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도 평양 가고 싶어요!”

청천중학교 1학년 4반의 4교시 수업시간. 교과서를 펴놓고 칠판에 빽빽이 쓰여 있는 선생님의 노트를 따라 적는 여느 수업시간과 달리 교실 앞쪽 대형 모니터에서 나오는 영상을 향한 아이들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난다.
5년 전 6월 15일, 남과 북의 두 정상이 만나 굳게 손을 마주잡는 모습에서 시작한 영상은 경쾌한 통일노래에 맞춰 6·15공동선언 이후 만나게 된 북녘 동포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간혹 자기 또래의 아이들이 노래를 하는 모습이나 서예를 하는 모습이 나올 때면 “우와… 되게 잘한다” 탄성을 내지르는 청천중학교 아이들.
영상이 끝나고 아이들은 미리 과제로 준비했던 6·15남북공동선언 내용 알아맞히기를 하고 분단별로 통일노래 경연을 펼친다. 이번 수업을 계기로 처음 배운 노래지만 쉬운 노랫말과 가락에 금세 고개장단에 박수까지 치며 즐겁게 통일노래를 부르는 아이들. 분단 60년을 맞는 이남 땅의 작은 중학교 교실에 이미 통일은 와 있다.
이날 수업은 청천중학교 도덕교사이자 전교조 인천지부 통일위원장인 김명숙 선생의 지도하에 이뤄졌다. 김 선생은 6·15공동선언 발표 5주년을 맞아 1시간의 수업을 6·15공동선언과 통일에 대한 체험수업으로 꾸몄단다.
아이들이 직접 조사해서 찾아온 공동선언문과 통일노래들은 북에 대한 이유없는 적대감정을 가지지 않은 아이들에겐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최근 한 방송국 예능프로그램에서 진행하고 있는 남북청소년 알아맞히기대회를 재미있게 본다는 청천중학교 아이들은 북녘 아이들이 너무 똑똑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김명숙 선생은 45분 짜리 수업 1시간으로 역사적인 남북공동선언과 통일에 대해 그저 겉핥기로 훑고 지나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아이들의 마음은 이미 열려 있어서 제대로 된 교육과정만 있다면 통일을 준비하는 교육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김 선생의 설명. 올해 7월에 남북교사대회에 참가하러 평양에 갈 거라고 자랑하는 김 선생에게 아이들은 너도나도 손을 들고 외쳤다. “선생님, 저도 평양 가고 싶어요!”
이미 통일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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