각해 노래를 만들었다”고 곡을 소개했다.

이어서 “참사 피해자 중 청소년들이 있었는데, 여론은 이들이 술집에 있었다는 이유로 ‘비행 청소년’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유가족들은 아픔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다”라며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에게 너희 잘못이 아니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평화의 의미에 대해선 “내가 생각하는 평화는 어떤 사람이나 사건에 사람들의 편견이 없을 때 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5. 0프로

팀에서 랩을 맡고 있는 시늬씨는 “팀 이름인 ‘0프로’는 0퍼센트를 줄인 말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팀을 소개했다.

0프로는 피아노와 랩을 기반으로 한 음악을 하는 혼성 5인조 피아노 모던 랩 밴드다. 팀의 대표이자 랩을 맡고 있는 시늬, 베이스 홍시, 보컬이자 신디사이저 레이린, 건반 정욱진, 드럼 최병호로 이뤄져있다. 시늬씨와 정씨는 고등학교 친구다. 이 둘은 취미로 밴드를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을 업으로 했다.

시늬씨는 “레이린은 내가 전에 하던 밴드에서 같이 활동하던 친구다. 지금 밴드에 남자만 있으면 칙칙할까봐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홍시와 병호는 다른 밴드에서 잠깐 빌렸다가 정식 멤버로 눌러 앉았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보고 가요제에 참가했다는 시늬씨는 “참가 곡 ‘더 다가가보면’은 다름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전에 어떤 사람이 길거리에서 이상한 춤을 추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계속 보니까 그 사람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알게 됐다. 편견을 가지지 않고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자하는 마음에서 이 곡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평화를 어떤 의미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서로 존중할 때 평화가 찾아온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6. 시나 쓰는 앨리스

팀에서 보컬을 맡고 있는 한상훈씨는 “대학로에서 스페인 악기 카혼을 배우다 시인 앨리스를 알았다”고 한 뒤 “앨리스가 쓴 시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앨리스의 시를 노래로 만들었고, 만든 노래를 세상에 알리고 싶어 밴드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시나 쓰는 앨리스’의 멤버는 6명이다. 팀 대표이자 보컬 한상훈, 건반 김은비, 베이스 송두리, 기타 이봉규, 드럼 박성준, 팀의 화자인 시인 앨리스가 그들이다. 김은비씨는 한씨가 SNS에 올린 글을 보고 연락해 팀이 됐고, 송두리씨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한씨를 알게 돼 함께 했다. 이후 송씨의 권유로 이봉규씨와 박성준씨가 합류했다.

한씨는 “참가 곡 ‘싫어요’는 일하기 싫다는 표현이다. 지난해 콜센터에서 일하던 여학생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시나 쓰는 앨리스’는 노동자라는 이유로, 부하 직원이라는 이유로 가해지는 부조리와 몰상식을 참아야했던 모든 사람을 위한 노래다”라고 곡을 설명했다.

이어서 “처음에는 이런 억울한 상황을 떠올리며 노래했는데, 지금은 내가 ‘갑’이 돼서 누군가를 힘들게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며 부르고 있다”며 “모두 이런 생각으로 서로 존중한다면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내가 생각하는 평화란 마음의 평화다. 내 스스로 평화로워야 주변에 평화를 전해줄 수 있다”고 했다.

7. 그리다

팀에서 피아노와 보컬을 담당하는 온성근씨는 “각자의 색깔을 담아 그려보자는 의미에서 ‘그리다’라고 팀 이름을 정했다”고 했다.

콘트라베이스 기반 재즈 팝 음악을 추구하는 ‘그리다’는 자신들의 자서전적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부른다. 이번 가요제에는 ‘자신을 표현해야 평화가 온다’는 메시지를 담은 곡을 알리고 싶어서 나왔단다.

멤버는 5명이다. 팀 대표이자 피아노와 보컬을 담당하는 온성근, 보컬 이재성, 기타 반종섭, 콘트라베이스 이성해, 드럼 김동희가 그들이다. 이들은 대학교 선후배로 마음이 맞아 밴드를 만들었다.

온씨는 “작년 인천평화창작가요제에 학교 친구들이 ‘뒤공’이란 이름으로 참가해 수상했다. 그 팀의 소개로 참가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서 “참가해보니 이 평화창작가요제가 정말 의미 있다고 느낀다. 요즘 음악 풍을 따라가기보다 진정성 있는 음악을 추구하는 것 같아 가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가요제에 본선까지 올라와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평화를 어떤 의미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온씨는 “평화란 사람들의 개성이 존중받을 때 온다고 생각한다. 서로 상대방의 개성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8. 박성훈

전라남도 순천에서 활동하는 박성훈씨는 작년 인천평화창작가요제에 ‘중년시대’라는 팀으로 참가했다. 박씨는 “대학생 때 노래동아리 활동을 했다. 졸업하고 계속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그동안 용기가 없어서 못했다”고 말했다.

7~8년 전 음악 활동을 시작한 박씨는 “직장 동료가 쓴 시를 읽고 감명 받아 이 노래를 만들었다”며 “느티나무가 마을을 덮을 정도로 크게 자라는 게 여러 상처들을 견뎌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에 민주와 평화가 이뤄지고 있는 건 사람들이 상처들을 견뎌냈기에 가능한 일이다. 참가 곡 ‘느티나무를 위하여’는 이를 비유해 상처들을 담담히 노래한 곡이다”라고 곡을 설명했다.

참가 소감을 묻자, 박씨는 “다른 젊은 참가자들과 다르게 내가 준비한 음악은 옛날 느낌이 난다.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본선에 진출한 것을 보면 아직 이런 노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감회가 새롭다”고 답했다.

그는 끝으로 “내가 생각하는 평화는 흐트러지고 깨진 조화를 되돌리려는 노력이다, 겉보기에 그 노력이 평화롭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서 평화가 온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서 “우리는 이 노력의 과정에서 비롯한 상처들을 잊지 말아야한다”고 강조했다.

9. Piker(파이커)

파이커(piker)라는 팀 이름은 ‘인색한 도박꾼’을 뜻하는 카지노 용어에서 따왔다. 음악을 시작한 이상 도박해보자고 생각해 ‘파이커’라는 이름을 붙였다. 팀에서 보컬을 맡고 있는 배근열씨는 “다른 동료들과 학교 선후배 또는 직장 동료로 만났다”고 말했다.

배씨는 “참가 곡 ‘Masterpiece(마스터피스)’는 2016년부터 열린 촛불집회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다. 당시 ‘개개인은 힘이 없지만 이렇게 모이면 큰 힘이 된다’고 느꼈다. 이를 빗대어 점들이 선을 만들고 선들이 그림을 만드는 것처럼 사람들이 모이면 그것 자체로 걸작(Masterpiece)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곡을 설명했다.

작년에 SNS로 인천평화창작가요제를 안 배씨는 그 때 참가하려했지만 시기를 놓쳐 올해 참가했다. “무대에 정말 서고 싶었다. 게다가 이 곡을 의미 있게 쓰고 싶어 참가했다”며 “참가해보니 다른 밴드들이 노래하는 평화의 여러 의미들을 접하며 느낀 게 많다. 특히 ‘쓰리랑패밀리’를 보고 아주 흐뭇했다. ‘가정이 화목한 것도 평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배씨는 말했다.

그는 끝으로 평화의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어렸을 때는 ‘사람이 생각하기 나름이지’라고 쉽게 생각했는데, 점점 나이가 들며 이게 생각보다 어렵다고 느낀다. 내가 생각하는 평화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사람의 내면이 평화로워야 세상이 평화로워진다”

10. 자리

“친구가 이중으로 약속을 잡아서 지금 팀원을 만났다” 기타를 맡고 있는 임태준씨가 웃으며 말문을 뗐다. 이중으로 약속을 잡은 그 친구는 팀의 보컬 신재빈씨의 대학교 선배다. 임씨는 친구 덕분에 신씨와 술자리에 함께했다. 마침 팀에서 보컬을 맡아줄 사람을 찾고 있던 때였다. 신씨의 상황이 잘 들어맞았고, 둘의 가치관이 비슷했다.

신씨는 “고등학교 때 힘든 일을 겪었다. 영문도 모른 채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은 상처를 받았다. 그 시기에 어머니께서 편지 한 통을 써주셨다. 편지에는 ‘많이 힘들지? 엄마는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나 준 것만으로 아주 행복하고 축복받았다고 생각해. 너는 아름다운 존재이니 언젠가 꽃을 피울 때가 올 거야’라고 쓰여 있었다. 이 편지가 아픔을 이겨내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이 이야기를 담아 ‘피우리’라는 곡의 가사를 썼다”라며 “내가 이렇게 위로받은 것처럼 한 사람이라도 이 노래를 듣고 위로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씨는 “이 가요제가 수익성이 아니라 평화를 위한다는 걸 느꼈다. 또, 다른 무대와 달리 이 가요제에서는 참가자들을 많이 배려하는 게 보인다”고 소감을 밝혔다.

평화를 어떤 의미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임씨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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