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 빈집은행 프로젝트 대표, 인천사람과문화 인천마당서 강연

최환 빈집은행프로젝트 대표가 지난 27일 오후 8시 부평아트센터에서 열린 사)인천사람과문의 제61회 인천마당에서 ‘도시재생과 빈집은행’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도시재생과 빈집은행’을 주제로 한 최환 빈집은행프로젝트 대표의 강연이 지난 27일 오후 8시 부평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사단법인 인천사람과문화(이사장 신현수)가 주최한 제61회 인천마당 강사로 최환 대표가 초청된 것이다.

인하대학교 의류디자인학과를 나온 최 대표는 ‘빈집은 많지만 내 집은 없다’는 생각에서 원도심의 빈집을 디자인하고 직접 수리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는 등의 빈집은행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아래는 그의 강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도시재생, 국내엔 좋은 사례 없어

도시재생 사업은 기존 재개발ㆍ재건축 사업과는 다르게 기존 건축물이나 부지를 활용한다. 주민들의 요구를 지방자치단체에서 받아들여 지자체나 정부 주도로 시행한다. 공모전과 유사하다.

서울시가 우리나라 최초로 진행했는데, 다른 지역들은 대부분 서울시 모델을 참고한다. 서울시의 도시재생사업은 결과적으로 잘됐다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 장신동과 숭인동 일대 지역을 빼고는 혹평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현재 도시재생 과도기라고 생각하는데, 국내에 좋은 사례가 없다.

현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한계

다음으로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도시재생사업과 달리 일자리를 중요하게 여긴다. 주민참여, 지역주체 형성, 정부의 전폭적 지원 등 세 가지 기준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주민참여와 정부 지원은 잘 이뤄지는 반면, 지역주체 형성은 잘 이뤄지지 않는다.

뉴딜사업은 지자체와 주민이 소통해 주민이 원하는 도시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역민이 주체가 돼 진행하니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보통 청년일자리 창출만 기대하지만, 노인 등 은퇴한 세대의 일자리까지 창출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런데 보통 문화예술ㆍ건설업 종사자와 같이 대화하기 때문에 행정절차상 사업주체가 바뀌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게다가 아직까지 선례가 없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낙후한 원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이 몰리며,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막을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주민들이 공동체를 만들어 부지를 매입하는 게 이상적이지만, 그건 실질적으로 어렵다. 지역주체들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마을을 관리할 협동조합이 필요하다. 사업 기한이 끝나 지자체의 지원이 없어져도 협동조합이 있다면 사업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

빈집은 많은데 내 집은 없다

토익이나 자격증 시험 등을 준비하며 공부하다가 2011년 4월에 해외봉사활동을 갔다. 당시 27세였다. 거기서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났는데 문득 결혼을 생각했다. 주변 여자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결혼하는 데 평균 3억원이 든단다. 내 첫 직장 연봉이 2800만원이었으니 그 돈을 모으기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결혼하기 위해 드는 돈은 결국 집값이다. 집값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다. 대출을 받거나 부모님이 돈이 많지 않은 이상 집을 살 수 없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빈집은행을 만들면 어떨까 해서 사업을 시작했다.

빈집은 많은데 내 집은 없다. 이를 모토로 빈집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빈집을 지역자산으로 만들고 거기에 청년들이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는 목표로 시작했다.

구상한 방식은 이랬다. 먼저 빈집 소유주를 만나 빈집을 빌리거나 매입한 뒤 세입자를 모집한다. 세입자와 함께 빈집을 수리해 활용할 수 있게 만든다. 수리한 빈집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재계약해 20년까지 사용할 있게 한다.

그런데 사업이 가능한 빈집은 주로 낙후한 지역에 있어 침수 등 문제가 많다. 게다가 확보한 빈집 다수가 반지하라 세입자를 받는 게 여의치 않다. LH에서 매입한 폐쇄형 빌라를 확보했는데 폐쇄형이다 보니 수리해서 쓸 사람이 없다. 수리비도 만만하지 않아 골치 아픈 상황이다.

빈집은행프로젝트 가능성 확인

현재 빈집을 활용해 ‘스마트 도시농업’을 진행하고 있다. 확보한 집이 대부분 반지하인 점을 고려해 수리한 뒤 버섯을 재배한다. 이 버섯이 정가에 팔리기만 한다면 수익이 월 100만~150만원 발생한다.

도시재생 관련 일을 하다 보니 국토교통부에서 연락이 왔다. 이 덕분에 내 사무실이 있는 미추홀구 용현동 이외 여러 지역에서 도시재생사업을 하고 있다.

‘열심히 하면 집을 살 수 있는 마을’을 콘셉트로 마을 주민 대부분이 주민자치위원회에 가입해 지자체와 마을이 소통하게 만들고자 한다. 최종 목표는 청년단체가 부지를 위탁받아 활용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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