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팀과 평균 10배 차이…지역문화 발전 기여도 없어
인디밴드들, “무대에 서는 자체가 영광, 출연료 말 못해”

2017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사진제공ㆍ인천관광공사)

지난해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출연료 대부분을 해외가수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투데이>이 인천시로부터 받은 ‘2017년 인천펜타포트 음악축제 정산서’를 보면, 전체 출연진의 약 20%에 해당하는 해외 아티스트들에게 전체 출연료의 약 80%를 지급했다.

2017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공식 라인업을 보면, 출연 팀 총59개 중 해외뮤지션이 16개 팀, 국내뮤지션이 43개 팀이다. 이들의 출연료는 총14억 8000만원 정도인데, 국내뮤지션 43개 팀에 총3억 1000만원, 해외뮤지션 16개 팀에 총11억 6000여만원을 지급했다.

비율로 따지면 20%의 해외뮤지션에게 출연료의 80%를, 80%의 국내뮤지션에게 출연료의 20%를 지급한 것이다.

시가 ‘출연 계약서 등 뮤지션 개인별 출연료는 업체의 영업상 비밀유지 사항이므로 비공개 원칙’이라고 밝혀, 각 뮤지션에게 지급된 출연료를 알 수는 없다. 그러나 팀당 평균 출연료를 보면, 국내뮤지션은 약 720만원, 해외뮤지션은 약 7250만원으로 그 차이가 열 배에 달한다.

국내 유명 뮤지션들이 받은 출연료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공연 시간 대부분을 채운 인디밴드들의 출연료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인천에서 밴드 활동을 하는 한 뮤지션은 “정확하게 밝히긴 어렵지만 국내 인디밴드들은 정말 열악한 수준의 출연료를 받는다”라며 “인지도가 달라 출연료가 차이나는 것은 이해한다고 쳐도 국내 밴드들에게 사실상 ‘열정페이’가 지급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디밴드들이 큰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여기는 분위기여서 현실적인 출연료 얘기를 꺼내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라고 덧붙였다.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주관 업체인 예스컴이엔티 관계자는 “우리가 초청한 해외뮤지션들은 인지도가 높아 그만큼 몸값이 비싸기 때문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라며 “펜타포트가 다른 비슷한 규모의 축제에 비해 예산이 부족하긴 하지만 출연료가 야박하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다.

10여년간 세금 총100억원 지원…지역문화 발전에 기여는 없어

13년째 인천에서 열리고 있는 펜타포트 락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국내 인디밴드들의 출연료가 외국 밴드에 비해 너무 났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지역의 뮤지션을 발굴하고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지원된 예산은 국비 4억원과 시비 8억원 등, 모두 12억원이다. 올해 13회째인데, 그동안 모두 합하면 100억원이 넘는 세금이 투입된 셈이다. 하지만 10년이 넘는 동안 인천의 문화 발전에 기여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시 관계자는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올해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지역의 라이브클럽 관계자들을 초청했다. 그들이 무대를 보고 체험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라며 “펜타포트 자문위원단을 만들어 개선점이나 미흡한 부분에 대해 조언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천의 한 뮤지션은 “시가 펜타포트를 주최하는 목적이 지역문화 활성화라면 그게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인천 뮤지션들에게는 내년에 펜타포트가 서울에서 열린다고 해도 달라질 것이 없다. 시가 엄청난 세금을 지원하는데도 형식적 부분만 겨우 흉내 낼뿐 우리에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서 “펜타포트에서 발생한 수익을 지역에 다시 투자해야하는데, 10년이 넘게 행사를 기업체에서 운영하다보니 수익이 모두 그들에게 돌아가고 재투자되지 않는 것이다”라며 “민간이 시와 함께 추진단 등을 만들어 펜타포트를 주최해야한다. 전문적 도움이 필요한 부분만 기업에 맡기면 된다. 수익을 다시 지역문화에 투자하고, 인천의 문화가 활성화되는 구조로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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